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인권주간 연합예배 및 제 23회 인권상 시상식이 12월 10일 오후 6시 기독교회관 2층에서 개최됐다.
이 날 제23회 인권상은 인권활동가 박래군 씨가 수상했다. 인권상 선정위원회는 박래군 씨가 올 1월 발생한 용산참사 희생자들에게 가해진 정의롭지 못한 국가 권력에 앞장서 저항함으로서 사회적 양자의 인권옹호에 직접 헌신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문제가 위기 상황임을 현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알려냄으로서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새 생명을 잉태케 하는 데 기여했기에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박래군 씨는 1994년 인권운동사랑방을 조직 인권운동을 위해 활동해 왔으며 현재 용산 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박래군 씨는 용산 철거민 참사 활동과 관련해 수배중이어서 인권상 수상식에는 박 씨를 대신해 용산 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대변인 홍성만 씨가 수상과 수상소감을 대독했다.
박래군 씨 수상소감 또 한 번 큰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올해 5월에도 큰 상을 받았는데, 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인권상을 받게 되니 수상의 기쁨보다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훌륭한 선배 인권운동가들이 받아왔던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부족한 저를 돌아봅니다. 참으로 많은 일을 해왔던 것 같은데 어떤 일 하나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좌충우돌로 내달아왔던 세월들이 주마간사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설 수 없는 게 저의 현실입니다. 지금은 경찰의 감시의 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는 없지만, 그들의 손아귀가 닿지 않는 아주 좁은 공간이 제게 허용된 자유의 전부일 것입니다. 수배자로 벌써 9개월여,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1개월을 눈앞에 보고 있습니다. 지독히 추운 겨울 시작한 이 싸움의 첫 단계도 끝내지 못했는데, 벌써 눈발이 날리는 겨울입니다. 저는 수배생활을 마치고 감옥에를 가고 싶으나, 감옥에 가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먼저 용산 열사들의 장례를 지내고, 그분들의 가족들이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하고, 철거민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살인적인 재개발 정책의 전환의 계기를 만드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인권활동가의 한 사람으로 자유를 유린당하는 현실에 눈감을 수는 없습니다. 또 평등을 향한 우리의 행진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그 길에 연대하는 것은 인권활동가라면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지금도 인권침해의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인권활동가들에게 이 상은 돌아가야 합니다. 용산참사 현장을 지키면서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고, 기도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을 받아야 합니다. 국가폭력과 구조적 차별로 인해 눈물짓는 인권침해자들이 없는 세상, 사회적 약자들이 배제되지 않고 소외되지 않는 세상, 그들이 스스로 힘을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 인권의 가치가 하나도 남김없이 실현되는 세상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으며 살겠습니다. 더 이상 인권운동이 필요 없는 날이 올 때까지 몸과 마음을 바쳐 살다 시대와 더불어 사라질 수 있도록 더욱 겸허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지금도 용산참사의 해결을 위해 마음을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2월 10일 박래군 드림 |
한편 예배는 본회 정의평화위원회 정상복 목사의 사회로 이상진 목사의 기도와 박순이 정교의 성경봉독 인권센터 이명남 이사장의 설교로 진행됐다.
이명남 목사는 ‘하나님의 형상과 생명의 존중’을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인권운동은 바로 우리 교회의 사명’이라며 ‘한국 교회는 인권의 우선의 선교사명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황숙영 총무가 △용산 참사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사과와 △비정규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사형 집행의 중단과 사형제의 폐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인정과 대책복무제 허용을 담은 2009년 한국교회 인권 선언문을 낭독했다.
인권예배를 축하해 감리교 하예성교회 김지은 씨가 특별 피아노 연주를 했고, 박덕신 목사의 축사로 예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