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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계총대주교청 방문 환영사

입력 : 2019-07-24 15:58:11 수정 : 2019-07-24 15: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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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9일, 파나르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성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계총대주교청 방문 환영사
 

 

존경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대표들과 방문하신 여러분,

 

오늘 경의롭고 신성한 이곳, 콘스탄티노플의 박해 받는 교회를 방문해주신 여러분을 큰 기쁨과 사랑으로 환영하며, 풍부하고 영광스럽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지닌, 도시 중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여러분 모두가 평안한 순례여행을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여러분의 순례여행은 오늘 두 분의 위대한 사도 베드로와 바울로의 축일을 맞이하여 더욱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유대인들의 사도였던 베드로와 여러 민족들의 사도였던 바울로는 출신지, 교육정도, 성격과 사고방식 등에서 서로가 크게 달랐음에도 조화롭고 꿋꿋하게 고대 교회를 누비며 기독교 공동체를 넓히고, 하느님의 사랑과 화해의 말씀을 전파하는 일에 헌신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들의 가르침과 순교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지켜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을 남겼고, 사도들께서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따랐던 것(고린도전서11:1)처럼 우리들이 따라야 할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이 도시에 거주하는 우리 모두는 사도들 가운데 주님께 첫번째로 부름을 받은 사도 안드레아가 그의 제자 스타치스를 첫 주교로 임명함으로써 이 교회를 세운 것에서 우리 교회의 사도직을 경험합니다. 후에 주후 331년 콘스탄티노스 황제가 비잔티움 제국의 고대도시에 ‘새로운 로마’라는 공식명칭을 부여하며 동로마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정합니다. 제2차 세계공의회(381)에서는 콘스탄티노플 교회를 총대주교 교회로 인정하였고, 제4차 세계공의회에서는 동방의 첫째 교회로 명함으로써 로마교회 다음으로 최고의 지위를 부여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방문하고 있는 이곳이 지니는 특징적인 중요한 의미는, 첫 천 년 동안,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의 교의적이고 도덕적인 가르침을 기초한 일곱 차례의 세계공의회 모두를 콘스탄티노플과 그 근방의 지역에서 개최하였다는 사실입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이후에도 세계 총대주교청은 인류 구원을 위한 노력을 그치지 않았으며, 세계공의회에서 부여한 책임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다른 지역 정교회 자매 교회들을 위한 희생정신으로 멈추지 않고 봉사하여 왔습니다.

 

1948년 극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계총대주교청은 지난 71년 동안 열정적으로 참가해온 교회일치를 위한 세계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다양한 시도와 방법을 통하여 기독교의 여러 유일신 종교들, 유대교와 이슬람교를 아우르는 다른 종교 간의 대화를 고취하고 진작하여 왔습니다. 더 나아가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일깨우는 데 세계총대주교청은 결정적으로 기여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전 지구적 차원에서 하느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기 위한 엄중한 문제를 신학적, 영적 차원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직면한 모든 도전들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의 의무는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전도자가 되는 것임을 온 마음으로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권을 옹호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과 착취로부터 죄없는 아이들과 여성들을 보호하고 선한 의지를 지닌 우리 모든 인간들 사이의 상호 존중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기 위한 결의를 다졌습니다. 이 모든 것은 물론 연대와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한 보편적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함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기쁘고 영광되게도 네 번이나 공식방문할 수 있었던 귀하의 아름다운 나라가 하나로 통일되고 귀국의 동포들이 서로 화해하는 것을 보고자 하는 여러분의 열망을 우리가 진심으로 함께 나누고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승리하도록 정의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여러분 편에 서 있으며, 지속적인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절이 되고자 항상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세계총대주교청과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여러분의 사랑하는 조국의 친구이자 지지자의 한 사람들로 여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두 분의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이셨고 축복받은 선지자이신 우리의 신학자 성 그레고리오스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의 평화의 신학에 관한 짧은 두 문장으로 여러분께 드리는 환영인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성 그레고리오스는 "평화를 사랑하고 열망하는 사람들은 하느님께 가까이 갑니다."라고 말씀하셨으며,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는 " 우리가 평화를 구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또 " 평화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으니, 더 할 말도, 더 할 일도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저희의 환영 인사를 여러분을 향한 진솔하고 애정어린 사랑의 증표로, 또 작년 12월에 서울을 방문하였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신 여러분께 저희가 전하는 깊은 감사의 표시로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축복받은 순례여행이 되시고 여러분의 모든 노고가 성공과 번영의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우리 하느님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와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