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기원에서는 교회여성들의 간절한 소망을 아뢰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기도, 찬양, 말씀의 시간을 가졌다. 예배는 사회자 없이 모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드려졌고 말씀은 이 땅에 평화를 세워 가는 것을 춤으로 형상화하여 몸으로 선포되는 말씀을 전하였다.
특별히 현장증언 시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상황을 일기로 써서 화제가 되었던 아말 후세인(13세 9개월)이라는 이라크 소녀가 나와서 증언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아말은 전쟁이 끝났음에도 이라크인들은 아직도 떨고 있다고 전하고, 한국 기독인들이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이 사실을 이라크 사람들에게도 전하겠다고 하였다. 또한 이라크 사람들은 새해가 평화로운 한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라크가 한국처럼 평화로운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증언의 시간을 마쳤다.
2부 봉헌에서는 회중 사이로 움직이는 이라크 현장사진에 손을 대어 희생의 현장과 마음으로 교감하고 치유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지며 봉헌의 시간을 가졌다.
3부 결단의 시간은 강당을 나와 기독교 회관 앞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다짐과 결단의 시간을 가지며 '파병저지·이라크 평화기원 기도회'의 순서를 모두 마쳤다. 아래는 낭독된 선언문의 전문이다.
생명 · 평화 · 정의를 사랑하는 기독여성의 이름으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
“평화가 너를 다스리게 하고 정의가 너를 거느리게 하리라”(이사야 60:17)
폭력과 전쟁에 얼룩진 죽임의 세상에서 절망의 한숨이 늘어가는 이 때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다시 오셔서 생명·평화·정의의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지난 2003년 3월 20일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에 의해 벌어진 이라크 무력침공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우리 기독여성들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분명 힘을 앞세운 강대국의 명백한 침략전쟁이요, 살인전쟁이다.
우리 기독여성들은 하나님의 평화를 지켜내지 못한 죄를 고백하며 이제라도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생명을 살리는 기독여성으로서 정부가 이라크 파병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이 노골적인 파병 요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한국은 세계평화를 깨뜨리고,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제국주의적 침략임이 명백한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동참하려고 한다. 지난 11월 30일 이라크에서 한국의 민간인이 저격 피살된 사건이 있은 후에도 한국정부는 테러를 용납하지 못한다며, 파병계획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의 파병계획은 또 다른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 불러올 것이다. 한국정부는 테러의 명분을 더 이상 제공하지 말고, 한국의 청년들과 무고한 이라크인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한국정부는 이라크 내 치안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파병 대상국들이 잇따라 철회 또는 유보 쪽으로 태도를 전환하고 있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인간방패로 이라크에서 전쟁을 몸소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전투병이 아니라 전기, 수도, 의료시설 등 사회기반 시설의 재건과 구호다.
파병성격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병규모와 시기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그 이전에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이라크의 상황이며 파병반대 국민여론이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파병결정을 기정사실화하여 진행하는 미국과의 협상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정부는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이라크민중 뿐 아니라 아랍세계와 대치할 위험성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전투병 파병이 우리의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정부는 구시대적인 국익논리에서 벗어나 세계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기독여성들은 사회적 약자와 생명, 여성인권을 유린하는 패권적 군사주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한국정부는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 미국정부는 한국에 대한 파병압력을 즉각 중단하라.
2003년 12월 15일
교회여성평화연대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구세군대한본영여성사업부, 기독교대한감리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여교역자연합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전국여선교회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여선교회연합회, 기독여민회, 대한성공회전국어머니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전국여교역자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여전도회전국연합회, 가정생활위원회, 여성교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여교역자협의회, 한국기독교장로회여신도회전국연합회, 한국기독교장로회전국여장로회,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