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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년예배와 하례회 스케치

입력 : 2023-01-02 19:10:22 수정 : 2023-01-20 15: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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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202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년예배와 하례회 스케치

오늘 (2023년 1월 2일, 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2023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교회협) 신년예배 및 하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신년예배는 교회협 부회장 김은섭 총회장(기독교한국루터회)이 인도하였고, 윤창섭 총회장(기독교대한복음교회)이 기도를, 교회협 서기 이천우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성경봉독을 하였으며, 테너 정태성 님의 "축복하노라" 특송 후, 회장 강연홍 총회장(한국기독교장로회)이 설교하였습니다. 

설교 후, 특별히 '기후정의주일 신앙고백문(2022)'으로 함께 신앙을 고백하고, 특별기도로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한 기도(부회장 홍보연 목사), 2교회일치를 위한 기도(회계 이기봉 목사), 사회정의를 위한 기도(한국기독청년협의회 총무 하성웅 목사),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부회장 이종화 청년)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경호 의장주교(대한성공회)의 집례로 성만찬에 참여하고, 부회장 이순창 총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의 축도로 신년예배를 마쳤습니다. 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가 신년인사 말씀을 나누고, 내빈소개를 통해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신년하례와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래는 이홍정 총무의 신년인사 전문입니다. 
 
 
- 아 래 - 
 

생명의 하나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

 

2023년 새해를 맞아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총체적인 생명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구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생명살림의 복음의 사명을 새롭게 자각하면서, 생명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해달라는 탄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걸어온 에큐메니칼운동의 길이 철저한 자기 비움의 영성과 존재적 증언에 기초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의를 쳐서 굴복시키는 회개와, 일치와 참여를 위한 값비싼 친교와, 넘어지나 엎드러지지 않는 순교적 증언과 연대로 이어지는 유기적 순환의 과정을 만들어내는데 미흡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들 사이에 주어진 마음의 에큐메니즘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외부를 향한 비판의 소리를 정작 우리 자신을 향해 행하기를 주저하며 변화를 꺼려하였습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과 같은 영성을 내면화하지 못하고, 모순(矛盾)의 갈등적 공방을 계속하였습니다.

우리는 2023년이라는 새로운 연대기적 삶의 기회를 에큐메니칼운동을 통한 복음의 진보를 이루는 기회로 삼기 위해 고린도전서 9장 19절 이하에 나타난 사도 바울의 성찰적 고백을 우리의 실천 속에 담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어느 누구에게도 매여 있지 않는 자유인입니까?  우리는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하므로 그들처럼 되어,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중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므로 그들과 다 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성찰에 대한 책임적 응답이 십자가 아래서 부활을 살아가는 에큐메니칼 신앙공동체의 존재적 증언이 되어야 합니다.

이웃과 자연이 경험하는 가난과 질병과 억압과 절망과 죽음에 상관되지 않은, 나의 부와 건강과 자유와 소망과 생명은 없습니다. 이 같은 영적 자각은 자발적 가난과 고통과 절망과 죽음의 길을 걸어 성문 밖으로 나아가신 주님의 생명의 좁은 길, 정의롭고 참여적이며 지속 가능한 전환을 만들어 가는 생명살림의 길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빈곤이 구조화된 세상이 만들어내는 혐오와 차별, 불평등과 배제를 넘어 정의로운 탈성장·탈자본주의사회로 전환합시다. 다름의 경계를 넘어 인간다운 풍성한 삶을 위한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는 공동체적·수평적 참여사회로 전환합시다. 성장의 한계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인간의 탐욕의 문명이 초래한 ‘자연 없는 인간사회’라는 존재의 위기와, 생존의 기본조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적 생명생태공동체로 전환합시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종의 심정으로 이 전환의 계기를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 앞에 철저하게 자기 의를 쳐서 복종시키는 기회, 공동체의 재창조를 위해 내가 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자신을 내려 놓는 기회, 나와 다른 지체들이 소외감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포용과 환대의 기회, 내가 가진 무엇을 더 나누며 더 섬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헌신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새해를 맞아 재창조를 위한 협의회적 계약을 갱신할 것을 다짐하는 우리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생명의 하나님의 은총이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시간을 빌어 남북한 당국에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한반도에 살아가는 평화의 주권자인 민의 생명안보를 담보로 체제안보를 위해 전쟁의 위기를 조장하는 강 대 강 벼랑 끝 전술을 즉시 중단하십시오. 신 냉전의 길에서 돌이키십시오.  한반도 평화의 주권자인 민의 명령을 따라 평화공존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십시오.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 상호체제보장을 약속하십시오. 남북한 민의 교류와 상호협력을 보장하십시오.  남북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십시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사실 상의 비핵화를 위한 평화환경을 구축하십시오. 한반도 민의 생명안보는 남북한 당국이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입니다. 상호신뢰의 구축과 대화를 통한 평화외교의 길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