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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 지도자, 정전 70년 한반도 종전 평화 기원

입력 : 2023-07-27 09:00:37 수정 : 2023-07-27 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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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정전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오늘 2023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정전 70년을 맞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종전과 평화를 바라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ppeal Campaign)>의 요청에 응답하여 티베트 불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제리 필레이 총무가 한국전쟁의 종식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 그리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한편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7월 27일(목) 당일 오후 3시에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공동 주관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낭독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메시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2023년 7월 27일

형제 자매 여러분, 저를 비롯한 세계교회협의회(WCC) 모든 구성원은 한반도의 화해와 정의를 향한 우리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공고히 해왔습니다. WCC는 갈등과 분열로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모든 불의한 세력에 맞서 언제 어디서나 정의를 옹호하고 평화를 이루는 역할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우리의 소명의식은 최근 들어 여러 가슴 아픈 상황들 속에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한반도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WCC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반도의 화해와 분단된 한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향한 여정에 동참해 왔으며, 도발과 대결이 아닌 대화와 만남,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을 지지해 왔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교회 평화운동을 실천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비롯한 범시민 평화운동 공동체들에게 한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역내 긴장과 대립이 다시 고조되고 있고 국내외 정치적 상황이 평화의 길에 우호적이지 않은 지금, 여러분의 헌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도전 앞에 WCC를 비롯한 국제 에큐메니칼 네트워크가 여러분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동행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지난 9월 독일 칼스루에에서 열린 WCC 제11차 총회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전쟁 종식과 평화구축에 관한 의정서’를 채택하여 WCC 회원 교회와 국제 파트너쉽 기구들에 연대를 새롭게 하고,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비롯한 한국 교회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달 69차 WCC 중앙위원회에서는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 성명’을 채택하여 “전쟁이 중단된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남북 관계를 보다 불안정하게 심화시키며, 한반도의 현실적 측면에서도 건설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성명에서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을 선언하고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우리의 오랜 입장을 다시 한번 깊이 호소하였습니다. 이 성명은 모든 WCC 회원교회와 국제 에큐메니칼 파트너들, 특히 1950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들의 교회들과 각국 정부가 공동으로 이와 같은 선언과 평화협정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미국, 일본, 남한, 북한 정부가 이 지역의 대결과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는 발언과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촉구하였습니다. 

여러분과 나누는 오늘의 이야기들 속에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울리는 연대의 힘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숭고한 정의와 평화를 향한 순례의 여정에 미력하나마 용기와 힘을 실어 보냅니다.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거대한 장벽들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뜻이 땅에서 이루어 질 때까지”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WCC는 여러분들과 함께 정의와 화해, 일치와 평화를 향한 순례를 계속 애쓰며 나아갈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며 서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삼위일체 하나님의 축복과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달라이 라마 메시지

2023년 7월 24일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하여 한반도의 주민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한반도 위기에 대해 평화적이고 항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때 저는 스무 살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는 88세입니다. 지난 수년 동안 저는 세계 각지의 젊은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자신의 지역에서 평화를 구축하려는 그들의 결의를 전적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서로 연결된 의존적인 세상에서 더 이상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경제체제는 다르더라도, 세계 한 지역의 평화와 안녕은 다른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의존해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새로운 세대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여기에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이 달려 있습니다. 저는 오늘을 살아가는 80억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고통이 아닌 행복을 원한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최근 한국에서 진행되는 종전평화캠페인에 찬사를 보냅니다. 저는 이러한 활동이 더 크게 인식을 고양시킬 뿐 아니라 더 깊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굳게 확신합니다. 동시에 평화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 안의 증오와 질투의 마음을 줄이고, 연민의 마음과 더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부터 평화를 발전시켜야만 공동체와 국가, 그리고 세계에 평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무기에 의존하거나 무력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대신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편의 승리와 상대방의 패배를 목표로 하는 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선언만으로는 안됩니다. 전 세계의 비무장화와 모든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를 공언해온 운동가로서 저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한반도의 모든 주민들이 평화와 번영, 안전을 누릴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상호 수용 가능한 조치가 취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나의 기도와 염원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