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민족대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남,북 공동으로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바 있다. 올해는 북측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남과 북이 각기 남북 공동결의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발표된 결의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3·1 민족자주선언
오늘은 일제에 맞서 자주독립을 요구했던 역사적 3·1항거 85돌이 되는 날이다. 3·1 항거는 일제의 지배를 거부하고 오직 자기 민족의 힘으로 살겠다는 민족자주정신의 발로였으며, 지난 수천 년 동안 자주권과 존엄을 지켜왔던 민족적 자존심과 기개의 표현이었다.
우리는 오늘 겨레의 핏줄 속에 면면히 흐르는 자주정신과 민족적 자긍심을 되새기며 민족 앞에 놓인 전쟁과 분열을 극복하고 자주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강토는 수 천년 민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삶의 터전이며, 이 곳에서 다시금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족 전체의 굳은 의지이다. 핵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이 땅의 전쟁위기는 겨레의 운명을 위협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올해 남과 북, 해외 온 겨레의 단결된 힘으로 전쟁위협을 막아내고 평화와 통일의 너른 길을 열어 나갈 것이다.
- 우리는 남과 북을 비롯한 전민족적 단결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50년이 넘는 불신과 대결은 불과 3년에 걸친 왕래와 접촉을 통해 극복되어 나가기 시작했으며, 단합과 단결의 기운은 한층 높아졌다. 체제와 사회가 달라도 민족은 하나이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 부강의 나라를 건설해 나가는 것은 우리 시대 최고의 과제이다. 올해 우리는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 우리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 기도에 온 겨레의 힘으로 단호히 맞서 나갈 것이다.
일본은 올해 벽두에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강행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본격적으로 제기하여 우리 민족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본이 과거 침략과 학살을 벌인 것에서 나아가 과거를 미화하고 영토분쟁까지 일으킨다면, 이는 참을 수 없는 범죄이다. 우리는 남과 북, 해외 온 겨레의 힘으로 일본의 군국주의 기도를 분홰해 나갈 것이며, 일본의 범죄행위를 단죄하는 아시아연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 우리는 올해에도 6·15공동선언을 통일의 이정표로 삼아 이의 실천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6·15 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함께 세운 통일의 이정표이며, 단합의 표상이다. 6·15공동선언을 실천하는 과정이 곧 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우리는 올해에도 6·15, 8·15 등 민족 공동의 기념일을 계기로 남북공동의 통일행사들을 성대히 개최하여 6·15공동선언 정신을 더욱 힘차게 실천해 나갈 것이다.
- 3.1 민족자주정신 만세!
- 6.15공동선언 만세!
-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만세!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
2004년 3월 1일
서울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