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2003년도 부활절 메세지 보도요청의 건

입력 : 2003-04-11 04:59:22 수정 :

인쇄

보 도 자 료



수 신 : 각 언론사 2003. 4. 11
발 신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제 목 : 2003년도 부활절 메세지 보도요청의 건


2003년 부활절 메세지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입니다.

전쟁의 참화로 온 인류가 좌절을 경험하고 있는 이때,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의 희망을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의 세력이 맹위를 떨칠 때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온갖 죽음과 어둠의 사건에 굴하지 않고 참된 진리와 평화의 길을 선택합니다.

2003년, 이라크에서 울린 포성과 함께 시작된 엄청난 재앙은 모든 사람이 원했던 평화의 소원을 무시하고 그 광기를 드러냈지만, 죽음이 그리스도를 제어할 수 없었던 것처럼 전장의 화연 속에서도 생명과 평화의 씨앗은 다시 싹을 틔우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문명과 자긍심, 희망과 평화까지 송두리째 파괴되고 있는 암흑과 같은 현실 속에서 어느 누가 인류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러한 희망의 증거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찾습니다.

예수님은 무덤에서 나오셔서 예루살렘의 중심가로 찾아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를 죽인 사람들의 면전에서 당당하게 그 영광스러운 부활을 보일만도 했지만, 예수님은 멸시의 땅 갈릴래아로 가셨습니다.(마태오 28, 마르코 16)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셨던 땅, 갈릴래아. 예수님과 함께 했을 때, 멸시를 받던 땅은 하나님의 은총이 확인되는 땅이 되었으며, 그 땅에 살던 소외된 사람들과 혁명을 꿈꾸던 열심당원들은 참된 행복과 참된 평화를 얻었습니다. 부활의 아침, 예루살렘에서 일어났던 죽임의 사건으로 제자들은 여전히 좌절과 슬픔에 빠져있었지만, 갈릴래아로 가신 예수 그리스도는 한발 앞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계셨습니다.

지난 사순절은 우리의 성숙하지 못함과 나약함에 대해서 깊이 참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폭력으로 만신창이가 된 세상을 보듬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전쟁 반대와 평화를 갈구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파병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진행되는 어느 것 하나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현실이 철저히 고발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의지합시다. 이제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희망이 우리 뒤를 따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의지함으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갈릴래아로 가야할 때입니다.
총탄으로 쓰러진 가련한 죽음을 애도함으로 우리의 의무가 면해지지 않습니다. 반전의 깃발만으로는 찢겨진 우리의 치부를 가릴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옷을 벗어서 헐벗은 이에게, 그리스도인의 성찬을 굶주린 이에게 나누어 줌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참됨을 증거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라크 다음은 우리 삶의 터전인 한반도에서 두려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견이 있습니다. 주님에게는 이라크나 한반도나 모두 갈릴래아 땅입니다. 부활하신 분이 가정 먼저 찾아가셔서 평화를 만드시는 곳입니다. 두려워 맙시다.
전쟁과 힘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세력은 죽음의 상징입니다. 모든 것이 그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속설이 진실처럼 군림한다 해도 속지 맙시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 앞에서 죽음은 힘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만이 참되고 유일한 진실입니다.

2003년 부활절, 그 어느 때 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은총에 더욱 의지하고 더욱 깊이 감사함으로 좌절에서 희망으로, 분쟁에서 평화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이제 생명의 문화를 꽃피워야 할 때입니다.


2003년 부 활 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백 도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