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 청년위원회(조은아 위원장)는 “비로소 민주적인 협의회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 에큐메니칼 정신의 핵심은 상호 존중과 신뢰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창립 이래 오랜 세월 동안 정의·평화·생명을 위한 민주적인 합의와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을 이끌어왔습니다. 서로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걸어온 이 여정의 바탕에는 신뢰와 책임을 기반으로 한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합의가 있습니다. 특정 교단의 권력 독점을 막고 균형을 맞추는 것, 교단과 교회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 역할과 책임을 배분하는 것은 에큐메니칼 운동이 오랜 기간 지켜온 소중한 전통입니다. 그러나 최근 NCCK 총무 선출 과정에서 오랫동안 지켜온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합의와 전통을 뒤흔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조직의 존립을 넘어서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고백하는 우리의 신앙과 그 고백의 책임을 지는 실천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운동의 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스스로 잘라내는 일입니다. 우리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해치는 독선과 독단을 허물고, 연합의 원칙을 되새기고 공동체의 질서를 바로 세움으로 ‘협의회’라는 우리의 본질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협의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우리 청년들은 4년 뒤에도 운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이 운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기적 위기 모면에 안주할 수 없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운동의 민주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합니다. 현재의 인선 과정은 세력의 크기와 자본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는 연대와 협의라는 에큐메니칼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운동의 자율성과 정당성, 민주성과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깐의 위기를 잠시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인 선택과 단견적인 대응이 아니라, 위기를 직면하는 용기와 예언자적 상상력입니다. 현상 유지와 침묵, 회피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협의와 연대를 통해 외압과 타협에 저항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제안합니다:
첫째, 총무 선출 과정에서 청년들의 발언권과 의결권을 보장하십시오.
청년은 ‘에큐메니칼의 미래를 짊어질 다음세대’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지’입니다. 단순한 상징으로써 청년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을 넘어서 의사결정과 정책 결정에 청년들의 실제 참여를 제도화하십시오. 모든 세대가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책임과 소속감을 함께 나눌 때, 우리의 운동은 더 많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보다 현실적이고 민주적인 운동이 될 것입니다.
둘째, 기존의 교단 간 협의 과정을 더욱 민주적으로 개선하십시오.
교단의 규모나 영향력이 아닌, 에큐메니칼 정신과 운동의 비전을 기준으로 한 인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균형과 연합, 연결을 위한 새로운 협의가 필요하다면 청년위원들을 포함한 협의과정을 함께 마련해갈 수 있도록 문화, 제도적 개선에 힘써주십시오. 특히 인선과 같은 중요한 결정의 경우, 투명하고 공개적인 과정을 통해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고 동행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를 확립해야 할 것입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는 내부의 민주적 합의를 통해 자립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NCCK 선배들이 지켜온 에큐메니칼 정신을 존중하며, 동시에 더 민주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동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함께 협의하고 연대하여, 진정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복원을 위해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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