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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 정리

입력 : 2006-05-08 04: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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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일부터 4일까지 수유리 기장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이 열렸다.

이 심포지움은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출범 기념행사로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장로회(PROK)가 공동주최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주관하여 국내외에서 약 150여명이 참석했다.

 

해외참가자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약 15개국의 교회와 25개 정도의 기독교 에큐메니칼 단체 지도자들 4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시기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온 교회의 대표자들이다.

 

참가자들은 아직도 냉전의 갈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다양하게 변화하는 동아시아의 정세 속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세계교회가 연대해야 할 구체적인 일들을 모색했다.

 

강연과 발제, 토론을 통해서 평화를 만드는 일은 기독교 선교의 한 부분이 아니라, 바로 이 시대 선교의 가장 핵심적인 것임을 확신했다. 또한 동아시아에 평화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요소로서 아직도 전시체제에 있는 남북의 상황과 동북아 지역 내 각국의 긴장관계들(일본-중국, 대만 문제),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미국의 갈등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이란 군사전략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었다. 따라서 모든 참가자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반대하고, 북한의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하며, 1953년의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도록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는 일에 세계의 모든 교회들이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KNCC를 통해 남한교회와 해외교회 그리고 해외의 기독교 발전 기구들을 초청하여 ‘북한 사회 개발을 위한 콘소시움(Consortium)’을 시급히 창설하는 일을 제안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평화헌법개정 움직임에 대응해서는 일본 교회의 평화 헌법 9조 개정 반대 운동을 지원하기위해 올 해 9~10월 경 아시아교회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제안했다.

 

이 외에도 참가자들은 다양한 교류활동을 통한 상호 평화교육 프로그램과 바닥 공동체로부터의 평화운동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움 기간 중 긴급제안으로 국민적 동의 없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것과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서 검찰이 국가보안법 혐의로 징역 4년형을 구형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서명을 받았으며, 5월 4일(목) 심포지움 후에는 평화현장 탐방으로 평택 미군기지 이전 터를 방문하여 기도회를 가졌다. 경찰력에 가로막혀 대추리 현장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평화를 갈망하는 주민들에 대한 국가 폭력을 중단하고 연행된 이들을 석방할 것과 주민과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아시아와 세계교회들이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연대를 시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후속 활동과 조치들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성 명 서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주의 백성들이 2006년 5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수유리 기장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으로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고 논의하였다. 이 국제 심포지움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아시아, 유럽및 북미주에서 온 교회 지도자들과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 약 150여명이 참가하였다.

 

금번 심포지움은 1984년 세계교회협의회에 의해 시작된 일본 도잔소 협의회와 1986년 스위스 글리온회의, 그 후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 등에 의해 주선된 후속 모임들의 정신을 이어 받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의 수많은 교회들이 끊임없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정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들이라 불릴 것이다”(마태 5:9)라는 선포는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선교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평화를 만드는 일은 우리 선교의 한 부분이 아니라, 바로 이 시대의 선교 그 자체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평화를 만드는 일이 이 시대 선교의 가장 핵심적인 것임을 믿는다. 또한 우리는 안보라는 것이 일방적인 방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가해진 부정의(injustice)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룸으로써 성취될 수 있음을 확신 한다 - 성서적 관점에서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인 것이다. 이러한 확신을 가지고 우리는 아시아의 현실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만들어 내는 길을 함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냉전체제가 종식되었지만 아직도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요원해 보인다. 남북한 정전 협정은 아직도 남북한이 냉전의 틀속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며, 이는 동북아 지역의 안보를 저해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심포지움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동북아 지역의 안보를 이룩하는 중요한 열쇠 중 하나라는 것에 인식을 공유하였다. 또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도 동북아의 안보를 저해하는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공유하였다.

  • 일본과 중국의 힘겨루기(power struggle)
  • 대만 이슈(the Taiwan issue)
  • 일본과 북한, 북한과 미국의 긴장 관계

우리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정책이 동북아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는 것에 인식을 공유한다.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오키나와와 평택기지는 미국의 군사 작전의 중심 기지로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에 속한 국민들로 하여금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의 주도하에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으로 이끌 수 있다.

 

2000년 남북한 6.15 공동 선언에 힘입어, 남북한의 민중들은 협력과 교류, 연대를 통한 기회를 확대함으로 평화의 기틀을 세워나가고 있다. 또한 동북아의 여성들은 국경과 종교, 인종을 초월하여 평화공동체를 이룩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우리는 평화에 대한 희망을 찾는다.

 

우리 기독인들은 억압 받고 소외된 이들과 연대하도록 부름 받았으며,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과 협력할 것임을 천명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제안(propose) 한다;

  • 세계교회협의회가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협의하여 북한 발전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하는 일.  
  • 아시아기독교협의회가 “동북아 평화와 안보를 위한 전략팀”을 강화하는 일.
  • 아시아기독교협의회가 동북아의 정의. 평화 문제를 심도 있게 대처하기 위하여  여성, 청년과 현장 운동체들이 대거 참가할 수 있는 협의회를 발족하는 일.
  • 동북아 교회들이 목회자들과 평신도, 청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총체적인 평화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일.
  • 평화 교육의 자료들을 공유하는 일.
  • 동북아 지역의 교회들이 교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일.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남한교회와 해외교회 그리고 해외의 기독교 발전 기구들을 초청하여 ‘북한 사회 개발을 위한 콘소시움(Consortium)’을 시급히 창설하는 일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반대 하고, 북한의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하며, 1953년의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도록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는 일에 세계의 모든 교회들이 동참하도록 하는 일.
  • 세계 교회들의 북한 방문을 격려하는 일.
  • 세계 교회들이 일본 교회의 평화 헌법 9조 개정 반대 운동을 지원하고 돕는 일.

 

 또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권고(encourage) 한다;

  • 전 세계 기독인들이 동북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 평화 통일과 북한의 교회를 위해 기도하도록 하는 일.
  • 한국, 일본, 미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공동으로 오키나와와 평택 기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일.
  • 일본교회협의회가 평화헌법 9조에 대한 ‘아시아 에큐메니칼 회의’를 개최하는 일.
  •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평화운동체공동본부를 통하여 평화 운동을 심화 하고, 특히 북한에 대한 소식을 알리고 공동기도문을 작성하여 세계교회에 배포하는 일.
  • 한반도 분단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하여 한강과 임진강에 평화의 배(peace boat)를 띄우고, 한강에 평화 공원을 조성하며, 평화 축제나 기념대회를 개최하는 일.

2006년 5월 4일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에서 아래의 참가 교회들과 기관들에 의해 채택 됨

남인도교회  Church of South India

재일대한기독교회  Korean Christian Church in Japan

일본그리스도교연합교회  United Church of Christ in Japan

한국기독교장로회  Presbyterian Church in the Republic of Korea

필리핀연합교회  United Church of Christ in the Philippines

대만장로교회  Presbyterian Church in Taiwan

필리핀교회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the Philippines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홍콩교회협의회  Hong Kong Christian Council

일본교회협의회  National Christian Council in Japan

일본크리스찬아카데미  Japan Christian Academy

영국개혁교회연맹  United Reformed Church

독일베를린선교회  Berliner Missionswerk

독일동아시아선교회  Deutsche Ostasienmission (DOAM)

헤쎄나사우주교회  Evangelische Kirche in Hessen und Nassau

남독일선교회  Evangelisches Missionswerk in Sudwestdeutschland (EMS)

스위스mission21  evangelische missionswerk basel

독일교회협의회  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 (EKD)

재독한인연구센터 Korea Research Communication Centre, Germany

미국세계선교회  Common Global Ministries, United Church of Christ, USA/Church(Disciples of Christ)

캐나다연합교회  The United Church of Canada

미국교회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the Churches of Christ, USA

아시아기독교협의회  Christian Conference of Asia

세계교회협의회  World Council of Churches

세계개혁교회연맹  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

세계기독청년학생연합 아-태지부  World Student Christian Federation, Asia-Pacific Region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강정구 교수 구형에 대한 우리의 입장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함께 모인 우리 에큐메니칼 운동가들은 현재 한국의 주요 평화 이슈인 평택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힌다.  

 

우리는 평화로운 농촌이었던 평택 대추리, 도두리 지역이 미군기지 이전 계획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현장이 파괴되고 수많은 평화 운동가들이 구속되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미군기지 이전 계획 같은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일에 국민적 합의와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큰 우려를 갖게 되었다. 또한 그곳에 오랫동안 삶의 터전을 일구어 온 주민들조차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물리력으로 강제 집행을 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정부는 지금이라도 힘을 논리를 버리고 국민적 합의를 구하는 일에 먼저 나서기를 촉구한다.

 

또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 심포지움이 열리기 바로 전날 한국의 양심적 지식인 중에 한 사람인 강정구 교수가 전세계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4년의 구형을 받았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놀라게 만든다.  한국의 진전된 민주화를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아직도 한국사회 구석에 남아있는 불행한 과거의 유산이 엄존하는 현실을 목도한다. 우리는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기를 바라며 강정구 교수가 억울한 재판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기도할 것이다.

 

2006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