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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한기총 “가난한 학생” 발언 관련 안산시기독교연합회의 입장

입력 : 2014-05-26 11:01:22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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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가난한 학생” 발언 관련 안산시기독교연합회의 입장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비통에 빠져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인사의 입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모욕하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안산시기독교연합회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으며, 이 일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한국기독교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깊은 사죄를 먼저 드립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자격을 가진 조 모 목사가 지난 20일 임원회에서 발언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은 사고의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발언이며, 국민들의 선택권을 무시한 무지하고도 반인권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가난한 학생들”만 타는 배가 아닌 서울과 경기 지역 고등학교에서 즐겨 타는 수학여행 이동수단이었습니다. 즉, 선박회사의 불법 개조와 무리한 과적 운항, 노후 된 선박, 관료와 해운업체의 결탁 등 온갖 불법과 비리가 빚어낸 참사로, 세월호는 언제든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 있었고, 이 배를 이용하는 수학여행 학생들은 안산 단원고가 아니라도 누구든 ‘희생’ 당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입니다.

 

조 모 목사가 “대통령의 눈물”을 언급하면서 세월호 유족과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 그리고 안산과 인천 등 수많은 피해자가 나온 지역의 슬픔에는 왜 눈물을 흘리지 않는지 그것을 되묻고 싶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눈물을 가슴으로 품은 목사라면 이 같은 무지한 발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며, 지금은 누구라도 함부로 입을 열어서는 안 되는 경건과 침묵, 회개의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조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안산 단원고 및 안산지역 주민들에게 깊이 사과해야 할 것이며, 모욕적인 발언으로 한국 교회 전체를 수렁에 빠뜨린 실수에 대해 참회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사고 수습과 희생자 유가족 돌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안산시기독교연합회는 소위 ‘목사’라는 이름의 한국 교회 인사가 세월호 희생자를 우롱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 같은 발언이 한국 교회 전체의 의견이 아닌 일부 한 사람의 것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한국 교회는 사고 초기부터 안산지역을 수 차례 찾아 실종자의 무사 생환을 위해 기도하고, 수색작업이 늦어지면서 희생자들이 발생하자 함께 위로하고 기도하며 세월호 참사를 이겨낼 용기를 주고자 미약하나마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산시기독교연합회도 진도와 안산을 오가며, 희생자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을 돌보며 하루빨리 참사를 극복하고 상한 마음이 치유 되도록 힘써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교회 전체의 노력이 한 사람의 무지한 발언으로 인해 폄하되지 않길 바라며,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게 조 목사를 대신해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아울러 안산시기독교연합회는 유가족과 함께 남은 실종자들의 조속한 구조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세월호 참사 안산시기독교 대책위원회

회장    유재명 목사 외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