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논평 - 북한의 핵실험에 대하여
금번 북한의 핵실험은 그 동안 국제사회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UN을 중심으로 UN헌장 7조를 발동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우리는 이번 핵실험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전역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경제제재와 군사적 제재까지 포함한 UN헌장 7조의 발동에는 반대한다. 이는 결국 국제사회가 교류와 대화를 통한 북한의 자연스러운 개방과 발전보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의 한 줄기가 제재와 압력으로 일관해온 정치적 실패로 인한 결과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그동안의 정책에 대한 반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인근국가와 산발적인 무력충돌을 일으키는 파키스탄은 핵실험과 보유를 허용하면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핵을 보유하겠다는 북한에 대해서만 불허하는 국제정치의 이중적 잣대는 정의를 알고 양심 있는 국가라면 취할 수 없는 태도이다.
물론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해왔고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것은 핵으로 인해 이 땅에 살아가는 선량한 이들의 생존권이 위협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논리선상에서 생존을 위해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국제사회의 정의롭지 못한 처사가 분명히 행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숙고 없이 강변되는 강력한 제재는 북한정권이 아닌 민간인의 희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는 핵실험 이전으로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처지와 주장에 더욱 귀 기울이며,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하여 진솔하게 자신을 개방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 또한 현재의 상황으로 혼란스럽겠지만 지난 수 년 간 남과 북의 협력에 기초한 교류와 협력을 통한 안정과 평화의 힘이 다른 어떤 무력이나 제재보다 강함을 잊지 말고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인적 물적 교류는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지속해 나가기를 요청한다.
평화는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얻어야하는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다. 더욱 성숙되고 안정적으로 한반도 정세 조성을 위하여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이번 일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의 입장과 생각을 알리고 평화와 정의의 하나님께 기도할 것이다.
2006년 10월 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