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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출범 기자회견

입력 : 2023-01-27 09:14:14 수정 : 2023-01-27 09: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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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그리스도인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하여 기독교사회선교 단체와 함께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고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유가족들과 연대해 왔습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이 다가오지만 뚜렷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는 커져만 갑니다. 이에 우리는 1월 30일(월)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을 출범하고 유가족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연대하고자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출범 기자회견

 

  1. 일 시 : 2023년 1월 30일(월) 오전 11시
  2. 장 소 :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기자회견 후 분향소로 이동하여 조문)
  3. 주 최 :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4. 내 용 : 취지설명, 참가자 발언, 유가족 발언, 입장문 발표 등


* 입장문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입장문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 가까이 지났지만, 참사의 원인에 대한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방안 마련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는 그 명칭이 민망할 지경이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022년 11월 24일 첫 회의를 시작한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첫 현장조사를 나갔다. 총 55일간의 활동 기간 중 실제 활동한 시간은 28일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여야는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며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였다.

부실한 국정조사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여 2023년 1월 5일 여야는 가까스로 10일이라는 시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의 잘못을 명명백백 따지며, 앞으로 이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기에는 턱 없이 모자란 시간이었다. 결국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은 왜 참사 당일 압사 사고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경찰을 배치하지 않았는지, 당일 신고가 접수되었는데도 경찰은 왜 출동하지 않았는지, 이와 같은 잘못된 판단과 공권력 집행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앞으로 다중밀집 현상이 다시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계속해서 물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일어났던 일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내놓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진실을 숨기고 왜곡하려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이 답답한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재난안전관리의 총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정조사에서 당시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진술했지만, 참사 보고를 받은 뒤 85분 동안 단 한 통의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유족 명단이 없다는 거짓말로 유족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위로할 기회를 박탈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참사 당일에는 어떠한 안전관리계획도 세우지 않고 재난안전상황실도 운영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을 비롯한 용산구청의 부적절한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서는 기록을 조작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책임 방기도 참사의 중대한 원인이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국정조사에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우리는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진상 규명과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을 위해 국회와 정부의 기한 없는 조사가 필요하다.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철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만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우리의 질문은 그대로 남아있고 우리의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며, 따라서 우리의 싸움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회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라. 참사 당일 경찰 인력이 왜 배치되지 않았는지, 빗발치는 신고에도 불구하고 구조 인력의 출동은 왜 늦어졌는지, 희생자들의 마지막 행적은 어떠했으며 어떠한 이유로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는지, 유가족들의 만남을 막으려 한 자는 누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을 분명하게 밝혀라. 이를 위해 모든 구조와 제도를 동원해야 할 것이다.

 

하나, 정부는 책임자를 처벌하라. 꼬리 자르기식 수사는 용납될 수 없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이후 속속 드러나는 정부 고위층의 대응에서, 그리고 국정조사 청문회와 공청회를 통해 우리는 누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 참사의 목격자인 만큼 이제는 우리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때까지 폭로와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나, 정부는 유가족과 생존자, 이태원 주민과 상인, 목격자와 긴급구호 인력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고통 받는 모든 이들에 대한 정서적,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라. 또한, 이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당장 중단시켜라. 극도의 절망감에 아파하는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이며 반인륜적 범죄이다. 정치인을 포함한 2차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추가적인 혐오 발언 및 행동을 막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정부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사회 체계 마련에 적극 나서라. 살릴 수 있었던 생명들을 더 이상 잃을 수 없다. 참사의 순간마다 국가와 안전 시스템의 부재를 한탄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재난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결국 무능과 무심함을 방증할 뿐이다. 정부는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를 뼈아프게 성찰하고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나님의 위로가 희생자를 비롯한 모든 이에게 깃들기를, 그와 함께 하나님의 정의가 불의한 자들을 끝내 심판하기를 마음 다해 기도한다. 우리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은 유가족협의회와 생존자, 이태원 주민 및 상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며 기도하고 실천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3년 1월 30일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