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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장애인선교협의회 보고

입력 : 2004-10-11 06:45:5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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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韓日 장애인선교협의회가 2004년 10월 5-8일 일본 동경 하코네 스코레 프라자호텔(Fuji Hakone Land Schole Plaza Hotel)에서 韓日 NCC 공동주최로,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란 주제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한국측에서는 박희헌 위원장을 비롯해 32명이 참석했는데, 장애인 참가자는 16명(지체장애-4명, 척수장애 2명, 언어장애 3명, 뇌성마비 1명, 정신지체 2명, 시각장애 2명)이었으며, 6가지의 언어(한글/ 일어/한글수화/일어수화/한글점자/일어점자)를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교류를 했다.

 

10월5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행사장소인 후지산 밑 하코네(箱根)까지 180Km 정도였지만 동경시내의 교통체증으로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바람에 행사에 늦게 도착했다.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개회예배는 나카무라 유스케(일본 NCC障害者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히다가 케이스케 목사(성공회 성 바나바교회)가 요한복음 14장 25-31절 말씀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평화>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핵심 내용은 예수께서 십자가 사건 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너희가 평화를 알았다면"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생명과 물질을 나눔으로써, 권력지향과 자기중심의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면서, 특히 생명의 중요성을 깨달은 장애인은 그리스도의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 은 '주님의 平和(슈노헤이와)'라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10월6일) 주제 강연은 세키타 히로오(일본기독교단 神奈川 교구소속, 前 청산(아오야마)학원 교수) 선생이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란 제목으로 했다. 강연을 통해 먼저, 韓日양국은 일본침략사 문제와 사죄라는 역사인식의 공유가 우선해야 한다고 하면서 세계화시대에 평화, 인권,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과제 모색과 연대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2장을 중심으로 "성령의 은사의 다양성과 일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에 있어서의 부분과 전체"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의 은혜는 약한 자에게, 그리고 비천하고 멸시받는 자와 함께 하며, 복음에 기초하는 공동체는 항상 은혜로 부름받아 성립되는 것이며, 거기에는 인간적인 자랑같은 것은 뒤집어지며 '오히려 이것(약하게 보이는 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히려 반대로'라는 역설이 복음의 참 성격이라고 말하면서,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서로 배려한다'고 하는 의식 변혁이 필요하며, 이는 고린도전서 12장 25,26절의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 하느니라"는 말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애인의 약한 부분 그 자체가 하나님의 강함이라고 하면서, 그 근거로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人子)이 된 것, 약한 자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겠다는 約束,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에 대한 招請,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하겠다는 同伴,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는 自由,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는 派送을 예로 들었다. 결론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력과 협동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위하여', '함께', '으로서(입장)'의 세 기둥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양국의 장애인들이 평화와 공생을 위해 함께 섬겨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측 발제자인 양동춘 목사(KNCC 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는 [한국 장애인운동의 상황과 현재]에 대해 강의했다. 발제를 통해 한ㄱ구의 장애인들은 사회를 향해 장애인인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2002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망 사고후 장애인 이동권 요구가 강해졌고, 교육권, 노동권 등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장애인 권리지키기 차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법안은 장애인단체와 장애 유형별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법안을 낸 것으로서 높이 평가했다.

 

일본측 발제는 시부사와 히사시(일본기독교장해자단체협의회) 선생이 [나는 여러분을 향한 선물입니다]란 제목으로 했다. 발제를 통해 장애를 가진 우리는(발제자도 척수장애인) 장애 자체도 인격 전체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바울의 '가시'를 예수님께서는 족한 은혜이며, 온전해지는 능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장애 때문에 하나님과 대화와 기도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25년간 교사 경험을 언급하면서, 장애아동 하나 하나가 빛이라고 하면서, 빛은 우리들이 가야할 곳, 안전한 곳을 가르쳐 주며, 그 빛에 의해 모두가 살아가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이 널리 펼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애아동은 '세상을 향한 선물'임을 강조했다.

 

이어 오후 시간에 분과토론 및 전체토론을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시각장애 그룹에서는 성령의 역사 가운데 서로의 느낌을 교류했으며, 향후 韓日맹인전도협회 간에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청각 그룹에서는 양국의 시설, 교회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특히 수화에서 공통적인 것을 발견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지적장애에서는 장애여성 성폭력상담이 일본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지체 그룹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의식변화가 중요하며, 이는 삶속에서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 교회에서는 규모는 작고 특별한 것은 없지만 '장애인과 함께 한다'는 기본의식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장애아동이 발생할 경우 장애부모모임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고 활동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양국 교회의 과제로는 사회 문화적 체험과 목회자, 평신도, 장애인, 비장애인의 적극적인 교류 참여가 필요하며, 장애인 순회예배와 장애인 신학에 대한 논의 그리고 구체적인 과제 발굴의 필요성에 대해 공유했다.

 

폐회예배는 박희헌 위원장이 누가복음 10장 33-37절의 말씀을 가지고, 강도 만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가 주님이 필요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위원장님은 설교를 통해 세상에서 고통받는 사람, 삶의 기쁨 없는 사람, 동서남북에서 모여든 모든 사람에게 주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셋째날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고덴바 코로니인 노기꾸료(野菊寮)를 방문했다. 이 기관은 1961년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自由大學'으로 부시지마 요시도모 선생에 의해 창립되었다. 요시도모 선생은 동경 아이꾸 요꼬학교 입학식에서 "우리 아이가 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고민하다가 이 단체를 시작했다고 한다. 고덴바 코로니 운영 방침은 첫째, 기독교정신(인간의 힘으로는 너무 힘든 일이기에), 둘째는 생활자와의 관계성으로서 가정환경을 조성함으로 장애인도 가족과 함께 살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생활자는 5세부터 40세까지였으며, 에클레시아 후지산 예배당을 세워(1977년 4월) 사망자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현재 10가정 80여명이 6개동의 생활시설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1개동에 10-13명의 원생과 3-4명의 교사가 함께 생활한다. 월요일 오전에 자체 예배를 드리고, 주일에는 동네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고, 그 외 평일에는 원예. 빵굽기, 보석가공, 종이접기, 목공, 공예, 회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운영재정은 원생의 부모가 속해 있는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결어 : 1994년 첫 번째로 양국 NCC 장애인선교협의회가 시작된 후 2년전 첫 번째로 서울에서 선교협의회가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 선교협의회이다. 이번 모임에 한국측에서는 다양한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그 어느 때 보다 의미가 있었고,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여 어려움도 있었지만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양국 기독교 모임이지만, 장애인 문제를 선교로 보느냐 복지, 인권으로 보느냐 등의 관점의 차이도 있었고, 정신지체 장애그룹의 경유 일본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자 했지만, 실제 상황은 양국이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국의 장애운동이 최근 활성화되면서 역동성과 발전 가능성은 한국이 더 전망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韓日양국에서 농아장애인이 각각 3명씩 참석했는데, 한국은 수화통역자가 1명이었고, 일본측은 3명이나 참석해서 역시 일본측이 앞선다는 생각도 들었다. 2년후 제3회 장애인선교협의회를 한국(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을 합의했는데, 장애와 갈등문제의 해결방법은 '교류(콤뮤니케이션)'라는 확신이 있기에 이 모임의 발전을 더욱 기대해 본다.

 

 KNCC 장애인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