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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시국회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문5' - 권리를 빼앗긴 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입력 : 2024-11-14 10:53:01 수정 : 2024-12-19 12: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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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NCCK시국회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 이하 교회협)가 구성한 NCCK시국회의(김상근 상임대표)에서 다섯 번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문'을 발표합니다.

교회협은 지난 10월 10일(목), 남북관계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현실,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개입 의혹,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및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방조, 아리셀 리튬공장 화재 참사를 비롯한 연이은 산업재해에 대한 무대책, 민심을 거스르는 연이은 거부권 행사 등 정부의 일방독주로 인해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선언하고 실행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NCCK 시국회의를 발족했습니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시국기도문을 발표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기도운동을 펼쳐갈 예정입니다. 

함께 두 손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 



- 아 래 - 



"권리를 빼앗긴 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주님은 힘센 준마를 좋아하지 않고 빨리 달리는 힘센 다리 가진 사람을 반기지 않는다.
주님은 오직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과 당신의 한결같은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을 좋아한다.
(시147:10-11)


주님!
올해도 어김없이 복된 성탄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사랑이신 하나님을 기다리는 이 때를 우리에게 허락하셔서 참 고맙습니다.
당신은 구원을 알리기 위해 때로 예언자를 보내셨고, 종래에는 아들을 보내셔서 우리에 대한 최선의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당신의 일꾼으로서 당신의 사랑에 힘입어 구원사역에 동참해야 하는 때에, 저희는 이 땅의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며 참으로 암담하고 절망스럽습니다.


이 땅에는 1,100만명이나 되는 비정규직노동자, 특수형태근로자, 플렛폼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와 평등과 노동자로서 받아야 할 기초적인 권리마저 무시당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계속되는 택배노동자들의 죽음과 유가족들을 만나면서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올해 5월 28일에 사망한 고정슬기님은 1년 2개월동안 쿠팡택배노동자로 주6일 고정 심야배송 일을 하다가 쓰러졌습니다. 10월에 과로사로 판정이 났습니다.
그는 아내와 네 아이를 살뜰하게 아끼고 챙기는 든든한 가장이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중학생인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너희 아빠가 로켓배송의 연료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 아이는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그리고 쿠팡의 로켓배송이 아빠를 데려가 버렸다고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주님! 이 아이들이 겪는 혼란과 분노와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합니까?


쿠폰이 팡팡터진다는 플랫폼대기업 쿠팡은 지난 14년 사이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젠 마트가지 않고 쿠팡간다고 할 정도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살인적인 심야 로켓배송이 있었고 노동자들의 고통이 켜켜이 쌓여 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4년간 쿠팡에서 21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하였습니다.
4년 전에 쿠팡칠곡물류센터에서 사망한 장덕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떠난 지 4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가족들의 겪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큰데, 또 다른 가족들이 이같은 고통을 겪는 것을 보니, 4년 전에 자신이 제대로 싸우지 못한 탓이라며 자책을 했습니다. 고통에 찬 이 신음소리를 제발 기업이 들을 수 있도록 기업가들의 귀를 열어주십시오.


쿠팡은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내어 놓아야 하는데 여전히 구조적인 변화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고, 기업의 행태를 감시해야 할 정부는 쿠팡에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는데도,쿠팡 작업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로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습니다.
주님! 힘든 일을 하다 간 노동자의 현실에 우리는 무지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한 우리를 용서하소서. 이제는 이런 죽음을 멈출 수 있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깨어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주님! 쿠팡에서 오늘도 자행되고 있는 무리한 심야노동, 로켓배송, 클렌징제도를 없애고 21세기 인류사회가 공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노동시스템을 만들어 가도록 인도하소서.
우리 사회가 이 살인적인 속도와 죽음의 경쟁에서 탈출하여, 오직 하나님의 생명의 뜻을 경외하며 당신의 한결같은 사랑을 기다리는 사회로 거듭나게 인도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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