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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발표]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 계획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입력 : 2012-12-21 03:41:37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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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 계획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탄절을 맞이하여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 행사를 국방부가 허락했다는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애기봉은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Km도 안 되는 최전선 군사지역으로서 그곳에 설치하는 대형 성탄 트리는 북한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설치를 요청한 모 교회는 성탄의 은총이 북녘 동포들에게도 함께 하시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선하게 전달될 수 없다는 점을 숙고해야 합니다.

애기봉 성탄 트리는 지난 2010년 7년 만에 재 점등되었다가 작년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올해도 지난 10월 모 군선교단체가 세 곳의 성탄 트리 점등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어 올해는 점등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대선 직후,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국방부가 또 다른 교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점등식을 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아스러운 결정입니다. 그것은 대선 이후 평화적 남북 관계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로 인해 혹시라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를 전하는 성탄절의 은총이 왜곡되는 것이며, 점등을 하고자 하는 분들의 기도와도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이 남한에서 보면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축복의 행사가 될 수 있다하더라도 북한이 이것을 심리적 전술로 간주하고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성탄 트리 점등을 허용하는 것은 북한과 군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국방부는 한반도 평화와 지역 주민의 안전을 도모해야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탄 트리 점등을 신청한 모 교회는 이를 즉시 철회해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국방부는 성탄 트리 점등이 남북 간에 군사적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한 사안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이를 즉각 취소하기 바랍니다.


2012년 12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조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