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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원 목사에 대한 경찰폭력 및 노동자대회 과잉진압 항의' 기자회견

입력 : 2003-11-18 08:37:55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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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2일 오후3시 서대문 경찰청사 앞에서 9일 노동자대회에서 경찰 폭력으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은 장창원 목사(KNCC 인권위원)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 예장 총회사회봉사부, 반전평화기독교연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일하는예수회, 영등포산업선교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기독여민회, KSCF,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한민족평화선교연구소 등 목회자 및 교우들 30여명이 참석했다.

 

  황필규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가자회견에서 KNCC 인권위원장 문장식 목사는 민주화와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목회자에 대해 소위 참여정부의 경찰이 폭행을 가했다는 것은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현 정부의 잘못된 인식을 개탄했다.

 

  김성윤 목사(평화의 교회)는 경과보고를 통해 9일 당일 노동자대회 지도부의 위치에서 프랭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목회자를 경찰들이 방패와 발로 집중적으로 폭력을 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11월 6일 광화문에서 개최한 '이라크 파병반대 종교인철야연합기도회' 때에도 경찰들이 천막과 깔판 등을 강제 철거하면서 폭력을 행사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을 경찰청장에 물어야 하며, 그 책임자 처벌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예장 사회봉사부 오상열 목사와 기독여민회 박후임 회장, 성해용 KNCC 부위원장이 최근 일어나고 있는 경찰폭력의 문제성을 지적하고, 경찰은 공권력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본연의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해용 목사는 경찰의 독립권을 위해 긍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는데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행위를 보니 아직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고 말했다.

 

  예장 '일하는 예수회' 소속 신승원 목사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참석자 중 4인의 대표단(성해용 목사, 박후임 목사, 신승원 목사, 황필규 목사)을 구성하여 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했다. 대표단은 경찰청장을 대신해서 나온 감찰부 책임자를 면담하고 '공권력의 성직자 폭력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책임자로부터 '장창원 목사 경찰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을 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현재 장창원 목사는 동대문 이대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이다.

 

 

성/명/서

공권력의 성직자 폭력에 대한 우리의 입장

 

 

  공권력에 의한 폭력 과잉진압과 장창원 목사 폭행을 규탄한다.

 

  국민들의 민주 개혁에 대한 열망과 지지를 받으며 출발한 노무현 정권하에서 노동운동 탄압과 노동자들의 집회에 대한 폭력과잉 진압이 남발되고 있다. 지난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 대한 공권력의 무차별 폭력진압은 노동자, 심지어 시민에 이르기까지 50여명이 크게 다쳐 입원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노동자, 농민, 노점상인, 평화적 촛불시위, 심지어는 평화를 염원하는 종교인들의 기도회장에까지 난입하여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폭력행사가 결국 성직자를 폭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무차별적인 공권력의 폭력행위에 대해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개탄과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과잉폭력진압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찰청장은 이번 장창원 목사 폭행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밝히고 폭행 가담자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노동자 농민들이 하나 뿐인 소중한 목숨을 던져 가면서 절규할 수밖에 없는 우리사회의 차별과 폭력성에 대해 통렬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분신을 투쟁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노무현 정부의 사태 인식은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지금의 사태는 노동자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되어지는 사회 현실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들의 형편과 처지를 먼저 돌아보고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고난당하는 노동자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존재이다. 이 길 잃은 양과 같은 노동자들 곁에 성직자가 함께 있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본분이다. 지금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폭행당하고 차별받고 고난당하는 그 현장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서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장창원 목사와 우리 목회자들은 예수그리스도의 부르심에 따라 노동자들의 고난의 현장에 함께 했던 것이다. 이 현장에의 참여는 우리의 신앙적 고백이고 실천이다. 고난의 현장에 서 계신 주님을 따라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계속하여 고난을 함께 나눌 것이다.

 

  그러므로 성직자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교회는 이 번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고 다시는 재발되지 않는다는 가시적인 장치들이 확인될 때까지 통렬한 심정으로 기도하며 지켜볼 것이다.     

 

  이제, 장창원 목사 무차별 폭행사태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리 목회자와 교인 일동은 공권력에 의한 불행한 폭력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장창원 목사 폭행사태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폭행 가담자와 책임자를 처벌하라.

1. 경찰청장은 과잉 폭력진압에 의해 발생한 성직자 폭행에 대해 사과하라.

1. 노무현 정부는 생존권 투쟁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 과잉진압을 당장 중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

 

2003년 11월 12일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