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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6·15 공동선언 3주년을 맞는 목회자의 입장'

입력 : 2003-06-17 11:50:4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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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 3주년을 맞는 목회자의 입장

- 참여정부는 공동선언의 정신을 굳게 이어가야 한다 -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는 복이 있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분열과 분단의 역사속에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기도해 온 우리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은 6, 15공동 선언 3주년을 맞아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6.15 공동선언은 분단 반세기, 민족분열을 획책하는 그 숱한 거짓과 술수로 점철된 분단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칠천만 겨레가 염원하는 것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임을 온 세계에 알린 민족적 거사였으며 통일로 가는 가장 확실한 이정표였다. 3년 전 그날의 선언이 있어  오늘 남북의 혈맥이 이어지고 한반도가 세계로 웅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것은 비단 남북정상만의 합의가 아닌 칠천만 민족의 합의이며 선언이었다. 그것은 선언서에 인쇄된 문자가 아니라 마음이었으며 언어가 아니라 민족혼의 발로였다.  그날의 흥분은 세월이 흘러 바래질 것이 아니라 통일의 역사 도정에서 더욱 빛나고 더욱 뜨거워져야 할 감격이었다. 누구라서 이 선언을 막아설 수 있을까? 그 어떤 정치세력도 그 어떤 힘도 6.15 선언의 정신을 부정한다면 한반도 운명을 책임질 수 없을 것이며 도도한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한반도의 도약을 위한 결정적 선언을 한지 3년, 오늘 우리는 이날을 어떻게 맞고 있는가? 그날의 주역들을 특검이라는 법률적 논리로 재단하고 있는 현실은 과연 무엇인가? 여야의 특검법 재개정을 전제로 발효된 법은 정치권의 무능과 무관심으로 아무런 손질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그 도덕적 기초를 잃어 버렸다. 우리 목회자들은 현재의 정치권이 민족의 운명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에만 집착하는 세력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지을 수가 없다.

 

지금은 소모적 논쟁의 시간이 아니라 온 민족의 지혜와 역량을 민족의 공조와 화해를 위해 결집해야 하는 시점이다. 참여정부는 이점에서 분명한 자기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무원칙하게 보여지는 외교행보를 정리하고 민족의 화해를 위한 새로운 각성이 요구된다 지금은 다시 한 번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굳게 이어가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으로 21세기 격랑의 역사 속에서 평화의 길을 찾아나서야 할 때임을 깊이 깨닫기를 바란다.

 

2003. 6. 14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