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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 표준설교문

입력 : 2023-08-16 13:54:20 수정 : 2023-08-16 13: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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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지난 8월 13일(주일) 오후 2시 30분, 향린교회에서 드려진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 표준설교문 입니다.


"분단체제 아래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반쪽 예배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해를 하지 못하고 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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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절실한 ‘화해’와 ‘평화’
- 한 기 양 목사 (NCCK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 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마태복음 5장 23~24절)


한국전쟁이 휴전된 지 벌써 70년이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서로를 적대하며 냉랭하게 응시하는 증오의 시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체결하는 일이 생존과 안보의 첩경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판문점선언, 9.19평양선언 등을 토대로 다시금 대북 화해정책을 펼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세계역사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남북 젊은이 2백만여 군인이 70년 넘게 중무장을 한 채 서로 노려보며 민족 역량을 소진하는 이 분단체제는 더 이상 지속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휴전상태를 끝내는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협정 원년을 선포하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성서의 복잡한 율법을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말로 요약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이웃사랑이라는 통로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내 곁에 있는 이웃을 어떻게 대하느냐의 관계 개념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산상수훈인 본문의 말씀도 형제에게 원망들을 일이 생각나거든 형제와 먼저 화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화해는 우리의 사고와 태도를 바꾸고 고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신앙적으로 말하면 회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길은 바로 곁에 있는 사람과 진정한 화해를 이루고 평화를 이루는 일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서가 말하고 있는 화해와 평화입니다. 분단 78년의 아픈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화해이고 평화입니다. 분단 78년이 지났지만 지금 한반도에는 아직도 분단체제가 공고합니다. 미움과 적대감정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분단체제 아래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반쪽 예배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해를 하지 못하고 드리는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체제로 78년을 살아온 같은 민족이 민족동질성을 찾아 서로 화해하고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할 줄 믿습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사랑(요13:34) 이웃사랑(막12:31) 원수사랑(마5:44)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입니다. 그 모든 것에 해당하는 ‘북녘동포사랑’이라는 하나님의 사랑의 명령 앞에 ‘아멘’하며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어떠한 이념적인 논쟁도, 정치적인 시비도 다 뿌리치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해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북녘을 위해 기도하며 나눔의 손길로 돕는 데 앞장서며 화해의 발걸음을 걸어가시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