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을 통해 백도웅 목사(KNCC 총무)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여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폭력, 분쟁, 테러, 전쟁으로 이 지구촌은 불안에 휩싸여 있습니다. 분쟁과 갈등이 있는 이 시대는 종교계의 대화와 협력을 더욱 요청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각 종단은 분명 전통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신학이 다릅니다. 그러나 분명히 같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화를 위해 나를 내어놓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이 시대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 이인자 원장 역시 "종교는 다르지만 이 땅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다같은 얼굴, 다같은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갑고 기쁩니다"라고 인사했다.
행사의 실무를 맡은 정해선 부장(KNCC)은 "이 자리는 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정책협의회나 특별한 주제로 논쟁을 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가장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웃종교의 모습이며, 따라서 서로 알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습니다."라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순서는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천주교 순으로 각 종단별 평화운동 활동을 나누고, 공동 협력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이문숙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는 기독여성연대, 교회여성연대, 교회여성평화연대, 반전평화교회여성연대, 교회여성평화연대 순으로 시대에 따라 발전해온 교회여성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그 동안 기독여성들은 전쟁반대를 위한 평화운동, 북한 어린이 돕기 모금운동, 기도회 등의 사업을 조직하였고, 최근에는 비상대책뿐 아니라 여성의 시각에서 일상적인 평화운동을 전개한다는 취지로 평화교육과 워크샵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개신교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유근숙 목사(기장여신도회 총무)는 1984년부터 나라를 위한 평화기도잇기 운동, 북한결핵환자 돕기, 북한과 나눔을 위한 기독교 어버이 금식기도회, 통일희년을 바라는 어머니 예배, 평화의 쌀 보내기 운동, 분유·이유식보내기, 평화문화 만들기 캠페인, 북한교회여성 초청 운동 등 북한과의 나눔 운동을 소개했다.
불교 발표자로 나선 임효정 위원장(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시민연대위원장)은 불교계도 개신교와 비슷한 활동이 많이 있다며, 90년대에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를 설치하여 북한에 쌀보내기, 의약품보내기 운동 등을 전개하였고, 최근에는 농업자활을 위한 활동, 난민문제, 인권문제 등에 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지리산의 눈으로 평화운동을 전개하자는 슬로건 하에 댐건설 반대와 같은 '지리산 살림 운동', 자기가 변하지 않고는 세상이 변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실천하는 '지리산 평화결사' 조직, 빨치산과 군경 모두를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도교의 고윤지 회장(천도교여성회)은 이웃종교 여성들의 활동을 들으며 작은 종단으로서 더욱 분발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느껴진다며 그간 진행해 왔던 남북평화운동을 소개했다.
남한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북한에도 천도교 종단이 살아있으며, 그 동안 북한천도교인들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연대하여 식량보내기, 옷보내기, 룡천돕기 모금 등의 사업을 전개했다고 소개했다.
원불교의 권예주 회장(전국여성회 서울교구)은 큰 종단들에 비해 물량적으로나 인적으로는 많이 하지 못하지만 북한에 분유보내기, 탈북자와 함께 김장담그기, 탈북자 자녀들의 고충 함께 나누기 등의 남북평화 사업들과 대안학교, 환경운동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천주교 김영선 수녀(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한민족복음화 분과장)는 장상연합회 한민족복음화분과에서는 "비전향장기수", "대북지원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였고, 일주일 중 하루절식, 하루기도 등의 운동을 통해 조선가톨릭협회에 2억여원 정도를 송금했고, 식량과 면천 등의 물품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일반여성들 중 종교여성들이 하는 일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서로 하는 일들에 대해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한국에서 다양한 종단의 여성들이 북한의 여성들과 만나는데 만남을 갖기전 종단 여성들 간에 함께 모여 의견의 조율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KNCC 여성위원회 주최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일단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는 데에 대해 서로 간에 뜻깊은 의미를 부여했고, 앞으로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차원에서 이와 같은 만남과 교류의 자리가 종종 이루어져 교리와 신학을 뛰어넘어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인의 한 목소리가 더 넓혀지고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참석자 모두가 기대하며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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