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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후쿠시마 10주년 탈핵연합예배 안내 (자료집 내려받기)

입력 : 2021-03-03 17:01:18 수정 : 2021-03-04 15: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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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문화위원회

2021년 후쿠시마 10주년 탈핵연합예배(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주관)가 3월 10일(수) 오전 11시에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래 주소로 접속하시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2021년 후쿠시마 10주년 탈핵연합예배>

* 일시 : 2021년 3월 10일(수) 오전 11시
* 줌 화상회의
* 접속링크 : https://bit.ly/3uSRir2 
 

 

아래는 탈핵주일 제안문 입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10년을 맞으며

- 탈핵주일 제안문 -

 

후쿠시마 핵사고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지진해일,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핵사고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두렵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쌓여만 가는 방사성 물질인 ‘오염수’의 문제와 10년이 다 되어 다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 그리고 그 직후 잡힌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우럭은 핵발전소 사고의 위험이 10년으로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진행된 토론회에서 일본 측 참가자는 “겨우 10년이 지났을 뿐이다.”라는 표현으로 이 절망스러운 상황을 설명합니다. 게다가 피난민들의 귀환을 강요하고,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건강의 피해를 조사조차 하지 않고, 오염수는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말하는 일본 정부는 이 문제의 해결 주체이기보단 걸림돌에 가깝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이하 핵그련)는 해마다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는 예배를 한국교회에 제안하고, 함께 드려왔습니다. 10년의 시간 동안 핵발전소 문제의 심각성을 한국교회에 알리고, 후쿠시마를 기억하자고 요청했습니다. 핵발전소로 인해 고통당하는 이웃들이 존재하고, 핵이 우리 세대의 풍요를 위해 미래 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독성 폐기물의 처리를 맡기는 문제라는 사실을 이야기 해왔습니다. 핵발전이 가져다준다고 하는 풍요가 얼마나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인지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통해 고백해왔습니다.

 

누군가는 기후위기 시대에 핵발전소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또 앞으로 발전할 경제와 산업을 위해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할 것인데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도 될 수 없고,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도 될 수 없습니다. 10년 전 후쿠시마 핵사고가 우리에게 알려준 명확한 사실은 핵발전이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재앙이 될 순 있어도 구원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후쿠시마 뿐 아니라 우리는 곳곳에서 기후위기가 핵발전과 만나 일으킬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확인합니다. 2020년 여름 우리는 핵발전소가 태풍에 멈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소외전력상실이 일어나고, 이내 비상 디젤발전기 가동으로 겨우 냉각수를 공급했습니다. 만약 디젤발전기가 멈춘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프랑스 페센하임에선 이상 고온으로 인해 냉각수로 사용하는 강물의 온도가 상승하여 핵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기도 하였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가에 있는 핵발전소에 치명적입니다.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핵발전소는 오히려 폭탄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과도한 생산과 소비, 그리고 절제 없는 삶, 성장을 절대 선으로 삼아온 우리의 경제체제가 석탄화력과 핵발전을 낳았습니다. 둘은 마치 쌍둥이와 같아서 자연을 착취하고 해결할 수 없는 폐기물을 생산했습니다. 대기 중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기후위기를 초래했습니다. 핵발전소는 인간이 가까이 접근하면 사망할 만큼의 심각한 독성 물질이어서 10만 년을 격리 밀폐 보관해야만 할 핵폐기물을 매 분, 매 초마다 생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고로 인해 폭발한 핵발전소는 수많은 방사성 물질들을 배출해 땅과 강과 바다와 대기를 오염시켰습니다. 유럽이 그린딜 계획에서 핵발전소를 포기한 것은 사고위험성이나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핵발전이 경제적으로도 생태적으로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의 기도와 운동을 통해 우리는 정부의 탈핵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아울러 고리 1호기 폐로 선언이 있었고,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20기 이상의 핵발전소가 남아있고, 발전소의 기대수명으로 따지자면 이 땅의 마지막 핵발전소가 문을 닫는 날은 2082년입니다. 탈핵을 선언했으나 이번 정부 동안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핵발전소는 다섯 기이고,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10년 전부터 은폐되었던 월성 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문제, 한빛 핵발전소 공극, 핵발전소에 설치된 안전장치인 수소제거장치의 부실과 결함 등 갖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여전히 핵 없는 세상을 향한 기도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2021년 탈핵주일예배를 “후쿠시마 핵사고 10년, 이제는 생명을 향하여”라는 주제 아래 함께 고민해보길 요청드립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사람들이 아니라 믿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생명을 얻을 사람들이라는 바울 사도의 고백이 우리를 다시 한번 힘있게 하기를 소망합니다. 과거에 매여 미련하고 어리석은 과오를 반복하는 일에서 이제는 벗어나 생명의 세상을 향해가는 발걸음을 이제 시작합시다.

 

2021년 3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