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는 1987년 6ㆍ10민주항쟁과 1988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이 만들어낸 역사적 성취와 변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한 시기였다. 88선언에 나타난 신학적, 신앙적 메시지는 이후 국내외 교회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특히 정부의 통일정책과 ‘6ㆍ15공동선언’(2000)에도 그정신이 반영됨으로 남과 북이 상생하는 통일정책의 근간이 되었다.
이 선언의 주요 내용은
1) 분단 상황은 교회의 책임이며, 여기에 일조한 우리의 죄책을 고백,
2) 희년을 선포하며,
3) 1972년 7.4 공동성명을 지지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또 이 선언은 ‘자주’, ‘평화’, ‘사상ㆍ이념ㆍ제도 초월’이라는 3대 정신에 더해,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민족 구성원 전체의 민주적 참여’라는 두 원칙을 추가하여 온전한 통일을 모색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선언은 이후 한국교회의 통일운동과 대북 교류사업에 역사적 전환을 가져왔다. 이후 해외 교회에서 그 신학적ㆍ신앙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았으며, 특별히 후대에 이르러 ‘6ㆍ15 공동선언’에 반영돼 남과 북이 상생하는 통일 정책의 근간이 됐다. 【김태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 「복음논단」, 제2집, 2018, 88.】
NCCK는 이외에도 1990년에 “세계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JPIC) 서울대회를 유치해 한국기독교의 대안적 선교와 사회운동의 보다 구체적인 방향과 이정표를 설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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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JPIC 서울대회 「최종문서」에서 확정된 “신학적 확언”의 내용은 “1. 우리는 모든 권력행사가 하나님께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고 확언한다. 2. 우리는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의 편에 서신다는 것을 확언한다. 3. 우리는 모든 인종과 민족의 평등한 가치를 확언한다. 4.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하나의 형상대로 창조된 것을 확언한다. 5. 우리는 진리가 자유로운 민중공동체의 토대임을 확언한다. 6.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확언한다. 7. 창조자로서의 하나님은 우주 전체의 근원과 유지자이다. 8. 우리는 땅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고 확언한다. 9. 우리는 젊은 세대의 존엄과 헌신을 확언한다. 10. 우리는 인권이 하나님에 의해 주어진 것임을 확언한다.”로 정의와 인권, 평화와 창조세계 보전에 대한 구체적인 신학적 입장을 천명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편, 『정의ㆍ평화ㆍ창조질서의 보전 세계대회 자료집』, 민중사, 1990, 145-171.】 |
1993년에는 NCCK 주최로 “8ㆍ15남북인간띠잇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서울 독립문에서 임진각으로 이어지는 통일로에서 22개 교파, 890개 교회와 55개 사회단체에서 6만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되었으며, 평화통일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보여주는 행사이자 민중을 통일의 주체로 내세운 기독교 통일운동의 상징적 행사였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한국기독교의 역사 III』, 253. ; 정병준, “한국기독교와 민주화운동”, 김흥수ㆍ서정민 편, 『한국기독교사 탐구』, 대한기독교서회, 2011, 272-273.】
NCCK는 1994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21세기 에큐메니칼 신학선언”과 1995년 “평화통일 희년선언”을 통해 이러한 정의ㆍ평화ㆍ생명의 정신을 한국의 역사적 현장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신학적 근거와 실천과제를 밝혔다.
NCCK는 1994년 70주년을 맞이하여 “21세기 에큐메니칼 신학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서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교회의 분열과 신학적 논쟁에 급급해 왔음을 반성하는 한편, 급변하는 시대가 주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결함으로써 민족과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약속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요청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선언문에서 결의를 통해 “첫째, 성서의 희년정신에 입각하여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를 강화할 것이며, 둘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장애인, 소수자 등의 인권을 중심한 사회선교는 지속적이고도 더욱 광범위하게 추진하고, 셋째 모든 종류의 성차별은 극복되어야 하며, 넷째 국가권력과 방송통신의 유착을 통한 여론조작과 문화제국주의, 탈윤리 현상에 대해 극복하고, 다섯째 인구의 급증과 식량난, 생태계의 파괴에 대해 우려하며 소유가 아닌 존재에 가치를 두는 세계관과 인간중심의 구원론에서 우주 중심의 구원으로 신학적 전환을 모색하며, 여섯째, 한국사회가 다원적 사회임을 인식, 과거 선조들의 3.1운동에서 보였던 에큐메니칼 전통이 복원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사회 향한 예언자적 사명감당 : NCC 70년을 돌아본다”, 「기독교신문」, 1994년 10월 2일자 7면.】
이러한 세계와 사회를 향한 NCCK의 사회운동과 선교 노력은 1990년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활발히 계승, 모색되고 있다.
【참고】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제12권, 22-2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