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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의 「사회신조」와 사회운동

입력 : 2026-06-27 13:45:04 수정 : 2026-06-28 11: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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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사회적 봉사를 실행하기 위하여 양로원, 병원 등을 설립하기로 권면할 것이며 … 공장에서 노동자와 같이 일하며,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공장과 셋집을 준비하며, 기타 전도사업에 필요한 일들을 권면할 것.”

 

위의 글은 조선장감연합협의회가 1920년 4차 총회에서 두 교파의 공통된 사회선교의 의지를 피력한 내용 중 일부이다. 이렇게 장로교와 감리교의 연합기구를 통해 교파와 교회 중심적 선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교파 간 연대와 연합운동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더욱이 3ㆍ1운동 이후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 다양한 사상적 흐름이 유입되면서 교회 내 학생 청년들이 반기독교운동에 가담하는 과정을 겪으며, 한국기독교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에 대한 도전과 자극을 받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도 조직 내에 사회부를 두고 각 교파와 기독교 단체들의 사업을 지원했으며, 1932년 제9회 회의에서 「사회신조」를 발표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의 방향을 설정하게 되었다. 그 내용을 현대어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인류를 형제로 믿으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사회의 기초적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일절(一切)의 유물교육, 유물사상, 계급적 투쟁, 혁명수단에 의한 사회개조와 반동적 강압에 반대하고, 더 나아가 기독교 전도와 교육 및 사회사업을 확장하여 그리스도 속죄의 은사를 받고 갱생된 인격자로 사회의 중견이 되어 사회조직 중에 기독교 정신이 활약케 하고 모든 재산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수탁물(受託物)로 알아 하나님과 사람을 위하여 공헌할 것으로 믿는 이들이다. 이상의 이상에 근거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인류의 권리와 기회평균(機會平均)

2. 인류 및 민족의 무차별 대우

3. 혼인의 신성함과 정조(貞操)에 남녀동등 책임

4. 아동의 인격존중과 소년노동의 금지

5. 여자의 교육 및 지위 개선

6. 공창 폐지 및 금주 촉진

7. 노동자 교육 및 노동시간 축소

8. 생산 및 소비에 관한 협동조합의 장려

9. 용인(傭人), 피용인(被傭人) 간에 협동조합기관의 설치

10. 소득세 및 상속세의 고율적 누진법 제정

11. 최저임금법, 소작법, 사회보험법의 제정

12. 일요일 공휴법의 제정 및 보건에 관한 입법과 시설(施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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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가 채택한 「사회신조」는 1928년 일본기독교연맹의 「사회신조」와 유사하지만, 당대 한국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당시 반기독교운동을 전개하던 사회주의 진영의 혁명론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인간의 평등과 인권, 여성과 아동,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해법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특별히 공창폐지, 노동환경 개선, 협동조합, 세금, 임금, 소작법, 사회보험, 일요일 공휴일 보장 등의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론 등을 제시함으로써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사회개혁과 변화의 구체적인 실천을 모색하고자 했다.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는 3ㆍ1운동 이후 한국사회와 교계에서 활발히 전개되던 농촌운동, 절제운동, 기독교진흥운동, 기독교학생운동 등의 다양한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YMCA, YWCA, 감리교와 장로교의 사회운동기관들을 조율하며, 복음전도 사업 이외의 당대 사회현안에 대한 구체적 대응과 대안 모색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아울러 1926년 일제당국이 종교를 통제하기 위해 ‘종교법안’을 발의했을 때에도 한국교회와 기독교단체들을 대표해 신앙의 자유와 교회의 주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의 정체성은 일제말기 해산의 아픔을 겪고, 한동안 역사가 단절되었지만, 해방이후 새롭게 재건된 이후에도 그 정신과 목적을 계승하며 한국사회의 근대화와 민주화, 인권과 통일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운동을 가능케 한 역사적,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참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제1권』 2019, 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