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공회 가족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성평등위원회와 대한성공회가 공동주관한 “가족과 폭력” 국제회의가 지난 10월 19일(금) ~ 25일(목)까지 파주 ‘지지향’ 호텔에서 ‘세계화와 변화하는 가족의 삶’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세계성공회 가족네트워크(International Anglican Family Network, IAFN)는 성공회 가정사목과 관련된 자문기구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IAFN은 2004년 나이로비에서 17개 아프리카 나라들의 가족관련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과 폭력에 관한 첫 번째 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아시아 각국-태국, 필리핀, 미얀마, 일본 등 9개국-에서 가정사목에 관련된 실무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의는 양권석 신부(성공회대)의 주제강연, 그리스월드 주교의 특별강연, 각국 보고, 이주노동자의 집 “샬롬의 집”, 정신대 정기수요시위, 이주여성긴급전화 1366 등 현장방문, 그룹토의 등으로 이뤄졌다.
이번 회의는 세계화 영향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삶의 보루인 ‘가정’에 대한 선교적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가정의 구조적, 기능적, 정서적 측면들을 되짚어 보고, 사회와 가정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폭력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였다.
대체적으로 다문화 가정 선교를 위한 정책과 사업마련, 이주노동자의 인권 옹호, 매매혼 규제를 위한 법안 마련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전체 회의를 마치면서 작성한 최종 보고서에는 특별히 크게 다섯 가지-세계화의 영향, 이주노동자, 매매혼, 가족관계, 가정폭력-주제를 중심으로 이 현안에 대한 이해, 선교적 지침과 제안 등을 담았다.
첫 번째, ‘세계화의 영향’은 가족의 삶을 약화시켜 이혼과 한부모 가정을 증가시키며, 소비주의의 영향으로 삶의 진정한 가치보다 물질에 대한 관심에 집중케 함으로써 특히 청소년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의 경우 노동시장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여성의 가정에서의 역할까지 주어져 이중부담으로 살고 있으며, 노인문제 또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과제로 평가되었다.
두 번째, ‘이주노동자’ 문제 관련한 선교 프로그램 마련과 발전이 요청되었다. NGO와의 연대, 국가간 연대, 이주노동의 역사와 이들의 인권옹호를 위한 목회자와 평신도 교육 마련, UN이주노동자 관련 법안 실행을 위한 교회의 역할 등이 제시되었다.
세 번째, ‘매매혼’은 이주노동자의 문제이자 여성의 문제로 교회가 정부차원에서 매매혼 중개에 관한 규제 법안을 마련하여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특별히 매매혼과 관련된 국가의 경우 교육을 통해 인권의 중요성과 공동체 삶의 방식에 대한 인식을 향상 시켜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경제정책이 시민의 삶을 파괴하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안경제 정책 마련에 관심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네 번째, ‘가족관계’의 경우 교회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기개발과 자의식 향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특별히 미래 가족의 삶을 어떻게 꾸리며 살아야할지 초기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결혼준비 교육, 부모교육, 가족관계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청되었으며 특별히 양성평등 시대에 남편, 감독, 남성 목사 등 남성의 자기역할 재인식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다섯 번째, ‘가족폭력’은 여성 폭력과 어린이 폭력이 주된 관심이었다. 목회자들은 가정폭력가해자의 행동변화를 위한 일에 관심 가져야 하고, 폭력상황을 겪은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지원체계와 치유 프로그램 마련을 해야 한다. 또한 각 지방자치법에 가족폭력 관련법을 마련하도록 교회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아동학대, 집없는 거리의 아이들, 한부모 가정의 자녀 등을 위한 선교사업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가족내 약자를 위한 보호와 상담활동과 무엇보다 영적지도와 지원이 요청되었다.
이 최종보고서는 세계성공회를 통해 향후 성공회 가정사목의 정책마련과 주요한 지침을 세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