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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 조선학교 토지문제에 관한 국제연대 성명서

입력 : 2005-05-13 04:25:4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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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 조선학교 토지문제에 관한 국제연대 성명서

빼앗지 말아요! 우리학교!

 

  1. 식민지 시대 강제 이주된 재일조선인들의 부락을 도쿄올림픽 개최를 이유로 다시 강제 철거시켜 이동시킨 지역 에다가와, 쓰레기 매립지였던 이곳은 소각장과 소독장 밖에 없었던 곳으로 제방시설도 없고 배수처리도 되지 않는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당시 도쿄도는 집값을 받는 것은 물론 행정상 당연히 해야 할 업무조차 포기한 상태였으며 재일조선인들은 할 수없이 스스로 하수도, 배수, 도시가스 등의 거주환경을 개선해왔고 민족교육을 위해 합심, 학교를 일구어 냈습니다.  
  2. 이러한 역사적 경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도는 과거 최소한의 지원 정책을 외면하고 나아가 조선학교 측과 계속적인 협상과정에 있었음에도 갑작스럽게 태도가 돌변하여 아이들이 현재 교육받고 있는 현장을 빼앗겠다는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3. 도쿄도가 주장하는 근거 또한 궁핍하기 짝이 없습니다. 불하(토지매입)협상은 주택과 학교를 관리하는 관할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회피하여 주택만 3.5-7%에 매입, 학교는 협상과정 중 제소하였고 퇴거를 요청할 법적, 역사적 근거도 없어 지금까지 한번도 학교에 퇴거를 요청한 적도 없으며 임대료도 청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다가와 지역의 개발에 이권을 노린 과거 시의원과 건설업자의 감사청구를 핑계 삼아 조선학교가 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 인권, 국제아동권리조약 등의 보편적 양심의 문제를 떠난 ‘없애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상식에 어긋난 처사입니다.
  4. UN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온갖 가증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본심을 ‘에다가와 조선학교’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 내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을 지지하는 세력과 조선학교를 없애 제국주의의 길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세기 동안 반공에 사로잡혀 재일조선인 그리고 조선학교의 역사와 인권상황을 바로 볼 수 없었던 한국사회, 이제 불운의 역사를 넘어 한국의 시민,사회가 에다가와 조선학교의 문제와 재일조선인 민족교육의 권리를 위해 협력해 나아갈 것입니다.   

 

 

빼앗지 말아요! 우리학교!

학교를 빼앗지 말라는 아이들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도쿄도는

에다가와 조선학교 토지문제에 관한 재판을 취하하고,

재일조선인 민족교육의 권리를 보장하라!

 

 

누가 이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내쫓겠다는 것인가? 누가 이 아이들을 교실에서 내몰겠다는 것인가?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 찬 저 운동장과 조선말을 따라 외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넘쳐 나는 저 교실을 누가 짓밟겠다는 것인가?

 

세계에는 상식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 상식은 인간 세상을 그런대로 살만한 곳으로 이끌어 온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런 상식이 지금 일본 땅, 토교라는 거대한 첨단도시의 한 구석에서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다.

 

에다가와 조선도쿄제2초급학교.  

 

1940년, 도쿄도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이유로 조선인의 밀집부락을 철거하고, 이곳 에다가와에 조선인들을 강제 이주시켰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이곳에서 조선인들은 형용하기 힘든 온갖 역경을 참아내며 억척같이 삶의 터전을 일구고, 또 그 터전위에 직접 모래?자갈을 사고, 운동장의 돌을 골라 자랑스럽게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만들어 자녀들을 가르쳐 왔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런데 도쿄도는 이제와서 이 학교와 운동장을 내어 놓으라고 한다.  더 나아가 조선학교가 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으니 나가게 해달라고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해 놓은 상태이다.

 

누구인가?  도쿄도의 이시하라 지사인가? 이시하라의 도쿄도인가? 아니면 이천년 역사의 일본 그 자체인가?  우리는 식민지지배의 역사적 책임을 묻거나, 인간이 살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곳에 강제 이주시킨 과거의 경위를 들추거나, 일본이 비준한 국제인권조약이나 아동권리보호조약의 준수를 요구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기본 상식에도 어긋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교육의 터전을 없애겠다는 것인가? 왜 도쿄도는 계약기간 만료라는 구차한 논리에만 집착하여, 모든 소리에 귀 막고 또 눈 감고 있는가?  조선학교를 죽이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인가?  

 

우리는 도쿄도가 늦게나마 부끄러움을 직시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즉각 취하하여 상식과 양심의 세계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의 권리를 보장함은 물론, 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역사에 대한 양심을 회복하고 주변국가로부터 존경받는 국가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만일 일본이 반대로, 양심과 정의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조선학교의 목을 죄려 한다면, 그 손은 결국 일본의 목을 죄게 될 것임을 경고함과 동시에, 우리는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 및 전 세계의 양심세력과 결집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05년 5월 12일

 

<한국 23개 단체, 가나다순>

광주인권운동센터/교육문화공간‘향’/국제민주연대/다산인권센터/동북아평화연대/민족문제연구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거청산위원회/범민련남측본부/불교인권위원회/역사문제연구소/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재외동포연대추진위원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참교육연구소/중국동포의집.외국인노동자의집/천주교인권위원회/한국교회인권센타터/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해외교포문제연구소/KIN(지구촌동포청년연대)/KNCC인권위원회/KYC(한국청년연합회)

 

<해외 6개 단체, 가나다순>

재독한국여성모임(독일)/재외한민족센터(미국)/재일조선인인권협회낑끼지방본부(일본)/코리아NGO센터(일본)/한국문제연구소(일본)/한민족유럽연대(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