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는 조성렬 박사(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와 노정선 박사(연세대학교 교수)가 “2·10 북한 외무성성명 이후 북핵문제의 전망”, “2·10 북한 외무성성명 이후 북핵문제와 한국교회와 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조성렬 박사는 '2. 10 핵보유 선언'이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와 노무현 대통령의 LA연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베를린 대학 연설 등의 대북 유화 정책이 배경이 되었다고 전제하고, 북의 핵 개발 자체에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논의 주제가 핵무기 보유와 폐기로 전환되고, 6자회담의 협상 틀이 북미 양자의 일괄협상의 틀로 바꾸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이나 미국은 물론 관련국들이 핵비확산조약(NTP) 체제를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조성렬 박사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김영삼 정부가 핵을 가진 북한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결과, 결국 북미간의 대화로 경수로 사업에서 남한이 30억 달러의 경비를 부담하고도 문제해결에서는 배제되었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이번 북핵 관련 문제에 대한 남한의 대응에 대해서 기존 협력의 틀인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을 계속 유지함으로 남북간의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번 북핵 문제 해결의 고비는 핵보유국이 핵미보유 국가들에 대한 핵사찰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의제가 될 오는 5월의 NPT 평가회의 이전에는 북이 NPT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6월말을 북핵 문제 해결의 고비로 전망하였다.
노정선 박사는 성서 해석을 바탕으로 북미 핵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에서 온다고 밝혔다. 개인 윤리의 차원에서만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서말씀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강대국이 먼저 핵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를 위해서 경멸보다는 사랑으로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북을 악마, 사탄으로 규정하는 것은 하나님의 판단이지 인간이 누가 천사고 누가 악마인지를 심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부시 대통령과 미국의 강경파들을 에둘러 비판하고 이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 일은 유엔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체 토론을 통해서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비핵화 정책은 반드시 고수되어야함을 다시 확인했다. 핵 무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또 다른 방어시스템을 불러오며, 한국은 미국 주도의 MD 전략에 참가할 수밖에 없으며, 군비증강 논리가 압도하게 될 것이며 평화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힘을 잃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사건의 추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북한 핵 보유 발언에 말려들어가는 것은 협상전략상 불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또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핵의 평화적 이용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국제 사회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고, 더불어 핵 없이도 살수 있는 방안을 북에게 제시하고, 이를 위해 현재의 남북간 경제, 민간교류와 협력을 지속시키는 동시에 국제여론을 설득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