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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e뉴스 22호) 딸리아트, ‘팔레스타인’ ‘여성’ 해방을 위해 2

입력 : 2021-02-25 19:50:03 수정 : 2021-02-25 2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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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리아트, ‘팔레스타인’ ‘여성’ 해방을 위해 2
 

2019년 8월 이스라 고라이옙에 대한 페미사이드가 알려지자 팔레스타인의 페미니스트들은 점령과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논의의 장엔 서안지구, 가자지구,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난민들 또한 함께였다. 딸리아트에서 주관하는 집회가 SNS를 통해 알려지고 팔레스타인 사회에선 다양한 반응이 일어났다. 이스라엘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 비판엔 동참해도 점령에 대해선 문제시하지 않았고, 일부 팔레스타인 남성은 이스라엘의 점령 문제부터 다루라 요구했다. 이에 딸리아트 활동가들은 점령과 가부장제란 프레임 속에서 일어나는 모순을 직면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기를 선택했다.
 

딸리아트 결성에 대해 팔레스타인 사회는 어떠한 반응을 보였나요?

할라: 우선 많은 사람들이 저희 아젠다에 동감을 해주었어요.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있었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저희가 충분히 정치적인지 혹은 적격한 이슈를 다루는지 간수 하려 했어요.

나미르: 그런 사람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요. 그들은 페미니즘이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과 결이 다르거나 무관하다 생각해요. 집회가 열리기 전 SNS에서 여성 수감자 문제도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저희는 그전부터 팔레스타인 여성 수감자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어요. 저는 그런 요구들에 흔들리지 않아도 된다 생각해요. 저희가 하고 싶은 게 있고 저희가 그리는 상이 있으니깐요.

할라: “미안하지만 저의 의지에 따라 여성 수감자문제에 대한 운동을 합니다. 당신이 시켜서가 아니에요. 저는 제 사상을 당신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딸리아트의 구호를 이용해서 이스라엘의 점령을 정당화하지 말라는 성명이 발표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할라: 집회가 열리기 전 몇몇 사람들은 이스라엘 페미니스트도 초청해야 한다 주장했어요. 그들은 저희가 팔레스타인 가부장제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저희는 가부장제뿐 아니라 모든 억압에 저항합니다. 그중 첫 번째 억압은 점령이에요. 저희는 팔레스타인 사회가 점령으로 어떻게 파괴되고 여성들은 어떠한 차별을 받는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생각했어요.

 

2019년 9월 26일 딸리아트는 성차별에만 주목하는 행위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정당화하는 주장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만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팔레스타인 여성으로서 해방을 위에 봉기하겠다 밝혔다.

성차별과 점령에 저항하는 행위는 집회라는 표면적인 행동만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은 무엇을 경험했는지, 각자의 경험은 어떠한 억압과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딸리아트 활동가들은 점령이 만든 균열을 드러내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노력한다. 그들은 이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고 자신들의 비젼을 구체화 시켜 나간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할라: 연대를 하기 위해선 운동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지속하는게 중요해요. 물론 재정적인 지원이나 다른 방식도 많이 있지요. 하지만 이보다 소외된 사람들이 서로를 알고 서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때 연대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미르: 세계 각양각지의 사람들은 페미니즘이나 민족해방 등 다양한 의제를 가지고 운동을 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면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희망이 만들어지죠.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들이 활동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받았어요.

 

2020년 3월 3일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미지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는 빠르게 팬데믹 상태에 빠졌고 세계 경제는 얼어붙었다. 병원체는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선 청년 취업률이 급감하는 동시에 20대 여성 자살률이 급증했다.[1] 팔레스타인 또한 마찬가지다. 2020년 2분기 서안지구 실업률은 14.8%이었으며, 가자지구에선 49.1%를 기록했다. 그리고 가자지구 여성의 30%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으며 청년 여성들(15세-29세) 실업률은 92%에 달한다.[2]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딸리아트는 팔레스타인 해방과 여성 해방을 외치기를 멈추지 않는다. 2020년 4월 각자의 위치에서 구호를 외치는 캠페인을 비롯해 지금도 온라인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점령과 성차별에 대해 논의한다.

딸리아트 활동가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시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그리고 함께 점령과 성폭력에 저항하기를 요구한다. 한국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을 팔레스타인과 연관짓고 ‘너’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만드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부정의를 직면하기 위한 움직임에 함께 할 때이다.

2020년 4월 20일 각자 집에서 조리기구를 들고 딸리아트 구호를 외치는 캠페인 홍보 포스터


[1] 임재우(2020) 조용한 학살 : 20대 여성 자살률이 유례없이 급증하고 있다, 한겨레, URL: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outh-korea-women-suicide-rate-surge_kr_5faf50d9c5b6a37e7e31d120, 검색일: 2021년 2월 24일.

[2] 

Gisha(2020) Gaza unemployment rate in the second quarter of 2020: 49.1%, URL: reliefweb.int/report/occupied-palestinian-territory/gaza-unemployment-rate-second-quarter-2020-491 ,검색일: 2021년 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