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2006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성탄 메시지

입력 : 2006-12-19 02:40:49 수정 :

인쇄

2006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성탄절 메시지

-그리스도의 평화가 고통당하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누가복음 2장 14절)

 

온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사랑이,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모든 이들에게 참 평화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기 예수님은 지극히 높으신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말구유를 찾아 오셨습니다. 주님의 오심은 세상의 부와 권력 그리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 세상으로부터 소외받고 멸시당하는 비천한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친구가 되고 평화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땅 곳곳에서는 기아와 질병, 테러와 분쟁, 반목과 질시에서 비롯된 억압과 공포를 경험하고 있으며, 절망과 고통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주변을 둘러보면 사회적인 양극화로 말미암아 고통 받는 이웃들이 도처에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인 약자들이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미 FTA 협상,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 북한 핵실험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증대, 부동산 투기, 이라크 파병 철군, 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 등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곳곳에는 전쟁과 기아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의 이웃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고통과 문제들을 자본주의와 효율성의 논리만을 가지고는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2000년 전에 아기 예수님은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경쟁이 아닌 나눔을, 승리와 지배가 아닌 희생과 섬김을, 증오가 아닌 사랑을, 분쟁과 전쟁이 아닌 평화를 이 세상에 선포하셨습니다. 그럼으로써 권세 있는 자들과 마음이 교만한 자들이 내쳐지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높여지고, 배고픈 사람들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이 주님의 길을 순종하며 따라 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아기 예수 오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사랑을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과 세상에 전할 때입니다. 소외받고, 고통당하는 이웃들과 그리스도의 충만한 은혜를 나눕시다. 그래서 소외받고 고통당하는 이웃들에게 주님의 평화가 넘치고, 이 세상에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희망이 넘쳐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6년 1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권   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