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발제에 나선 장종식 박사는 "정보사회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이라는 발제를 통해 '근대 자본주의의 연속이냐, 단절이냐?' 라는 분석을 통해 정보사회 속에 숨겨져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였다. 즉, 정보라는 것이 17-18세기 민족국가 시기에는 정권의 장악, 세금의 부과를 위해 국민 개개인의 신상명세서가 필요한 시대에서, 다국적 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이익창출을 위해서 정보통신의 필요성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보의 하부구조인 네트워크는 자생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정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인위적인 지도 그리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엔 필연적으로 정보의 불평등이 따라오게 되어, 일반 대중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정보라고 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소비적인 정보들만 넘쳐나게 된다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공공적으로 존재해야 할 ‘정보’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 소수의 권력자나 자본가에 의해 사유화되어 있고, 심지어 타자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위한 도구로 복무하고 있다. 더 나아가 경제적인 요인 때문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정보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교회는 현상적인 변화에 맞물려 정보화가 주소하고 있는 인간 소외적인 가치나 이념들을 정보화가 만들어 낸 정보 상품들을 소비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전응휘 사무처장(피스넷)은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의 내용과 전망”이라는 발제를 통해,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for Information Society, WSIS)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전달하였다. 유엔 사무국에서 정보사회 세계 정상회의를 기획하게 된 것은 21세기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인류공동체의 결의를 담은 유엔 밀레니엄 선언(UN Millenium Declaration)에서 천명된 구체적인 과제들(기근, 가난, 질병 등)을 해결하는 방편으로서 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자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로 고려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UN 회원국들의 관심은 제각각의 동상이몽 이라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제 3세계 국가들은 ‘정보사회 할려고 하니 재정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고, 유럽의 관심은 ‘미국중심의 패권이 아닌 다자 개념을 확대하자’ 는 것이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강대국의 관심은 ‘앞선 정보 기술력을 수출하자’는 것이다. 또한 처음엔 관심이 없던 미국이 참여하게 된 요인은 9.11 사건이후로 제기된 security의 문제에 국한해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2차 준비회의를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째로 아직도 많은 편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사회에 대한 논의가 인프라스트럭쳐 중심의 논의에서 그것과 함께 정보사회의 내부 메카니즘과 관련된 문제들을 함께 균형잡힌 시각에서 논의하려는 노력이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 이점은 원칙선언문서의 비젼(Vision) 부분에 가장 잘 나타나 있는데 여기에서는 ‘내포적이며, 인간중심적이고 평등한 정보사회’(inclusive, people-centered, equitable Information Society)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합의가 각국 정부간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 유엔인권선언 제 19조 : 모든 인간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갖는다. 이 권리는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자유와 모든 미디어를 통해서 국경에 무관하게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받고 전달할 자유를 포함한다.
종합토론에서 주로 토의된 내용은, 교회의 수직적 위계성의 구조나 중심화된 지도력의 문제를 정보사회가 탈 중심화하는 데에 어느 정도 일조할 수 있다는 낙관론적 평가들이 있었다. 또한,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다가온 정보사회 속에서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측면들을 바라보며, 교회는 정보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사회, 경제적, 성적인 차원의 속성들을 고려한, 윤리 정립이 필요한 시점임이 과제로서 떠올랐다.
* 발제문은 자료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