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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신사참배와 일본외상 마치무라의 발언에 대해

입력 : 2005-10-20 05:01:13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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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신사참배와

일본외상 마치무라의 신사참배를 기독교 예배에 비유한 것에 대해

 

지난 10월 17일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민들의 강력한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또 다시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는 분명 평화주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일본 패전 60년에 대한 역사 인식을 아직도 제대로 정립치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처사이다.

 

일본 총리와 보수우익 정치인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사 대국화는 21세기 또 하나의 국가 폭력으로서, 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에 매우 우려가 된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18일 일본외상 마치무라가 신사참배 행위를  기독교인이 교회에 가는 자유와 같은 것 이라고 한 망발과 19일 고이즈미 총리가  총리인 자신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배하고 평화를 기원하며 전장에서 숨진 이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진심으로 드린 것 이라고 하는 등 왜곡된 논리를 거듭 주장한 일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제국주의가 천황주의와 군사주의 속에서 저지른 국가폭력의 주범인 전쟁광들의 주검이 합사된 곳으로서 결코  평화와 공생 을 언급할 수 없는 오욕의 장소일 뿐이다. 그런데 어찌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시고 십자가에서 자기 희생을 통해 평화를 이루신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기독교의 예배에 비유할 수 있단 말인가! 적어도 일국의 외상이라면, 정치 외교뿐 아니라 종교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일정 수준은 되어야 할 텐데, 마치무라의 발언은 그 소양과 자질을 심히 의심스럽게 한다.

 

일본 외상은 韓日 기독교인들에게 자신의 망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오히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세계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 을 손상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 참배를 통해 기원하는 평화는 로마제국의 침략전쟁을 통한 로마의 평화, pax romana 이지 결코 기독교인들이 지향하는  그리스도의 평화 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진정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계속하기 원한다면,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하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는 일본교회, 재일대한기독교회 등과 일본의 우경화, 군사화에 대해 공동 대응하며,이의 저지를 위해 함께 기도해 나갈 것이다.

 

2005. 10. 20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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