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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 추모와 파병결정 철회를 위한 긴급 기도회

입력 : 2004-06-23 02:39:3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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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하기 위한 기독인들의 긴급 기도회가 6월 23일 기독교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반전평화기독연대와 이라크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번 기도회는 기독인들이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추도의 말을 통해 나핵집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는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 말씀을 고백하는 기독인들로서 김선일씨의 죽음은 곧 우리의 죽음"이라며 참담한 심경과 함께 그 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한 나목사는 "잘못된 길을 가는 친구를 따라가는 것은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불행한 사태를 막는 길은 명분 없는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오늘 기도회를 개최한 두 단체는 이후 계속해서 파병결정 철회를 위한 기도회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아래는 오늘 발표된 성명서의 전문이다.

 

 

 

국민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는 추가파병 즉각 철회하라!!

 

그토록 간절히 우리 곁에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랐던 김선일씨가 끝내 6월 22일 오후 10시 30분경,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되었다.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이 무산된 지금, 우리는 충격 속에서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김선일씨 피살 사건은 우리의 추가 파병 결정이 발표된 시점부터 충분히 예견된 사건이었다. 오직 한미동맹과 국익만을 주장하며 추가파병을 고집한 정부는,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한다.

 

김선일씨를 납치한 이들의 요구가 우리 군의 추가 파병 철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석방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면서도 추가파병 결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 것은, 김선일씨를 사지로 몰아넣는 처사 였다.

 

이미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수많은 이라크인의 생명이 희생되었으며, 많은 이들의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혀진 것이 이번 전쟁이다. 그래서 이미 우리 기독인들은 이번 전쟁은 미국의 더러운 침략전쟁으로 규정하였다.

 

이에 미국은 이에 대하여 유엔의 협조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다른 나라의 파병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파병을 이야기 하던 나라들은 현재 파병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한국만이 파병을 철회하지 못하고, 미국의 강요에 의해 더러운 침략전쟁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분명한 입장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더러운 침략전쟁에 동참할 것이 아니다. 또한 김선일씨 사건으로 우리의 대 아랍권에 대한 분노를 조장하며 그것을 틈타 파병을 관철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 직시할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정부의 결정에 반대한다. 정부는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뜻이고, 무엇이 진정한 국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라.

 

전투병 추가파병이 진행된다면 제2. 제3의 희생자는 계속 나타날 것이며 이라크 인들의 희생 또한 나타날 것이다. 전투병의 추가 파병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4년 6월 23일

반전평화기독연대 / 이라크 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