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제주도 뿐 아니라 한반도와 아시아 전체에 있어 중요한 평화 문제임을 공감하고, ‘제주도’라는 지역문제에 머물러 있던 활동을 기독교 중앙단위로 확산하고 지역 운동에 힘을 싣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기도회에 앞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에 대해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정은 팀장의 설명회가 먼저 개최됐다.
박 팀장은 “제주 이외에 서울 혹은 다른 지역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언론에 나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운을 띄운 뒤. 제주 해군기지는 절차상 문제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에 있어서도 커다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팀장은 ‘선거법위반혐의로 이미 당선 무효형을 받은 도지사가 군사기지와 같은 중대 현안을 결정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전화로 찬반을 묻고 이를 군사기지 찬반의 결정의 근거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조사에 조작이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도가 조사한 통계결과 경제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건설로 부대효과를 노릴 수 있는고 선전,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주민들을 동조하게 만들고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나뉘도록 하는 등 심각한 주민 갈등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군 주둔지역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반도 내 모든 공군 기지에 미군이 접근 배치할 권한을 갖는 만큼 한국군만 머문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미-일 동맹 강화 그리고 중국과의 대치 긴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 국제 정세에서 제주도 내 군사기지화는 중국의 새로운 ‘타킷’(목표물)을 의미하며 한반도 전체의 긴장을 급속도로 냉각시키게 될 것이라고 박 팀장의 분석했다.
그는 물론 미군이 배제된 제주도 내 한국군 기지 역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을 만들도록 그대로 제주를 놔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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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를위한 기도회ⓒ 장익성/에큐메니안 |
유원규 목사(KNCC 정의평화위원회, 한빛교회)는 “사람이 걸어간 자리에 풀이 자라지 않는 것 처럼 군사 기지가 들어서고 회복됐다는 말을 한 번도 들은 적 없다”고 말하며 기도회를 시작했다.
박성화 목사(기장 제주노회 교사위원장)와 윤재향 국장(EYCK 국제협력국)은 제주 땅에 하나님의 웃음이 깃든 평화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제주 지기를 막을 수 있도록, 권력이 아닌 생명 평화를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의해 이 나라 정책이 이뤄지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서일웅 목사는 ‘평화의 길을 아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 기독인들은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평화의 섬을 지키기 위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행복한 꿈을 나누게 하는 것은 군사적 힘에 의한 경쟁이 아니라 생명을 보존하는 일”이라며 “미 재국의 군사력에 의존하려고 하는 것이나, 군대를 이용한 안보 유지는 중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가 우리에게 준 평화의 의미는 제국의 힘이 아님”을 거듭해 강조하고, "사랑을 경험하게 하고 소망하게 하는 길이 진정한 평화”라고 말씀을 전했다.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현지 활동가의 활동 상황에 대해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대책위’의 고유기 씨는 2002년 처음 불거져 현재에 이르고 있는 제주 군사지지 건설 저지에 대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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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대책위 고유기 선생의 경과보고ⓒ 장익성/에큐메니안 |
고 씨는 “문제는 2002년부터 시작됐지만, 군사주의에 의한 제주의 아픔은 이미 일제 때 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는 일제 말 일본군의 총 집결지로 큰 상처를 받았고, 4.3사건의 기억이 아직도 생존해 있는 지역”이라며 이후로도 박정희 군사 정권에 의해 끝임 없이 미군 기지화 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군사주의 위협을 받아왔던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갗는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험의 땅에서 평화의 땅으로 뒤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5년간의 논의였다. 하지만 논의를 한순간에 되돌리는 것은 한순간 이었다”며 많은 학자들과 지식인 그리고 고위의 정치 지도자들이 공시적으로 내놓은 제주의 ‘비무장 중립화’ 선언을 말하지 않는 것에 씁쓸해 했다.
또, 제주 기지 문제는 민주화 되어가고 있다 말하면서도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국가 권위주의를 확인하는 계기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제주 기지건설 반대에 종교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나서고 있음은, 평화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고 확고한 저항이라며 이것은 평화의 물줄기 만들어가고 지지 건설을 저지하는 희망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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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목회를 하며 기지건설 저지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 장익성/에큐메니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