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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 영장청구에 대한 종교인권단체의 입장

입력 : 2003-10-24 11:49:0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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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1일 거찰이 송두율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엄중 항의하는 바이다.

 

  송두율 교수는 입국한 이래 한달여 동안 국정원과 검찰조사에 협조적으로 응해왔고, 국민들에 깊은 사과와 미래에 대한 다짐을 보여주었으며,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우리사회가 민족적 대의로 송교수를 포용함으로써 진정한 화해와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염원하였다.

 

  송 교수가 모든 것을 각오하고 귀국한 것도 이러한 남북관계의 변화와 남쪽이 민주주의와 이성이 성숙한 사회가 되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송두율 교수는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진 귀국하였으며 독일국적 포기까지 결심하고 이땅에 정착하고 학자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를 내세우며 구속을 강행하고 반인권적이고 구시대적 유물인 '전향'을 강요하는 검찰이 모습은 우리 사회의 수구 보수세력에 편승하는 태도에 다름아닌 것이다. 도대체 검찰이 제기하고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그동안 10여차례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이 입증한 범죄사실이 무엇인지 국민앞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피의사실을 언론과 국회의원을 통하여 짜깁기 식으로 공표하여 여론재판에 동조하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우리사회를 이념적 양극단으로 몰아가는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언론과 일부 정치권의 이러한 모습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우리사회의 성숙함의 척도와 민주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역사적 대의를 짓밟는 행위인 것이다. 이제라도 비이성적이고 선정적인 언론보도에 의해 왜곡된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지길 바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0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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