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보도] 제7회 한•일 NCC 장애인 교류 세미나가

입력 : 2014-05-15 04:14:43 수정 :

인쇄

 

2014년 제7회 한•일 NCC 장애인 교류 세미나가 4월 30일(수) ~ 5월 2일(금) 2박 3일의 일정으로 제주도 명성수양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장애인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유시경 신부(대한성공회 교무원 총무부장)의 인도로 시작된 개회예배는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하나의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였습니다. 홍기원 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부위원장)는 설교를 통해 “장애인 선교는 복음과 복지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한국교회는 시혜적 선교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장애인의 참된 인권회복과 행복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더불어 “교회가 장애인들을 대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장애인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신앙생활은 물론 교회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장인 이예자 위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지난 WCC 제10차 총회에서 장애인의 참여가 확대되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고, 단순 참여자가 아닌 중앙위원회 위워느 에큐메니칼 컨버세이션 발표자, 워크샾 운영자, 성경공부 진행자 등 각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마당, 사전대회 프로그램, 예배 등 총회 전반에 걸쳐 장애인의 참여가 높았다는 점은 향후 장애인 선교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위원장은 WCC 총회 이후 장애인 선교를 위해 크게 세 가지를 제안하였습니다. 첫째는 장애인 선교의 확장을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둘째, 장애인들이 모든 회의와 행사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 마지막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 안에서 장애인 선교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 제안을 함께 나누며 앞으로 장애인 선교는 한국교회는 국경을 넘어 적어도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발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이라는 주제 아래 교회 공동체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고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실제로 장애인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실제적 내용을 담은 발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측 첫 번째 발제자인 한성현 목사(니시아라이교회)는 먼저 장애인/비장애인이라는 호칭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미 호칭 속에 장애/비장애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놓은 것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한 목사는 장애학에서 장애/비장애을 말하는 두 가지의 모델을 소개하였습니다. “사회모델”과 “문화모델”인데 사회모델은 장애인이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적인 여러 장애물, 장벽 등을 걷어 없애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벽 없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반면에 문화모델은 사회변혁을 진행하면서도 장애인 스스로가 차이를 강조하고, 스스로 비장애인 사회, 비장애인 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베리어 오버(barrier over=장애 극복) 즉, 장애인 스스로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한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에 장애인이 있으면 장애인/비장애인 이라는 구별 없이 서로 소통을 깊이하고 성숙시킴으로써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두 번째 발제자인 하시모토 가츠야 사제(NCCJ 장애자와 교회문제위원회 위원장)는 장애인이야말로 교회 복음의 본질을 묻고, 장애인을 나타내는 사명을 하나님께로부터 받고 있는 귀한 존재라고 정의하면서 육체의 장애나 약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지금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의 화해와 치유의 복음은 장애인이 스스로 현실을 인정할 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복음이고, 그 현실 앞에서도 그 복음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한국측 발제자로 나선 최대열 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명성교회)는 교회는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예표라고 설명하면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 사랑과 정의와 평등의 하나님 나라를 맛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장애라는 구별을 넘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고, 한 몸으로서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교회론의 핵심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의 상호 사귐과 그에 상응하는 성도간의 서로 용납하고 받아주는 사랑의 사귐을 근거로 하고 있기에 그 사랑 안에서 과거를 치유하고 현재를 개혁하며, 미래를 소망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따라서 교회 안팎에서 더 이상 차별이 없고, 한 몸이며,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자신과 공동체를 개혁해 나가는 신앙이야말로 성숙한 신앙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한국측 두 번째 발제자인 박승유 집사(너와나의 교회)는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장애인을 동정가거나 거부하거나 무능한 존재라고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도 하나님의 동역자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교회 시설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많은 만남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둘째,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교회가 4월 20일 주간을 장애인 주간이라고 예배를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똑같은 성도이고, 사람이기에 존중받고, 관심 받고, 무엇인가 역할을 감당한다는 인식으로 전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교회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작고 세세한 일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감싸 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박 집사는 장애인은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사람으로, 하나님의 사인을 가진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21세기 역사의 한 축을 움직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였습니다.

 

폐회예배 설교를 맡은 미야이 다케노리 목사(일본 뱁티스트 연맹 우라와교회)는 장애인으로 사는 것은 내 자신이 약함을 가진 자임을 알고 약함 가운데 주가 일하심을 은혜로 받아 주가 약한 사람과 함께 계시고, 다가와 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여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신 것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걷기 위하여 많은 만남과 소통을 통해 삶을 나누어야 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배려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현장방문은 제주도에 있는 창암재활원을 방문하여 자활을 위한 작업장을 견학하면서 재활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비교적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고, 운영 또한 건실하게 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해가 거듭 될수록 장애인 교류 세미나의 내용이 풍성해지고 다양한 참가자들의 삶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공유를 통해 장애인 문제에 대해 참가자들 스스로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는 의욕이 생겨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정의•평화위원회 김창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