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몸 안에 분열이 생기지 않고 모든 지체가 서로 도와 나가도록 하시려는 것입니다 한 지체가 영광스럽게 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은 다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지체가 되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2장 27절, 공동번역)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 교회일치와 연합운동에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과 제73회 총회를 위해 기도해주신 한국교회에 인사드립니다. 특별히 큰 관심 속에 취재와 보도로 함께 해 주시는 언론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교회협 제65회기 회장으로 섬겼는데, 이제 다시 제73회기 회장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본회가 실천해야 할 하나님의 선교 과제를 수행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귀한 소명을 감당하는 동안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본회는 한국에서 최초로 교회 연합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1924년 설립된 에큐메니칼 협의체로서, 2024년 100주년을 지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역사적인 73회기를 출발하며 “하나님의 창조세계, 한몸되어 기쁨의 춤을 추게 하소서!”라는 주제를 정하였습니다. 인류 문명으로 신음하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기후위기에 행동하는 교회가 되도록 일하겠습니다.
전 지구적 기후위기 속에서 우리는 모두 탐욕과 이기주의라는 죄를 내려놓고 모든 피조물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회개하라는 시대적 요청 앞에 서 있습니다. 교회협은 공동의 집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온 지구생명 공동체를 돌보는 일에 앞장서며, 한국교회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며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독려하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행동하겠습니다.
불평등에 도전하는 교회가 되도록 일하겠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은 모두에게 똑같은 무게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심한 양극화와 자본에 의한 불평등과 차별 속에서 가장 약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교회협은 숱한 탄압과 박해 속에서도 가난한 자와 약자, 소수자 편에 섰던 역사를 이어받아,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뤄지는 세상, 모든 생명의 존엄이 지켜지는 세상을 위해 불평등에 도전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교회가 되도록 일하겠습니다.
세계 패권 질서 속에서 전쟁과 분쟁으로 수많은 세계 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지금,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세상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로 이끄는 역할, 정의에 기초한 평화를 이루는 역할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교회협은 세계교회와 함께 대화와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온 힘을 다하며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교회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는 교회가 되도록 일하겠습니다.
자연을 타자화, 도구화하여 피조세계를 착취해온 길에서 돌이켜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창조세계의 구성원임을 자각하고,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서로 지체로 연결되어 있는 한 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협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온 우주,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함께 한 몸으로 기쁨의 춤을 추는 교회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이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나서는 길에 많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24년 11월 22일 회장 조성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