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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희생자 100년 그리스도인 추도집회

입력 : 2023-08-31 16:08:43 수정 : 2023-08-31 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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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 재일대한기독교회


올해 2023년은 관동대지진 학살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오는 9월 3일(주일) 오후 4시, 일본 도쿄,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교회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희생자 100년 그리스도인 추도집회'가 진행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인 김종수 목사(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디아스포라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김종생 총무가 인사를 전할 예정입니다. 관동 대학살의 가슴 아픈 역사를 마주하며 깊이 추도하고, 참된 화해와 평화, 생명의 길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추도집회 선언문 (요약판)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희생자 100년 그리스도자 추도 집회 선언문(요약)



2023년 9월, 관동대지진 때의 학살로부터 10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조선인・중국인이 학살된 사실에 마주하여 지금 우리의 태도를 묻는 무거운 과제를 함께 담당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관동대지진 이후의 혼란 속에서 6000명 이상의 조선인과 700명 이상의 중국인이 학살되는 대참사가 관동 전역에서 일어났습니다. 대학살의 근원이 되는 <불령 조선인(不逞鮮人) 폭동>의 유언비어의 유포를 내무성・관헌이 주도하고 군대・관헌・행정의 지시로 자경단을 조직함으로써 학살에 민중을 가담시킨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학살의 실태 조사를 방해하고 보도를 통제함으로써 사실을 철저한 숨기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재판에서는 학살에 관여한 군부와 관헌은 누구 한 사람 그 책임은 묻지 않고, 재판을 받은 자경단원들도 다음해 1월의 황태자의 결혼에 때를 기해 특별 은사로 전원 무죄 방면되었습니다. 이 부조리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민중의 책임이 지금까지 100년간 묻지 않고 침묵되어 왔습니다.

조선인 학살은 관동대지진 때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고 한(조선)반도 강제병합 이전부터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는 민중 운동을 조선총독부가 철저히 탄압한 것에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1919년의 3·1독립운동의 철저 탄압, 1920년 가을의 중국 간도의 혼춘(琿春)에서는 일본군에 의해 3000명의 조선인이 학살되었습니다. 식민지 지배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조선 민중을 ‘토벌'해 온 군과 경찰의 적개심과 공포심이 <불령 조선인(不逞鮮人)>이라는 혐오(Hate)로 본토의 일본 민중에게도 퍼진 가운데 1923년의 대학살(Genocide)이 일어났습니다.

패전 후 78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일본 사회는 그 100년 전의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하지 않고, 그 책임을 계속 불문하고 있습니다. 국가 책임에 관한 국회 질문에 대해서도 회피하는 답변이 반복되고, 또 동경도의 학살 희생자에의 추도사를 보내지 않고 중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선학교 무상화 제외라는 제도적 혐오와 함께 민족 차별적 혐오는 오늘 일본사회에서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때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습니다. 살육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의 교회는 방관자로 남아 살육을 피해 도망치는 조선인・중국인에게 문을 열지 않고 침묵했던 사실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관동 대학살로부터 100년의 지금, 부활의 주님의 부름 받아 ‘이 땅의 소금’과 ‘세상의 빛’으로 이 세상으로 보냄 받은 우리 한사람 한사람은 주님의 십자가 앞에 서서 관동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 추도의 사역을 계승해 갑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전쟁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시대에 적의와 차별이 낳는 폭력에 침묵하지 않고 참된 화해와 평화를 이끄시는 주님을 따라 증인으로서 ‘지극히 작은 자’(마태 25:40)의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선교의 길을 걸어갑니다. 또한 우리는 묵인이라는 스스로의 죄를 회개하면서 소수자를 배제하는 사회의 본질과 싸우고 있습니다.


2023년9월3일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100년 그리스도인 추도집회 실행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