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종교개혁주일에 즈음하여 "개혁지향의 연합일치 논의를"

입력 : 2003-10-24 04:42:49 수정 :

인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기구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기독여민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는 기구통합논의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이 논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하면서,  지난 10월 15일 ‘연합과 일치를 위한 교회여성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논의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향후  연합기구 통합문제가 한국교회 발전에 생산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종교개혁주일에 즈음하여

“개혁지향의 연합일치 논의를”

 

 

최근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사이에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두 연합기구의 통합논의는 교파난립으로 갖가지 병폐를 드러내온 한국교회를 돌아보고 교회일치를 구축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뜻이 있다. 때로 첨예한 대립을 보이기도 했던 두 기구가 진정한 의미에서 통합하여, 새 시대에 맞는 선교의 장을 열어 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진행되는 두 기구 통합논의는, 두 기구가 하나되는 일만 아니라 개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로 거듭나고 동시에 세계와 한몸 되는 일에 빛을 던져 주는 일이어야 한다.

 

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본질은 교회의 참모습 회복과 세계 치유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가열하는 연합기구 통합논의에서, 참교회 찾기라는 관점의 일치와 연합에 대한 열정보다 물리적인 조직을 합치는 일의 추구가 부각되고 있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 교회여성들은, 한국교회가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오늘, 힘의 논리에 기대기보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개혁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열망하며 연합기구 통합관련 논의에 대해 아래와 같이 뜻을 밝힌다.

 

첫째, 연합기구 통합의 동기 그리고 내용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개신교가 대표성을 내거나 사회에 큰 영향력을 드러내는 데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흘러나오는 것을 우려한다. 교회가 사회적 영향력을 잃는 것은 획일적으로 뭉친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체의 도덕성이나 민주적 삶의 결여 때문이다. 성직중심주의, 권위주의, 성장주의 물질만능주의를 걷어내고 섬기는 공동체가 될 때 교회는 저절로 사회적 영향력을 갖추며, ‘연합과 일치’는 그 과정에서 당연히 성취하게 될 것이다. 이를 소홀히 하지 않고 교회개혁을 골자로 한 연합논의에 주력해야 한다.

 

둘째, 연합기구 통합은 두 기구뿐 아니라 교회들의 일이다. 교회들과 공유하며 교회전체의 문제를 함께 직시하며 풀어나가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하나된 연합기구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단지 두 기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전체의 분열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두 기구는 물론 한국교회 전반이 이에 관심과 기도와 개혁적 참여로서만 두 기구 통합문제가 진정한 일치와 연합의 논의로 방향을 잡아갈 수 있다.

 

셋째, 그 동안 교회연합사업의 대부분은 몇몇 남성 목회자들의 소관이었다. 한국교회를 떠받치고 있는 일반 신도 여성 청년들은 기구 통합논의는 물론 연합운동 자체에서 소외돼 왔다. 연합과 일치는 교회공동체 성원들이 참된  동반자관계를 회복하는 일이지, 몇몇 지도자들끼리 합치는 일이 아니다. 통합논의구조에 여성과 청년 평신도를 참여시켜 몇몇 남성지도력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의 파트너로서  하나되는 길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연합과 일치에 대한 논의가 외적 일치가 아니라 내적일치, 새로운 세기에 맞는 예수공동체를 형성해가는 일로써 진행되기를 거듭 촉구한다.

 

2003년 10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기독여민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 문 의 : 최현영 간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02-708-4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