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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기자회견  

입력 : 2023-11-17 15:34:07 수정 : 2023-11-17 15: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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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




연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기자회견  



2023년 11월 17일(금) 오늘 오전 10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 국제위원회(박원빈 위원장)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이들을 기억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기자회견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황수영 팀장의 사회로 시작하여 각 분야별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으며 오늘 저녁 7시 동일한 장소에서(보신각) 추모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본 네트워크는 NCCK 국제위원회를 비롯하여 약 100여개 종교시민사회가 협력하고 있으며 오늘 오전 기자회견 이후에도 지난 1주일 간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3천 여 켤레의 신발을 보신각 광장에 설치하고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신발시위는 군사점령과 공격으로 숨진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보신각 주변을 지나는 누구나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남기실 수 있습니다.

NCCK 국제위원회는 다음 주 본회 72회 총회를 통해 한국의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가자지구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을 위해 기억하여 주시고 계속해서 깊은 관심으로 동행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하 발언문

 



* 애도발언 : 김민지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국제위원회)

지금 이 순간에도 무분별한 학살의 현장에서 스러져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분열 속에 무고하게 희생되는 이들의 탄식 소리가 도처에서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폭력으로 1만1천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망하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있는지는 확인할 수조차도 없습니다. 그 중에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과 꿈을 위해 진실하게 땀 흘려 일하던 노동자들과 학생들, 아동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큰 희생을 치루어야 한단 말입니까. 전쟁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연약하고 고운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이자 죽음의 굴레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혹독하게 목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75년이 넘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폭력의 역사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이스라엘 등에서 사망한 셀 수 없는 희생자를 상징하는 신발 앞에 서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지금 즉시 중단되어야합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람들의 눈과 귀가 되고자 자처하며,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잔인한 공격에 함께 저항하고 있습니다. 비극만이 남겨진 삶의 자리에서 울부짖는 가자지구의 사람들을 위해 세계 시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이곳에 선 우리 모두의 삶이 가자지구 피해 생존자들의 눈물과 한 맺힌 통곡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강에서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의 자유가 성취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를 위해 동행해나가야 함을 이 시간 다시 한 번 고백하며 결단합시다. 우리의 연약함이 계속해서 만나며 연결되어 보다 창조적인 연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하늘의 자비를 구하며 희생당한 모든 이들을 애도하는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발언: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알시파 병원을 습격했습니다. 수백 명의 군인을 투입했고 병원에 탱크까지 진입시켰습니다. 이스라엘은 최근 아예 병원을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악마의 무기라고 하는 백린탄으로 병원들을 폭격하고 있고, 저격수를 배치해서 환자와 의료진을 표적 살해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창 밖을 내다보다가 가슴을 저격 당해 의료진 바로 옆에서 즉사하는 일들이 벌어져 왔습니다. 그뿐입니까. 이스라엘이 전기와 연료를 끊고 병원의 태양광 패널을 고의로 파괴해서 인큐베이터에서 울부짖던 수많은 신생아들을 죽게 만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병원에 대피령을 내렸는데, 세계보건기구가 이미 한 달 전에 지적했듯이 중환자와 신생아들에게 병원을 떠나라는 건 사형선고입니다. 환자를 버리지 못해 많은 의료진들도 병원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가자지구 전역이 파괴당해 오갈 곳 없는 피난민들이 병원에 모여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수백 명이 모인 그 병원들을 집중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알 아흘리 병원을 폭격했을 때는 비난이 들끓자 자신들이 한 게 아니라고 발뺌을 하더니 지금은 병원을 대놓고 공격하고 환자와 의료진을 살해하며 구급차를 폭격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나 죽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도 없습니다. 일주일 전(10일)부터 가자지구 보건 체계와 통신이 완전히 마비돼 사망자 숫자가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채로 폐허와 암흑 속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인종 청소가 아니면 대체 무엇입니까. 오히려 인종 청소라는 말을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한 교과서적 만행을 이스라엘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는 게 이들의 명분이었습니다. 그 말에 미국이 편을 들어줬고, 많은 언론들이 받아썼습니다. 설령 사실이라도 그게 환자와 의료진을 공격할 이유가 될 수 있습니까. 게다가 이스라엘이 습격한 병원에 하마스 지휘부의 흔적은 없었고, 있다던 지하터널 입구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자신들의 내부 문서에 드러났듯이 가자 지구 전체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집트로 내몰아 완전히 점령할 ‘기회’로 여기고 병원까지 공격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저희가 온라인 회의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의사들은 너무나 많은 환자들과 의료진들이 죽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의료인들은 이 호소에 끝까지 답을 하려 합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키는 팔레스타인 의사들과, 이 끔찍한 비극 속에서도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온 마음과 뜻을 함께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오늘과 같은 연대를 더욱 키우는 것만이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 발언: 진영인 (숲나학교 학생 NGO Let's Peace)

안녕하세요. 저희는 숲나학교 학생 NGO Let's Peace에서 활동 중인 진영인, 진황휘, 이성재입니다. 저희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평화에 대해 공부하고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알리자는 취지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걸 알게 된 후, 저희는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어디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나이 또래 학생들이 총을 들고 전쟁에 참여해야만 한다는 게, 학교와 병원이 폭격에 맞아 제대로 된 교육과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어린 나이에 끔찍한 상황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하루빨리 전쟁이 멈춰야 한다고 생각해, 저희는 저희의 자리에서 행동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학교 내에서 신발을 모으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에서 발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들은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목숨을 잃어도 애도의 시간조차 없이 도망가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전쟁은 서로에 대한 증오와 폭력만을 낳을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혐오하는 것은 곧 나를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전쟁은 해결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고한 생명들만 희생되는 것이 전쟁입니다. 전쟁을 통해 국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전쟁에서 승자는 없습니다. 여러분, 승자 없는 전쟁을 우리는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요? 전쟁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승자 없는 전쟁을 멈추고, 공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저희 NGO에서 함께 읽은 만화책이 있습니다. 만화책의 주인공인 필리스트에게 모든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담아 한 마디하며 마치겠습니다. 하루빨리 필리스트가 엄마나무에 가서 노래를 불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팔레스타인에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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