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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관련 예장 총회 인권위원회 성명서

입력 : 2004-06-28 11:00:0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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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총회 인권위원회는 24일 인권위원회를 열어 비명에 숨져간 고 김선일 형제의 죽음을 추모하며 아래와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후 부산 사회선교협의회 안하원 목사를 통해 장례 절차에 협조하는 한편, 고 김선일 형제 기념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펼쳐나가기로 결의했다.

 

고 김선일 형제 사건이 발생한 후 23일과 24일에는 총회 인권위원장 김상해 목사와 인권위원 이명남 목사, 부산 사회선교협의회 안하원 목사가 부산 현지 유족을 방문하고 빈소를 예방한 후 위로금을 전달했다.

 

 

예장 총회 인권위원회 성명서

고 김선일 형제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라크 추가 파병 철회를 촉구한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태로 인한 고 김선일 형제의 죽음을 비통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슬픔에 잠겨있는 유족과 온 국민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임하시기를 기도한다. 더욱이 고인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아랍권 선교에 뜻을 둔 그리스도인으로 성실한 삶을 살아왔기에 우리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한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번 사건을 접하며 아래와 같은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어떠한 이유라도 테러리즘은 반대한다.

우리는 민간인 신분이었던 고 김선일 형제를 처참한 방법으로 살해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어떠한 이유라도 테러는 정당화 될 수 없으며, 특히 이번 사건은 충분한 협상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임을 규탄하며, 더 이상의 만행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는 국민과 유족 앞에 깊이 사죄하라.

정부는 고 김선일 형제의 사건을 보고받는 과정과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부의 이라크 파병 원칙을 분별없이 발표함으로서 협상의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리는 잘못을 저질렀다. 정부는 고 김선일 형제의 무사 귀환을 기원해온 유족들과 온 국민의 염원을 져버린 실책을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이제라도 장례절차 일체와 유족들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3.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을 철회하라.

정부와 국회는 이번 고 김선일 형제의 죽음에 책임을 통감하고,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미군을 비롯한 모든 외국군이 명분없는 침략군과 점령군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과 재건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전투병을 비롯한 한국군을 추가 파병한다는 것은 또다른 무고한 희생을 초래하고 우리나라와 이라크 더 나아가 이슬람권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4.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통치에 반대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궁극적인 원인이 미국의 부당한 이라크 침공과 점령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더 이상 폭력의 악순환과 무고한 희생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미군의 조속한 철수와 이후 이라크 및 유엔 주도하의 이라크 주권이양 및 평화 회복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에 대한 부당한 파병압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거듭 반인륜적 테러를 규탄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에 대해 복수와 분노로 대응한다면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라크 추가 파병 철회를 다시 한번 촉구하며 그에 대신하여 평화를 위한 봉사단과 재건 지원단을 파견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 한번 슬픔을 당한 고 김선일 형제 유족을 위로하며, 하나님의 지극하신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

 

2004. 6. 24.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상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