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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 양심선언자 강철민 이병 연행

입력 : 2003-11-28 06:32:32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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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민 이병이 오늘(11월 28일) 오후 이라크 파병 반대를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던 중 헌병들에 의해 연행되었다.

  강철민 이병은 오후 1시 10분 경 기독교 회관을 나와 약식집회에 참가했다. 약식집회 후에는 "강철민과 평화를 위해 걷자"는 제목으로 청와대까지 행진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행진은 연강홀 앞에서 전경들에 의해 가로막혔고, 30분 가량 대치하다가 시위대를 둘러싼 헌병대 수사관들에 의해 강 이병이 연행되었다. 연행과정에는 민변의 이덕우 변호사가 동행하였다.

 

  이에 앞서 강 이병은 오전에 종교, 시민 단체가 함께 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KNCC 인권위원들, 효림스님을 비롯한 종교단체 대표들과 파병반대국민행동, 민가협, 유가협, 인권운동사랑방 등의 시민 단체들이 함께 하였다.

 

  인사말을 통해 KNCC 인권위원장인 문장식 목사는 "강철민 이병을 보내주신 것은 연말 성탄 선물이며, 파병반대를 위해 더욱 기도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강 이병의 뜻이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공동의장인 권오헌 선생님은 "강 이병은 탈영이 아닌, 양심에 따라 군대 복귀를 미룬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비록 군 관계법은 어겼을지라도 상위법인 헌법을 지킨 것이기에 정당한 것이고, 따라서 어떤 권력으로부터의 억압도 용납될 수 없다"며 지지와 격려를 표하였다.

 

  이에 대해 강 이병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마지막 입장을 표하였다.

 

  저는 대통령께 한차례 편지를 드려 파병철회를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저는 제가 제 위치에서 파병철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진심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대통령께 두 번째 편지를 썼습니다. 한번만 저를 만나주십시오. 저는 우리 나라 군대가 침략전쟁에 참여하는 위헌적인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대통령님을 만나러 청와대로 걸어가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행된다고 하더라도 저는 저의 신념을 꺾지 않겠습니다. 군 검찰과 법정, 교도소에서도 파병반대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라도 파병이 철회된다면 저는 모든 처벌을 다 받은 후 병역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입니다.

 

  끝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제 주위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농성과정에서 제게 힘이 되어주셨고, 앞으로도 같이 걸어가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신 분들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파병반대의 길을 계속 걷겠습니다.

 

파병반대 양심선언자

강철민

 

  현재 강 이병은 31사단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변호를 맡고 있는 상태이다. 12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은 정상을 참작해 선처를 바라는 방향의 변론은 하지 않을 것이며, 군법의 상위법인 헌법의 정신에 따라 무죄를 주장하는 변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