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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잔소 회의 20주년 기념협의회 최종 보고서

입력 : 2004-10-27 10:46:35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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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잔소 회의 20주년 기념협의회

"한반도 - 동북아시아의 위험지역"

일본 도잔소, 2004년 10월 17-21일

 

최종 문서 (Final Report)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 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하셨습니다.

    (에페소 12:14-16)

 

  도잔소 회의 경과

 

1984년10월 29일-11월 2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정의: 분쟁의 평화적 해결 전망" 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던 에큐메니칼 협의회가 2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기독교도연맹, 일본기독교협의회와 협력해서 이번 회의를 개최하였다. 1984년 협의회는 평화 통일을 위한 국제 에큐메니칼 협력의 효과적인 틀을 수립하는데 기여하였다. 1989년 7월 모스크바에서 모인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회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대한 주요 정책을 선언하게 되었다. 이 일을 실천하기 위해 한국의 교회들이 선도에 서서 각종 회의와 국제협의회를 조직하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88년 2월 역사적인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 4월 인천에서 "한반도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국제 기독교협의회 선언"을 발표했다. 유럽, 북미, 아시아의 교회들은 평화대표단을 조직해 북한을 방문하였다. 이들은 정보의 나눔과 교환을 통해 평화와 화해 증진에 기여하였고 이산가족 만남 주선, 외교적 지원 제공,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실천하였다. 조선기독교도연맹은 세계 기독교인들과의 교제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 북미, 아시아의 교회들을 방문하였다. 도잔소 회의 합의에 따라 세계교회협의회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와 함께 스위스의 글리온, 일본의 교토, 마카오 등지에서 협의회를 개최하였다. 해외 거주 한국인들도 많은 만남을 주선하였다. 이들은 남북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평화와 화해에 대한 견해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6월 미국 교회들은 한반도가 직면한 심각한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을 초청해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의 목적중 하나는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 내 교회들의 활동, 특히 인도적 지원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는 것이었다. 올해 초 독일 교회는 아놀드샤인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한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협의회에는 남북 교회 대표들과 세계교회협의회, 아시아기독교협의회 대표 등 에큐메니칼 인사들이 참여했다.  

 

 

직면한 도전

 

최근 국제환경이 일극체제로 변하면서 각종 분쟁은 더 복잡해지게 되었다. 한반도는 심각한 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동북아의 위험지역으로 남아 있다. 반세기에 걸친 대결과 증오를 뒤로 하는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9.11 이후 상황은 오히려 후퇴해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안보의 틀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선제공격 정책은 국제사회에게 국제법과 관습을 무시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교만한 힘의 행사로 비춰졌다. 이러한 정책 선상에서 미국은 테러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게 강압적인 방법을 썼다. 북한을 "악의 축"중 하나로 규정한 것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오명을 씌우려는 정책적 시도였다.

 

북미 관계는 현 미 행정부의 시작과 함께 현저하게 후퇴했다. 클린턴 행정부가 서명한 1994년 합의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무시, 쌍방회담의 일방적인 중단,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급격한 축소 등은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증진시켰다.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 두 번째 전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아시아는 새천년에 심각한 안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로 야기된 도전은 단순하고 편리하게 테러나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으로만 축소 해석될 수 없다. 그보다는 폭력과 불안의 근본 원인, 특별히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지구적인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를 파악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주도권 획득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무기 경쟁과 군사주의를 촉진시킨다.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계속해 지역내 국가들의 무기경쟁을 촉진시켜왔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들어 이러한 군사주의 경향을 비난해왔다.

 

정치적 도구로서의 인권문제의 정치화는 생존권을 포함한 기본권 실현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지 못한다. 인권은 보편적이지만 나라에 따라 인권 실현을 위한 다른 전략을 필요로 한다. 인권 신장을 위한 지속적인 경제 개발 지원은 기본권 실현을 위한 타당한 접근방식이다.

 

 

협의회의 목적

 

도잔소 회의 20년 후에 이뤄진 이번 회의에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아시아, 유럽, 북미에서 55명이 참가했다.

 

협의회의 목적중 하나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상황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즉 6자 회담을 비롯한 최근 한반도 상황 변화를 분석하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국가적, 지역적, 국제적 차원에서 교회의 역할과 공동의 행동 계획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포함되었다.    

  • 인적 교류와 신뢰 구축 증진을 위해 남북 교회를 격려하고, 지원하고, 역할을 강화한다.
  •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의 회원 교회들이 한국 기독교와의 논의 속에서 공동으로 평화를 모색하고 기도함으로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
  • 대북 경제제재 철회를 위해 노력하고 비정부기구들과 교회 관련 단체들의 개발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 개선을 모색한다.
  • 현재의 위험한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지역 안보상황과 이것이 한반도와 남북한 사람들 모두에 미칠 영향을 연구한다.

 

최근 상황 변화

 

3일간의 회의 동안 예배, 성경 공부, 축하회 등이 이뤄졌고 참석자들은 한반도 분쟁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분석한 발제들을 들었다. 발제들은 지난 수년간 이뤄진 한반도의 변화를 돌아보고 향후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모색하기 위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 첫 도잔소 회의 후 20년이 지났지만 한반도의 통일은 여전히 완수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경제 협력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불신과 대결의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됐고 공동의 원칙과 확고한 목적에 기반을 둔 통일운동을 예견하고 있다. 남북 간의 협력 수준 또한 몇 배나 향상됐으며 철도 노선의 재연결,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 등 공동 사업을 위한 협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문화 교류, 체육 행사, 이산가족 재회 등 사회 각 분야에 있어서의 교류도 급속히 증가했다.

 

 

권 고

 

I. 각국 정부에

 

6.15 공동선언은 신뢰구축 방안 마련, 인적 교류와 다양한 협력을 위한 향후 행보, 대결국면의 완화와 남북 관계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되어야 한다.  

 

1992년 2월에 발표된 한반도비핵화선언에 근거해 6자 회담은 현재 당면한 현안의 해결 방안이 되어야 한다.  미국은 핵문제를 북한을 처벌하는 구실로 삼지 말아야 한다.

 

북미 관계의 정상화와 불가침 조약의 채택은 휴전상태를 종식하고 이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화해는 동북아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다.  

 

일본의 보다 독립적인 지역 정책과 역할은 지역의 평화, 안보,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수적이다. 2002년 9월 17일 합의된 북일합의서의 시행은 이에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원만한 양국 관계에 오랫동안 드리웠던 장애물들을 없애줄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은 국내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합의서를 이용하기 보다는 그 내용과 정신에 따라야 한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철회는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사회 영역에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경제제재를 북한에 대한 대결과 고립 정책의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식량과 의약품 등 일본, 미국, 기타 국가들의 인도적 지원은 조건 없이 계속되어져야 한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근본적인 경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원국들은 에너지 공급과 개발 지원 등 다른 형태의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II. 세계의 교회들과 에큐메니칼 협력자들에게

 

세계 교회와 에큐메니칼 단체들은 평화 통일을 위한 화해의 기류를 조성하기 위해 2003년 여름 있었던 금강산 여성평화대회와 2001년 토론토에서 열렸던 여성대회 등 한반도 여성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증진시켜야 한다. 세계 교회와 에큐메니칼 단체들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교회와 에큐메니칼 단체들의 활동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새로운 젊은 세대는 사회 정의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적이다. 에큐메니칼 운동과 교회들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젊은 세대가 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의 한반도 평화 통일 관련 활동에 참여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신학 기관들과 교회 교육 기관들은 평화교육 및 갈등해결과 관련된 교육과정과 활동을 개발해야 한다.  

 

교회들은 교육 자료들이 정확한 역사적 정보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역사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모두를 정확히 기록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교회들은 언론이 적대적 정책과 상대에 대한 악의적 접근을 조장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에 맞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확한 분석과 정보는 평화 통일을 위한 활동과 대중적 합의 도출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교회들은 인터넷, 컴퓨터 네트워킹과 회의 등 새로운 정보 통신 기술을 창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III. 에큐메니칼 단체들에게

 

참석자들은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기독교도연맹, 일본기독교협의회 등의 에큐메니칼 단체들과 협력해 아래 열거한 권고사항을 추진할 실무그룹을 소집하도록 권고한다.

  •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기독교도연맹이 2005년 한반도에서의 회의를 공동주최  
  • 교회와 에큐메니칼 단체들이 6자 회담과 쌍무회담 등 평화 노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회의 조직
  •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인식을 고양시키기 위해 홍콩기독교협의회의 초청으로 남북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에큐메니칼권이 지원하는 문화행사의 개최

실무그룹은 한반도 평화 통일 증진에 관심이 있는 교회, 개인, 단체들을 포괄하는 에큐메니칼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향후 과정은 포용과 대화에 기초해야 한다. 교회들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증진시켜야 한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지난 수십년간 성취한 확고한 토대에 근거해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위해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에큐메니칼 연대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온전함의 회복을 갈망하고 구속과 분열로부터 궁극적인 해방을 구하게 되는 희년을 향한 순례여행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한반도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을 증명하게 될 것이고 전 인류에게 평화를 전파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치 있는 여정이다.

 

  • 관련기사 : http://www.wcc-coe.org/wcc/what/international/tozanso20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