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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국가보안법 폐지 기독교운동본부 출범식

입력 : 2004-10-15 06:40:2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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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국가보안법 폐지 기독교운동본부' 출범기도회와 행진이 10월 15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지난 10월 6일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독교 원로들의 '국가보안법 폐지촉구 기독교인사 선언'에서 국보법 폐지를 위한 기독교운동본부가 제안된 이후, 10월 7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교계 연석회의'를 거쳐 그 출범식을 가지게 되었다.

 

기도회는 나핵집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의 사회로 김동한 장로(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대표)와 박후임 목사(기독여민회 회장)의 기도, 한명수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의 설교, 이해동 목사(인권목회자 동지회 회장)의 선언문 낭독, 김동원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열왕기상 19:11~12을 본문으로 말씀을 전한 한명수 목사는 "진리가 힘이 되어야 하지만 힘이 진리로 둔갑하는 현실"이라고 운을 뗀 뒤, "국가보안법을 국가를 지키는 법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폐지 반대론자들의 충정은 이해가 가지만 견해와 사고 패턴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명수 목사 자신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도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법률학자들의 주장을 믿고 있다며 허무맹랑한 루머들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폭풍이나 지진 가운데 계시지 않고, 세미한 음성 가운데 계셨던 하나님의 모습을 보며, 그리스도인들은 다수의 의견을 쫓아가기보다는 올바른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선포했다.

 

예배 후에는 탑골 공원까지 기도행진을 진행했다. 목회자들은 가운과 스톨을 착용했고 한국교회의 그릇된 모습을 참회하며, 통일을 저해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악법의 폐지를 기원하며 침묵의 기도행진을 진행했다.

 

'민족의 화해와 국가보안법 폐지 기독교 운동본부'의 향후 일정은 10월 19일 '2004 목회자 선언', 10월 23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민문화제', 11월초 '국회 앞 철야기도회', 국가보안법 폐지 100만인 청원운동, 연합기도회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선언문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하나님의 분명한 뜻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민족의 화해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교 운동본부를 발족시키는 역사적인 자리에 나와 우리의 믿음을 고백합니다.

 

1.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 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 하셨습니다. (엡 2:14-16)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은 개인의 구원을 위한 것만 아니라,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허물고 율법과 규정을 폐지하여 평화를 이룩하고 화해시키기 위함입니다.

 

우리 기독인들은 분단 6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 하나님의 분명한 뜻임을 믿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것은 자신들을 위하여 살지 않고,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 것임을 믿고, 이를 위해 '화해의 임무'(고후 5:18)를 우리에게 주셨음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평화를 위한 화해의 도구로 온전히 쓰임 받기 위해 우리들은 결단하고자 합니다.

 

2. "나는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열성만은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열성은 바른 지식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닙니다.(롬 10: 2)"

 

천만의 기독인이 이 땅에 있다고 하나 이 사회와 세상을 전혀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그 수가 아무리 많다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원수를 사랑하고 화해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도 우리와 화해하지 않으실 것이며, 우리의 예배를 받으시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를 실현하고 통일을 이루고 사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의 문제입니다.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진실을 말해야 하며, 성령으로 움직이는 양심으로 이 땅에서 예언자적인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3.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악법을 제정하는 자들아, 양민을 괴롭히는 법령을 만드는 자들아!(이사야10:1)"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위해 하나님 앞에 헌신하기로 다짐하는 우리들은 폐지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지키시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인간의 법으로도 지킬 수 없는 것입니다. 국가안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오로지 정권안보를 위해 필요했던 이 악법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버리고 가야할 구시대의 유물로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습니다.

 

역사는 기도하며 선한 싸움을 싸우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여 평화를 이룩함으로 번영해 나가기 위해서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믿으며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도와 실천해 나갈 것을 하나님과 이 민족 앞에 결단합니다.

 

2004년 10월 15일

민족의 화해와 국가보안법 폐지 기독교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