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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이제는 신앙의 언어로 - 기후정의아카데미 두 번째 시간, 인천 갯벌에서 지역교회의 역할을 묻다

입력 : 2026-09-04 17:01:52 수정 : 2026-09-04 17: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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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미디어홍보위원회
*본 기고 기사는 미디어홍보위원회 <2026 에큐메니칼 서포터즈 사업> 참여자 중 "신현수" 목사후보생이 쓴 기사입니다.



기후위기, 이제는 신앙의 언어로
 
기후정의아카데미 두 번째 시간, 인천 갯벌에서 지역교회의 역할을 묻다

 



  • 네팔의 참상을 떠올리며 인천 갯벌로

 

네팔의 홍수가 기후위기때문이라고 한다. 인천 갯벌로 향하는 동안 머릿 속을 맴돈 건 그 다음은 어디 차례일까, 그리고 우리 차례도 오겠지라는 생각이었다.

인천 갯벌 탐방은 기후정의아카데미 두 번째 시간이다. 인천NCC 회원들과 함께 송산유수지와 영종도 남단 갯벌을 둘러보는 현장 탐방으로 진행됐다. 앞선 온라인 강의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나눴고 , 이날은 인천이 마주한 환경 현안을 직접 살펴보고 지역에서 가능한 실천을 찾는 시간이었다.

현장 안내를 맡은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사무처장은 인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태계로 갯벌을 꼽았다. 특히 영종도 남단 갯벌은 인천녹색연합이 오랫동안 보전 활동을 이어온 곳이다.

오늘날 갯벌은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공간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공간인 동시에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와 철새가 머무는 서식지다.

밀물이 들어오면 갯벌에서 먹이를 찾던 새들은 인근 습지로 이동한다. 물이 빠지면 다시 갯벌을 찾는다. 박 사무처장은 이 때문에 갯벌과 주변 습지를 따로 떼어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공간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종도 갯벌에는 연간 2만 마리 이상의 물새가 찾아온다. 인천은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오가는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에도 놓여 있다. 박 사무처장은 인천 갯벌의 가치가 지역 환경단체만의 주장이 아니라 국가적, 국제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갯벌을 지키는 일은 생태적 가치만 강조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은 끊임없는 개발 요구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거나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일 역시 행정의 결정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이 ‘왜 이곳을 지켜야 하는가’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후의 관리도 쉽지 않다. 개발이 제한된다고 느끼는 주민들에게 갯벌의 가치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함께 필요한 이유다.

인천의 환경단체들은 청소년 생태교육과 주민 모니터링, 지역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갯벌을 보전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대신 지켜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 갯벌과 교회, 어떻게 만나 무엇을 해야 할까?

 

갯벌에서 시작된 질문은 이후 자연스럽게 교회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지역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어진 강의에서 녹색교회네트워크 총무 이택규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서 이어져 온 녹색교회 운동과 지역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기후정의의 사례를 소개했다.

녹색교회 운동은 창조세계를 돌보는 신앙을 생활과 목회로 연결하는 운동이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먹거리와 에너지 사용을 돌아보는 일, 창조세계에 대한 설교와 교육, 교회 건물의 에너지 점검까지 실천 방식은 다양하다.

이 목사는 특히 시민사회에서 사용하는 ‘환경’이라는 언어를 교회가 어떻게 신앙의 언어로 풀어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갯벌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그 물고기는 다시 인간의 먹거리가 된다. 서로 다른 생명이 연결돼 살아가는 구조 자체가 창조세계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하나의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회에서는 이러한 연결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와 그 안의 생명을 돌보는 신앙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 사례로 ‘햇빛발전소’가 소개됐다. 교회 지붕이나 농촌 지역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여기에서 얻은 전력과 수익을 다시 지역과 어려운 교회를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의 발전소 설치를 돕고, 지원을 받은 교회가 수익 일부를 다시 더 어려운 곳을 위해 사용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햇빛발전소는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다. 이 목사는 햇살을 ‘하나님이 값없이 주신’ 선물이라 설명했다. 그 햇살을 통해 얻은 것을 다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으로 흘려보내자는 신앙적 고백이 햇빛 발전소 사업 안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갯벌과 유수지를 돌아보며 기후위기가 거창한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갯벌이 사라지면 갯벌 속 생명들의 터전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갯벌과 이어진 땅, 그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도 흔들린다. 갯벌과 주변 습지, 사람들의 마을은 생명의 차원에서 하나인 것이다.

네팔의 홍수가 언제까지나 먼 곳 다른 누군가의 재난으로만 남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지역의 갯벌을 지키고, 기후위기에 취약한 이웃을 돌보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는 일, 그것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21세기 교회의 간절한 신앙고백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