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WCC 코비아 총무 이명박 대통령에 서한 전달

입력 : 2008-07-07 04:24:31 수정 :

인쇄

세계교회협의회(WCC) 사무엘 코비아 총무는 지난 7월 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한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취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서신을 전달했습니다.

그는 서신에서 ‘새로운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이 ‘멀지 않은 과거에 두 한국이 이루어 낸 공동성명의 정신을 무시함으로써 관심과 동시에 실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새로운 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노력을 잠재적으로 방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WCC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UN의 활동과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완전 이행을 지지해 왔음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코미아 총무는 1일 남한의 교회들과 NCCK, 그리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북한)에 또 다른 서신을 보내, 영변에서 일어난 진전이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의 6자회담을 ‘자극’할 것이며, 이로 인해 이 회담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캐나다 연합교회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건없는 한반도 관계 강화를 요구하는 서한을 지난 주일 보냈다.

* 영문 서신 원본은 문서자료실에 있습니다.

<코비아 총무의 서신>

대한민국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제네바, 2008년 7월1일

대통령 각하,

세계교회협의회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다자간의 노력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 최근의 진전에 크게 고무돼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핵 시설과 핵물질의 목록을 제출하기로 결정하고 뒤이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한 것은 6자 회담이 한단계 나아갔다는 것을 분명히게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고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목록에서 삭제했다는 뉴스 역시 고무적인 것입니다. 이같은 징표들은 우리로 하여금, 다양한 당사국들이 육자회담의 합의에 따라 밟아 나가고 있는 단계들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키기 위한 합의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남아 있는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진전은 사실,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중요한 발전입니다. 최근에 일어난 이러한 진전은 정치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 프로그램을 철회하겠다는 분명한 약속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각하, 육자 회담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국들이 다자간 외교를 통해 이 과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신들의 노력을 축하해야 하겠지만, 저는 각하께 그동안 각하의 정부가 요구해 왔던 모든 전제조건들과는 상관 없이 남북한의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들을 취해 줄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WCC는 지난 수십년간 한반도의 상황을 지켜 봐 왔습니다. 남한의 이전 두 정부의 지도자들이 추구해 온 ‘포용정책’은 ‘화해와 협력, 평화, 그리고 공동번영’을 강조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완하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남한에 의해 추진된 남북 협력을 강조하는 정책과 움직임은 남북 관계에 있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진전을 이루어냈으며, 신뢰를 회복하는 소중한 사례들이 쌓여 나가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비핵화, 개방 그리고 비전 3000’이라는 각하의 취임 연설에 반영된 남한의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멀지 않은 과거에 있었던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관심과 함께 실망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각하, 우리는 남한 대북정책의 이같은 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노력들을 잠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WCC와 전세계의 회원 기구들을 대신해서 각하께 남북한 관계를 악화시기키 않는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생각 때문입니다.

남한에 있는 WCC 회원 기구들은 이미 각하의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러한 최근의 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WCC는 각하의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취한 정책과 관련해서 남한의 교회들과 관심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 정부가 지난 주 보여준 긍정적인 움직임에 창조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각하께 촉구하는 바입니다.

각하, 각하의 정부가 조만간 남북관계에 있어서 질적인 진전을 이루어 내고 또 그것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이 앞당겨지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소망하고 있습니다. WCC는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UN의 노력과 핵확산방지조약(NPT)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지지를 여러 차례에 걸쳐 천명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 왔습니다. WCC 실행위원회는 지난 2004년에 다음과 같은 기도를 드린 바 있습니다.

한민족의 분단으로 인한 깊은 슬픔으로부터 당신께 외칩니다.

그 분단은 분열된 세계로 안한 희생입니다.

당신은 평화의 종으로 세상에 오셔서,

사랑과 평화를 주셨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당신은 슬픔의 한가운데서 희망의 징표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각하, 통일과 화해가 이루어지고 평화가 실현된 한국을 향한 모든 노력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연대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평화를 위한 세계 기도일에 드려진 중보기도로 편지를 마칩니다.

사무엘 코비아

WCC 총무


<한국의 회원 교회들에게 보내는 서신>

남한에 있는 WCC 회원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제네바, 2008년 7월1일

에큐메니칼운동의 친구들에게,

WCC에서 인사드립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첨부해 여러분들과 공유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의 요청에 따라, 그리고 WCC가 조정하고 의장을 맡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개발 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의 제안을 받아, 나는 남한 새 정부의 eoqr 정책에 대한 에큐메니칼 가족들의 관심을 전달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움직임을 주시해 왔으며, ‘비핵화, 개방 그리고 비전 3000’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서 발표된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동시에, 지난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우리에게 희망의 징표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것은 ‘불능화 과정’안에서 이루어진 아주 소중한 진전임을 나는 믿습니다. 또, 이러한 새로운 발전이 6자회담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국들을 고무시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입장을 갖도록 만들 것임을 믿습니다.

예언자 미가가 말한 바와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자기의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입니다.”(미가 4:4) 이 말씀이, 모든 사람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며, 화해가 이루어지고 통일된 한국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지속적인 기도와 희망이 되게 하십시다.

하나님 안에서 여러분을 위해 봉사하는

사무엘 코비아

WCC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