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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행사 참가자에 대한 경찰의 불법연행 항의 기자회견

입력 : 2004-07-12 06:59:2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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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순수하게 이라크의 평화 기원과 파병철회를 목적으로 개신교와 천주교 청년학생들 약 40여명이 모여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청년학생 기도회'를 진행하던 중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26명이 강제 연행된 사건을 항의하기 위한 '항의 기자회견'이 7월 12일 12시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진행됐다.

7월 10일 개신교와 천주교 청년학생들은 1부 '회개를 위한 기도회'를 마친 후 2부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청년학생 기도회'를 위해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으로 평화행진을 진행하던 중 경찰이 미대사관을 경유해서 간다는 이유로 참가자 26명이 강동, 송파, 수서, 노량진, 서초 5개 경철서에 강제연행 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에 대해 이미 7월 11일 '종교행사 참여자들에 대한 불법연행 규탄 기도회'를 개최하여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였고, 연행한지 48시간이 경과하는 7월 12일 정오를 기해 다시 한번 '종교 행사 참가자에 대한 경찰의 불법연행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KSCF, 한기연, EYCK, 전국가톨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국가톨릭청년단체협의회 등의 개신교·천주교 청년학생들과 목회자, 사제, 수녀 등 약 40여명이 참석하여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해 항의하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약 3시간 가량 항의집회를 진행하던 중 경찰은 연행한 학생들을 훈방조치 하였고, 사건의 책임자인 종로경찰서장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와 오늘 항의집회는 일단 해산하였다. 그러나 수서 경찰서에 연행되었던 여학생들 중 사상강요와 폭언을 비롯해서, 몸수색 과정에서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증언해와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법적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했다. 아래는 오늘 발표된 기자회견문의 내용이다.

 

 

기자회견문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잠언 9:6)

 

  1. 그리스도인들이 원하는 건 전쟁이 아닌 평화입니다.

미국에 대한 9.11 테러의 희생자들 모임에서도 이라크에 대한 원망보다는 부시대통령의 어리석은 침략전쟁에 대해 고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 김선일씨의 안타까운 죽음전에 이슬람 무장저항 단체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된 닉버그라는 미국인의 가족들조차 아들의 죽음이 일방적인 주권침해에 대한 저항이며 부시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아들의 죽음앞에서도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에 대해 판단하고 대응하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국익을 운운하며 국민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것은 충분히 비난받을 일이라 생각됩니다.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도 못하고 '살려 달라/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실수하는 거다/군인을 돌려보내라'는 그 절절한 평화의 외침을 외면하면서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고하고 무고한 자국민들을 얼마나 더 희생시켜야만 이 피의 행진을 멈춘다는 것입니까. 부시대통령이 명분없이 남의 나라 주권을 무시하고 침략전쟁을 벌일때부터 이러한 희생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수차례에 걸쳐 경고하며 파병철회와 전쟁반대를 외쳤음에도 그들만이 오직 귀를 막고 이를 외면한다면 그 자신이 더 큰 화를 당하게 될 것 입니다. 부시에게, 노무현대통령에게 사람을 사지로 내몰 권리를 누가 주었단 말입니까.

 

21세기를 맞은지도 4년입니다. 새로운 세기는 지난 역사를 교훈삼아 평화의 세기로, 화해의 세기로, 통일의 세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21세기의 역사를 새로이 쓰는 첫장에 무고한 피가 넘쳐 흐릅니다. 야만과 반생명의 악령이 넘쳐납니다. 그 선두에 미국이 서 있고, 반발자국앞에 떠밀린 우리가 서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평화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평화를 원하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평화를 원하다고 떠들면서 전쟁을 준비하고 무고한 죽음을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옆구리에 든 총을 내려놓고 군복을 벗어던지고 평화를 준비합시다. 이라크의 재건을 위해 진정한 형제의 나라가 되기 위해 민간봉사단들은 보내 그들의 아픔을 치유합시다. 이것이 폭력이 있는 곳에 희망을, 죽음이 있는 곳에 생명을 주기위해 종교청년들이 기도하고 행진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1. '파병철회와 이라크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청년 기도회' 행진 중 참가자 불법연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7월 10일(토) 오후 6시 30분 경 가톨릭과 개신교의 청년들이 그리스도인 청년이란 이름으로 이라크의 평화와 한국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열고, 광화문으로 평화 행진을 하던 도중 26명이 불법강제연행 되었다. 행진을 시작하던 명동에서 이미 30여분을 전경들에게 둘러싸여 행진이 중단되었었고, 인도와 지하도를 이용해 평화행진을 진행하던 도중 교보문고 옆 골목길에서 불법강제연행 되어 수서, 강동, 노량진, 송파, 서초 경찰서 등에 분산 수용되었으며 월요일인 지금까지도 석방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먼저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경찰의 강제연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인도를 이용하여 평화적인 행진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파병반대 구호가 나온 이상 이는 종교행사가 아니라 불법집회'라며 막아섰고, 청년들을 펼침막을 접기로 하고 행진을 계속했다. 아무런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던 청년들을 파병반대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연행한 셈인 것이다. 이라크의 평화를 기원하는 그리스도인 청년들의 순수한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헌법이 보장한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는 연행된 청년들의 즉각적인 석방과 경찰의 공식적인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종교행사에 대한 공권력 남용에 대해 범종교적 차원에서 강력히 규탄하며 엄중히 경고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姑 김선일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묵상하는 기도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여 참자가들을 불법연행한 경찰, 노무현 정권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며 세상을 구원하는 길입니다. 평화를 전파하는 것 또한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며 인류의 살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한 의무를 행하며 평화로운 기도행진을 하고 있었던 종교인들을 억류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기도회 진행자들의 대화조차 방해하고 일방적으로 불법행위로 몰아부친 것은 분명 부당한 행위입니다. 또한 경찰은 미란다원칙조차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종교적인 행사이며, 종교인으로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하는 참가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집회로 규정하고 저지하고 연행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평화로운 종교행사를 공권력으로 막아서고 일방적인 집회성격규정으로 종교인들을 연행하는 공권력 남용이었으며 향후 종교행사에 대해 이러한 대응이 또다시 발생할 시에는 범 종교적인 차원에서 엄중히 대체할 것을 경고합니다.

 

[우리의 요구]

하나. 경찰은 기도행진 중 연행된 그리스도인 청년들을 즉각 석방하라 !!

하나. 경찰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 침해에 대해 사죄하라 !!

하나. 경찰은 종교행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남발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 !!

 

2004. 7. 12.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모든 그리스도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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