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핵이식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우리의 입장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와 관련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교회와사회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KNCC는 6월 9일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기독교윤리 토론회'를 통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입장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7월 7일에는 본 협의회 대표 및 회원교단장과 황우석교수 연구팀이 만나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7월 11일에는 '황우석교수 연구관련 내부간담회'를 개최하여 관련위원회(신학연구위원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환경위원회, 여성위원회)와 회원교단 실무책임자들(대한예수교장로회 생명윤리위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사이에 서로의 입장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
몇 차례 모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이 연구로 인해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생명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함께, 그럼에도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이 이 연구와 연관되어 있기에 결론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한국교회와 교우들이 이 문제를 폭넓게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 우리는 인간의 생명은 존엄한 것이며 생명탄생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나님의 영역임을 확인한다.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난자의 핵을 제거한 후 체세포 핵을 이식한 배아는 자궁에 착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인간복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주장과 정상적인 배아와는 달리 치료 목적을 위한 인위적인 조작이기에 배아라 불릴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언제 누구에게서든 과학발전의 이름으로 복제인간 출현과 같은 범죄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체세포핵이식된배아 역시 정상적인 태아로 발전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명윤리와 생명의 존엄성 차원에서 경계와 우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법·제도적인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 현재 연구팀의 난치병과 불치병 치료라는 숭고한 뜻을 갖고 이 연구에 임하고 있다는 주장과 설명에 대해서 우리는 신뢰를 보낸다. 굳이 종교와 과학의 역사에서 종교가 늘 과학발전의 발목을 잡아 왔다는 역사적 기억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삶의 터전 역시 과학적 발전론의 기틀 위에 세워져 있다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과학의 발전과 활용은 인류가 살아가는 중요한 삶의 방식이라 아니 말할 수 없다. 다만 과학의 역사 역시 과학자 개인의 순수한 뜻과는 관계없이 다른 여타의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켜 왔음을 상기해 볼 때,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론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로지 난치병과 불치병의 치료와 같은 긍정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이 연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이와 다른 불순한 의도가 보여질 경우 결단코 이 연구가 중단되어져야 함을 확인한다.
- 윤리적 문제제기에 대해서 다른 많은 견해들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고통받는 이들의 치료라는 대의가 소중함도 확인하였다. 우리는 제대혈 세포를 통한 연구와 성체줄기 세포를 통한 연구 등 상대적으로 윤리적 부담이 적은 연구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음을 알고, 이와 같은 연구가 더욱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로는 배아의 생존 기간이 짧고, 만능분화가 어렵다는 점 등 현실적인 난관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체세포핵이식줄기세포 연구에 기대하는 점에 대해서도 이해를 넓혀야 함을 확인하였다.
- 우리는 난자제공 여성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한다. 현재 난자 채취를 위해서 행해지는 인위적인 과배란 주사행위로 인해서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부담과 이후 이 연구의 성공으로 시술에 필요한 난자를 공급받기 위해 가난한 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그럼에도 이번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로 핵이식 기술의 성공률을 현저히 높였다는 점을 확인하며, 이후 난자 복제 기술의 활용으로 이 문제가 해소되기를 바란다.
- 우리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비롯해서 이와 유사한 종류의 모든 연구에 대한 제도적 규제 장치로써 윤리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제도화해야 할 때라 본다. 현재 배아 복제 문제에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지만 이종간 복제 분야에서 보다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고, 이후 생명공학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면 연구팀 자체적인 윤리연구팀 뿐만 아니라, 정부·사회적 차원에서의 연구와 규제 장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본다. 우리 역시 이후 관련위원회에서 계속해서 생명공학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관심을 가져갈 것이다.
- 끝으로 우리 국민들의 이 연구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아직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초기 단계이고, 질병의 완치라는 꿈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영역이 아닌 절대자의 영역이라는 것이 우리의 고백이다. 이것과 관련해서 우리 안에 있는 열광주의 역시 큰 문제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나친 기대는 지나친 실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언제나 한계를 지닌 존재로서의 겸손함과 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때로는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죽음에 이르는 전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것이 때로는 절대자가 유한한 인간에게 주신 은총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참으로 소중함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05년 7월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백 도 웅
교회와사회위원장 문 대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