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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탄압반대 시국기도회

입력 : 2003-11-19 05:33:0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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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저녁 '노동탄압반대 시국기도회'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종로5가)에서 있었다. 그 동안 노동 문제에 관해서는 소수 몇 기관을 제외하고는 종교계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였다. 이것은 엄혹한 시기에 종교계가 이들의 도피성이 되어주고, 운동을 주도하는 역할을 감당했으나, 운동의 대중화와 함께 일반 사회 운동단체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주체적 역량이 세워짐으로 인해서, 종교계 운동의 관심이 다른 분야로 이동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다.

그러나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신노동정책으로 인한 폐혜들은, 더 이상 종교계를 한발짝 떨어져 있을 수 만은 없게 만드는 상황에 이르게 하고 있다.

 

이에 KNCC 인권위원회, 영등포산업선교회, 반전평화기독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등의 교계 단체들은 긴급하게 시국기도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날 행사는 1부에 안하원 목사(부산새날교회)의 설교, 김세인 지부장(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동조합), 장창원 목사(다솜교회, 반전평화기독연대 운영위원), 중국교포가 차례로 나와서 현장 증언의 시간을 가졌고, 2부에는 기독교회관 앞에서 촛불기도회로 진행하였다.

 

설교를 통해, 안하원 목사(부산새날교회)는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를 설명하며, 이제는 교회들이 노동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임을 전하였다.

 

현장증언에서 김세인 지부장은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들에게 가해지는 피해사례들을 고발하였다. 또한 최근에 노동자대회에 참석하였다가 폭행을 당해 입원중이었던 장창원 목사는 기부스 상태로 나와서 노동자 대회에서의 폭행 상황을 설명하였다. 특별히 이날 기도회에는 중국동포들도 참석하여 최근의 강제추방 문제와 동포법의 차별적 적용에 대해 교회들이 책임있는 대응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증언후에는 헌금의 시간을 가졌고, 모아진 헌금은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성금으로 전달되었다.

 

아래 내용은 이날 기도회에서 발표된 선언서이다.

 

 

 

노동탄압과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기독인선언

 

  최근 노무현정부의 강도 높은 신종노동탄압정책으로 인하여 '손배가압류철회'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치며 노동자들의 자결과 분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접하며 우리 기독인들은 복음을 전하고, 약자를 돌보아야 하는 사명을 다하지 못한 우리의 죄를 먼저 고백한다.

 

  더불어 죽음으로까지 항거하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돌보지 않고, 이를 단지 노동자들의 투쟁수단으로 비하하며 또 한번 이들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노무현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과 재계를 향해 이것이 정의의 길이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다.

 

  또한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에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고통을 해결하기보다는 무려 190명에 이르는 노동자를 구속한 노무현정부의 노동정책을 재벌의 편에 선 신종노동탄압 정책이라 지적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에도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는 끊임없이 발생하였지만 사용주는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았고 오히려 부당 노동행위에 항거하는 파업 및 농성현장에 일곱차례나 공권력이 투입되었다. 이처럼 정부와 정부의 강경노동정책에 편승한 사용주들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거액의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로 결국 노동자들의 자결가 분신의 참극을 부른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노동자에 대한 신종노동탄압정책에 그치지 아니하고 지난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 공권력을 통해 무차별 폭력진압 함으로써 노동자와 시민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부상을 당하였고 심지어는 이 현장에 함께 참여했던 성직자를 폭행하여 입원하게 하기도 했다. 이는 참여정부란 이름이 무색해지는 초강경대응이며 노동탄압을 넘어선 종교탄압이 아닐 수 없다.

 

  오늘 기도회에 참석한 우리 기독교인들은 노무현정부가 노동탄압을 끝내고 결국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손배가압류철회와 비정규직 차별을 즉시 중단하도록 촉구한다. 또한 공권력에 의해 우리 국민이 그리고 성직자가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통렬한 심정으로 기도하며 지켜볼 것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노동탄압 즉각 중단하라.

1.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하라.

1. 비정규직 차별 즉각 철폐하고 차별장지를 위한 대책 마련하라.

1. 정당한 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 과잉진압을 중지하라.

1. 경찰 과잉진압에 의한 성직자 폭행 즉각 사과하라.

 

2003년 11월 17일

노동탄압반대 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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