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민족단합대회 남측대표 293명은 전세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남측대표단과 해외 대표단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평양 대성산 남문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둘째날 치러지기로 했던 6.15공동선언 7돌기념 민족단합대회는 한나라당 박계동의원이 주석단에 앉는 문제로 10시간동안 협상으로 벌였지만 서로의 이견만을 확인한채 협상을 다음날로 미루어야만 했다. 2500여명의 평양시민과 남측, 해외대표단은 10시간 가량의 기다림에 지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숙소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남북대표단은 16일 오전부터 한나라당 주석단 배정 문제에 대한 협상을 계속했고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 양측대표단 집행부는 남측대표단의 참관행사를 먼저 진행했다.
남측대표단은 오전에 만경대고향집과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을 방문하고, 광복거리에 위치한 단고기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러나 협상은 여전히 진전이 없어, 대표단은 양각도호텔 주변을 산책하는등 오후 내내 휴식과 여가를 즐겨야 했다.
오후 7시경 갑자기 호텔 로비가 술렁이기 시작하면서 협상 타결이 다가온듯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오후 8시 종교부문 대표자 회합이 소집되었고, 이 자리에서 원불교 정인성 교무는 남북대표자간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알렸다.
정 교무는 한나라당 의원이 불참하더라도 민족단합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런 결정에 앞서 KNCC 권오성 총무와 진관스님 등 종단 지도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4차례에 걸쳐 만나 주석단을 고집하지 말고 6.15정신에 따라 대회에 참여해 줄 것을 권면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후 9시 양각도호텔 연회장 앞 로비에서 개최된 남측대표단 전체모임에서 백낙청 상임대표는 "한나라당이 불참하더라도 민족단합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하였고 백 상임대표는 "종단 지도자들의 권유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했으나, 결국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되었다"면서, 이런 결정에는 "종단 지도자들의 조언이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실무진은 이날 늦게라도 대회를 열 것을 북측에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북측의 사정으로 17일 오전에 민족단합대회와 폐회식이 함께 열렸다.
오전 11시 개최된 민족단합대회는 남측대표단의 출발시간에 맞춰 공동대표들의 연설과 각측 대표의 토론, 대회선언문 낭독의 순서로 진행되었고, 곧이어 폐회식이 진행되었다.
남측대표단은 오후 1시경 평양순안비행장을 출발 서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