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한국 기독교 신학자들의 성명서
- 국가보안법 (이하 국보법) 철폐를 놓고 우리 사회는 양분되어 있다. 국가보안법은 1950년대 전쟁과 냉전의 시대의 산물이다. 국보법의 제정 목적은 그야말로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그 시행과정에서 국민의 인권 침해, 사상의 자유에 대한 침해 등으로 문제점을 많이 드러내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국보법에 의해 사상범으로 낙인찍혔고, 사형, 고문, 투옥에 시달렸다. 이제 남북이 평화공존하고 결국 통일의 길로 분명하게 나아가고 있는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낡은 법적 테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현재 형법상 간첩죄에 관한 법, 내란죄에 관한 법, 군사기밀 보호법 등이 있어서 국가 안보를 위한 법적인 장치는 이미 잘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의 역사적 흐름에 맞지 않고, 남용의 소지가 분명하게 있는 국보법을 존속시킨다는 것은 오늘의 현실에 결코 맞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우리는 다음 몇 가지의 이유를 들어 국보법을 전면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 국보법은 국민들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폐지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모든 사람들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가질 수 있으며 국가는 이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상에 대한 견해가 일정하게 타당성을 가질 수 있고, 또 상대성을 가지므로 어떠한 견해도 피력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국보법이 이러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악법이라고 판단한다.
둘째, 국보법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억압하여 왔다. 국보법은 국가적인 폭력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국보법에 의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 등에 의해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사형당하고 감옥에서 고생하였다. 이러한 일들은 남북 분단의 비극적인 산물이며,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나 법에 의해서 하느님이 주신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잘못된 일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남북분단을 빙자하여 더 이상 인간의 존엄한 생명을 억압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국보법 폐지는 인권의 신장과 직결된다.
셋째, 국보법은 남북의 화해, 평화, 그리고 통일의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이미 남북한의 영수회담이 있었고, 지금도 남북한이 수많은 왕래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북한 정부와 북한 주민들을 민족의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의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 우리가 계속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품고 있는 이상, 평화와 통일은 가능하지 않다. 국보법의 존속은 이러한 적대감을 제도적으로 부추기는 것이 된다. 국보법은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어 이러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의 앞길을 가로 막는 방해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 기독교 신학자들은 국보법의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할 것이다. 이를 가로 막는 보수 근본주의 세력과 한나라당은 국보법 철폐에 참여함으로써 낡은 냉전 시대의 유물을 벗어던지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거룩한 노력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
2004년 10월 21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기독교 신학자 일동
김경재(한신대), 김창락(한신대), 임태수(호서대), 권진관(성공회대), 김용복(전 한일장신대 총장), 이경숙(이화여대), 이찬수(강남대), 송순재(감신대), 정원범(대전신대), 박호용(대전신대), 허호익(대전신대), 손규태(성공회대), 최영실(성공회대), 이정구(성공회대), 김기석(성공회대), 이정희(성공회대), 강원돈(성공회대), 이석규(성공회대), 최만자(새길교회), 위형윤(안양대), 양명수(이화여대), 박경미(이화여대), 이정배(감신대), 채수일(한신대), 노정선(연세대), 박명철(연세대), 정재현(연세대), 정종훈(연세대), 한인철(연세대), 임헌준(예은교회), 정경호(영남신대), 박동현(장신대), 최형묵(천안살림교회), 김용복(침신대), 우택주(침신대), 김애영(한신대), 강주민(한신대), 임희숙(한신대), 김상일(한신대), 이남섭(한일장신대), 박재순(한신대), 장윤재(이화여대), 한인철(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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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
- 韓日 장애인선교협의회 보고
- 제2회 韓日 장애인선교협의회가 2004년 10월 5-8일 일본 동경 하코네 스코레 프라자호텔(Fuji Hakone Land Schole Plaza Hotel)에서 韓日 NCC 공동주최로,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란 주제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한국측에서는 박희헌 위원장을 비롯해 32명이 참석했는데, 장애인 참가자는 16명(지체장애-4명, 척수장애 2명, 언어장애 3명, 뇌성마비 1명, 정신지체 2명, 시각장애 2명)이었으며, 6가지의 언어(한글/ 일어/한글수화/일어수화/한글점자/일어점자)를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교류를 했다.
10월5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행사장소인 후지산 밑 하코네(箱根)까지 180Km 정도였지만 동경시내의 교통체증으로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바람에 행사에 늦게 도착했다.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개회예배는 나카무라 유스케(일본 NCC障害者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히다가 케이스케 목사(성공회 성 바나바교회)가 요한복음 14장 25-31절 말씀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평화>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핵심 내용은 예수께서 십자가 사건 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너희가 평화를 알았다면"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생명과 물질을 나눔으로써, 권력지향과 자기중심의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면서, 특히 생명의 중요성을 깨달은 장애인은 그리스도의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 은 '주님의 平和(슈노헤이와)'라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10월6일) 주제 강연은 세키타 히로오(일본기독교단 神奈川 교구소속, 前 청산(아오야마)학원 교수) 선생이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란 제목으로 했다. 강연을 통해 먼저, 韓日양국은 일본침략사 문제와 사죄라는 역사인식의 공유가 우선해야 한다고 하면서 세계화시대에 평화, 인권,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과제 모색과 연대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2장을 중심으로 "성령의 은사의 다양성과 일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에 있어서의 부분과 전체"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의 은혜는 약한 자에게, 그리고 비천하고 멸시받는 자와 함께 하며, 복음에 기초하는 공동체는 항상 은혜로 부름받아 성립되는 것이며, 거기에는 인간적인 자랑같은 것은 뒤집어지며 '오히려 이것(약하게 보이는 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히려 반대로'라는 역설이 복음의 참 성격이라고 말하면서,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서로 배려한다'고 하는 의식 변혁이 필요하며, 이는 고린도전서 12장 25,26절의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 하느니라"는 말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애인의 약한 부분 그 자체가 하나님의 강함이라고 하면서, 그 근거로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人子)이 된 것, 약한 자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겠다는 約束,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에 대한 招請,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하겠다는 同伴,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는 自由, 오히려 이것이 필요하다는 派送을 예로 들었다. 결론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력과 협동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위하여', '함께', '으로서(입장)'의 세 기둥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양국의 장애인들이 평화와 공생을 위해 함께 섬겨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측 발제자인 양동춘 목사(KNCC 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는 [한국 장애인운동의 상황과 현재]에 대해 강의했다. 발제를 통해 한ㄱ구의 장애인들은 사회를 향해 장애인인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2002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망 사고후 장애인 이동권 요구가 강해졌고, 교육권, 노동권 등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장애인 권리지키기 차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법안은 장애인단체와 장애 유형별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법안을 낸 것으로서 높이 평가했다.
일본측 발제는 시부사와 히사시(일본기독교장해자단체협의회) 선생이 [나는 여러분을 향한 선물입니다]란 제목으로 했다. 발제를 통해 장애를 가진 우리는(발제자도 척수장애인) 장애 자체도 인격 전체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바울의 '가시'를 예수님께서는 족한 은혜이며, 온전해지는 능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장애 때문에 하나님과 대화와 기도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25년간 교사 경험을 언급하면서, 장애아동 하나 하나가 빛이라고 하면서, 빛은 우리들이 가야할 곳, 안전한 곳을 가르쳐 주며, 그 빛에 의해 모두가 살아가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이 널리 펼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애아동은 '세상을 향한 선물'임을 강조했다.
이어 오후 시간에 분과토론 및 전체토론을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시각장애 그룹에서는 성령의 역사 가운데 서로의 느낌을 교류했으며, 향후 韓日맹인전도협회 간에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청각 그룹에서는 양국의 시설, 교회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특히 수화에서 공통적인 것을 발견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지적장애에서는 장애여성 성폭력상담이 일본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지체 그룹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의식변화가 중요하며, 이는 삶속에서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 교회에서는 규모는 작고 특별한 것은 없지만 '장애인과 함께 한다'는 기본의식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장애아동이 발생할 경우 장애부모모임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고 활동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양국 교회의 과제로는 사회 문화적 체험과 목회자, 평신도, 장애인, 비장애인의 적극적인 교류 참여가 필요하며, 장애인 순회예배와 장애인 신학에 대한 논의 그리고 구체적인 과제 발굴의 필요성에 대해 공유했다.
폐회예배는 박희헌 위원장이 누가복음 10장 33-37절의 말씀을 가지고, 강도 만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가 주님이 필요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위원장님은 설교를 통해 세상에서 고통받는 사람, 삶의 기쁨 없는 사람, 동서남북에서 모여든 모든 사람에게 주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셋째날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고덴바 코로니인 노기꾸료(野菊寮)를 방문했다. 이 기관은 1961년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自由大學'으로 부시지마 요시도모 선생에 의해 창립되었다. 요시도모 선생은 동경 아이꾸 요꼬학교 입학식에서 "우리 아이가 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고민하다가 이 단체를 시작했다고 한다. 고덴바 코로니 운영 방침은 첫째, 기독교정신(인간의 힘으로는 너무 힘든 일이기에), 둘째는 생활자와의 관계성으로서 가정환경을 조성함으로 장애인도 가족과 함께 살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생활자는 5세부터 40세까지였으며, 에클레시아 후지산 예배당을 세워(1977년 4월) 사망자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현재 10가정 80여명이 6개동의 생활시설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1개동에 10-13명의 원생과 3-4명의 교사가 함께 생활한다. 월요일 오전에 자체 예배를 드리고, 주일에는 동네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고, 그 외 평일에는 원예. 빵굽기, 보석가공, 종이접기, 목공, 공예, 회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운영재정은 원생의 부모가 속해 있는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결어 : 1994년 첫 번째로 양국 NCC 장애인선교협의회가 시작된 후 2년전 첫 번째로 서울에서 선교협의회가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 선교협의회이다. 이번 모임에 한국측에서는 다양한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그 어느 때 보다 의미가 있었고,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여 어려움도 있었지만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양국 기독교 모임이지만, 장애인 문제를 선교로 보느냐 복지, 인권으로 보느냐 등의 관점의 차이도 있었고, 정신지체 장애그룹의 경유 일본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자 했지만, 실제 상황은 양국이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국의 장애운동이 최근 활성화되면서 역동성과 발전 가능성은 한국이 더 전망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韓日양국에서 농아장애인이 각각 3명씩 참석했는데, 한국은 수화통역자가 1명이었고, 일본측은 3명이나 참석해서 역시 일본측이 앞선다는 생각도 들었다. 2년후 제3회 장애인선교협의회를 한국(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을 합의했는데, 장애와 갈등문제의 해결방법은 '교류(콤뮤니케이션)'라는 확신이 있기에 이 모임의 발전을 더욱 기대해 본다.
KNCC 장애인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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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 KNCC 창립 80주년기념 9월 월례강좌
- KNCC 인권위원회는 2004년 9월 23일 기독회관 2층 강당에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란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 주제는 3년전 사회적 쟁점이 되었지만, 기독교 내 일부에서 이를 이단문제로 접근하면서 더 이상의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게 함으로써, 본 인권위원회의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으로 더욱 공론화 되었고, 이것이 단지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전ㆍ평화를 외치는 젊은이들에게까지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무죄판결을 내리기도 했으며,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궁극적으로는 대체복무제도 입법 행위로 풀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에 본 위원회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고자 금번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토론회는 유경동 감신대 교수가 '소수자 문제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사회정의와 인권의 문제'에 대해, 김수정 민변 소속 변호사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에 대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지지자가 본 반대논리의 문제점'에 대해 각각 발제를 맡아다.
유경동 교수는 발제를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문제'는 이제 국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해야하는 상황에 온 것이라고 하면서, 기독교인들은 이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난 5월 21일 법적 공방 이후 나타난 국민적 관심을 7가지로 정리했는데, 1) 남북대치상황과 연관된 국가적 안보와 국가존립, 2)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 3) 과거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와 군사주의와의 연관, 4) 대체복무제 자체의 정의의 형평성, 5) 유엔인권위 권고 등 국제적 추세, 6) 기독교의 정통과 이단문제, 7) 반전 평화, 생태문제와 연관된 인권적 맥락 등.
그러면서, 유 교수는 한국의 다수파 개신교가 신앙 양심적 집총거부자 문제나 전쟁 자체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빈약했던 것에 대해 지적했다. 한 예로 1959년에 홍현설 박사가 이에 대해 "평화주의자나 비평화주의자는 소명의 차이일 뿐 쌍방의 신념은 다같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지금까지 더 이상의 논의가 발전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퇴보된 것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가 부여하는 도덕적 의무사항의 원칙에 대해서는 "국가의 도덕 철학의 권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국가는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이들에 대한 유연한 국가의 공공정책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병역거부자 개인에 대해 국가나 사회의 도덕성이 이들의 공적 책임을 다양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는 국가와 개인이 상호 존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전쟁과 관련된 인간생명을 중시하는 개념, 즉 인권과 연관되어 있으며, 동시에 그 인권이 존중되어야 할 정의론과 관계있다고 하면서, 리차드 로티의 '인권문화' 개념을 소개했다. 이는 인권을 개인적 사안으로 보지 않고, 개인과 그 공동체가 함께 연대하는 성숙한 모습으로서 "더 많이 서로에 대하여 느끼는 것", 즉 상호존중이라고 말했다.
결어를 통해, 유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병역'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안보'라는 동질 개념으로 병역문제를 고착화해 소수자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사회통합과 갈등해소에 따른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인정하여 이들을 사회복지시설에 투입함으로써 사회 내적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발제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문제는 '종교와 참화 속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기독교의 평화 전통 속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당시 1776년 펜실바니아 주헌법으로 '집총거부권'이 정해졌으며, 1차 세계대전중 1917년에는 병역법으로 종교적 분파, 신조, 원칙에 따라 전쟁참여가 금해진 평화교회(메노나이트파, 제칠안식일파, 퀘이커, 여호와의 증인) 교인들에게 병역면제가 인정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중에는 평화교회파 소속이 아니더라도 종교적 이유뿐 아니라 개인의 내적 결단을 중시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었고, 베트남전이 진행중이던 1967년 징병법에서는 절대자의 존재에 대한 신념까지도 요구치 않게 되었다고 했다. 유럽 또한 유사한 상황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도를 실시하기 시작했으며, 1967년 유럽의회 평의회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개인의 권리'로 선언했다고 말했다.
최근 분쟁지역인 대만, 이스라엘 등지에서도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가 실시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김 변호사는 대만과 독일의 경우 대체복무제도입으로 가장 큰 실제적 효과로는 사회복지시설, 교육, 의료, 환경 관련 시설의 인력배치로 국가의 사회복지보장 수준의 질적 향상을 언급했다. 그리고 1998년 4월 유엔인권위원회가 결의한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마그나 카르타'인 77호 결의안을 소개하면서, 지난 9월 22일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외 22명의 발의로 17대 국회에 제출된 "병역법 중 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들이 확산되어, 한국 정부가 국제법 의무를 위배치 않고,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예외없이 무거운 형별로 처벌하는 등의 인권유린에 하루속히 종지부를 찍어줄 것을 촉구했다.
한홍구 교수는 발제를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은 보수적 기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특혜가 아니라 특정 종교에 대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박해와 차별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교회는 자기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인정시 국방약화 논리를 펴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나라는 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공중보건의, 상근예비역, 전ㆍ의경 등 대체복무인력이 20만명이 넘고 있기에, 결코 병력 자원의 부족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체복무제도의 실시는 병역제도의 형평성을 뒤흔들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 실제로 징병대상자의 60%만이 현역 복무이고 나머지 40%는 현역 복무자가 아니라고 했다. 한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문제는 오랜 동안 우리사회를 지배해 온 국가주의, 군사주의와 직결된 문제라고 하면서, 이제는 징병제를 민주주의 발전, 시민사회의 성숙, 경제발전, 남북관계 개선에 걸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먼저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기독교의 평화 전통 속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깊은 논의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그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문제를 이단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기독교 평화와 정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과, 서구국가가 전쟁 속에서 나타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어떻게 권리로 인정했는지, 그리고 유엔인권위원회 결의안의 국내법 적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의 진전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현재 국회에 발의된 '병역법 중 개정 법률안"에 대한 토론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이에 KNCC 인권위원회는 우리 정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소수자의 인권과 정의' 차원에서 인정하고, 병역법 개정을 통해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의 도덕성과 개인의 인권'이 상호 존중되기를 바란다.
- 2004 韓日 장애인선교협의회
- 2004년 10월 5-8일 일본 동경 하코네 스코레 프라자 호텔에서 "오히려 이것이 필요'라는 주제로 韓日 양국 NCC 장애인위원회 공동주관으로 장애인선교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1995년 처음 시작하여 진행되어 오다가 한 동안 중단되었다가 2002년 재개했다. 2004년 행사는 한국측에서는 박희헌 위원장을 비롯한 31명(장애인 참가자 18명-시각 2명, 농아 3명, 척수 5명, 정신지체 3명, 지체 5명), 일본측에서 40명 해서 총 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주제강연과 양측의 발제 그리고 분과토의를 통해, 장애인에 관한 문제해결을 위한 의식의 전환, 편견과 차별극복을 위한 방안 모색,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교회공동체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마직막 날에는 장애인 자활시설인 社會福祉法人<野菊寮>을 방문하여 일본 장애인들의 상황을 직접 보고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제 목 : 韓日장애인선교협의회
일 시 : 2004년 10월5-8일
장 소 : 일본 동경 Fuji Hakone Land Schole Plaza Hotel(富士箱根랜드 스코레 푸라자 호텔)
주 최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일본기독교회협의회(NCCJ)
일 정
1) 10월5일(화) 인천-나리타공항 OZ 104편 11:30 출발
16:00 일본 하코네 도착(나리타공항에서 4시간 거리, 200Km)
17:00 개회예배(설교: 일본측, 기도: 박순이 정교) 및 오리엔테이션
18:30 환영만찬회
2) 10월6일(수) 09:00 주제강연: '오히려 이것이 필요'
10:25 - 11:10 발제 1(일본측)
11:20 - 12:15 발제 2(한국측)/ 양동춘 목사(NCCK 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
12:20 - 15:00 점심식사 및 분단토의
15:00 이후 자유시간
19:00 - 20:30 분단 발표 및 토의
3) 10월7일(목) 09:00 - 09:40 폐회예배
(사회: 임흥기 목사,NCCK 부총무 / 설교: 박희헌 사관,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10:00 동경 한국 YMCA 로 이동(후지산 경유)
14:00 장애인 자활시설 방문 : 社會福祉法人<野菊寮>
18:00 동경 한국 YMCA 숙박
4) 10월8일(금) 나리타 - 인천공항 아시아나 OZ101편 13:30 출발
* 문 의 : 02-764-0203, 담당자: 011-9091-8136 (황필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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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
-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스케치
- 9월 22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6일째가 진행되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종교인의 의지를 드러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국가보안법 폐지가 가지는 민주주의 제도개혁이라는 의미와 함께, 동포형제들에게 비수를 겨누는 비신앙적인 제도의 변화 필요성, 기독교운동의 새로운 형태 발굴 등의 의미를 갖고 시작되었다.행진을 진행하며 들려오는 소리는 "미친x들", "저 x들 십자가 들고 무슨 짓들이야" 하는 즉흥적이고 격한 욕설에서부터, "저것들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뭘 모르고 저래", "국가보안법 폐지되면 나라 망해! 북한 사람들이 막 넘어 오는데 어쩌려고 저러는지 뭘 알기나 하고 저러는 건지", "요즘 시민 단체들 재정 타내려고 별 짓을 다하는 구만", "한기총도 폐지에 반대하는데 쟤들은 뭐야" 하는 온갖 따가운 시선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평화걷기를 진행한다. 거짓과 모순 속에 이 사회는 깊이 매몰되어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 양심이 무엇인지 조금만 찬찬히 살펴보면 금방 들통날 것들이 온갖 기만 속에 가려져 있다.
독재와 폭압 통치 시기 반민주, 반통일, 반인권의 총체였던 국가보안법이 마치 이제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주춧돌인양 떠받들어지고 있는 알 수 없는 모순을 바라보며, 젊은 목회자와 청년들이 모였다. 모순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이 바로 그 모순으로 인한 기득권자는 아닌지 되물으며 걷는다.
'국가보안법폐지를바라는기독인모임'은 특정 단체가 주도하는 모임은 아니다. 에큐메니칼 진영의 뜻 있는 신앙인들이 모인 것이고, 민주주의는 결국 제도의 정비라는 확신 속에 국가보안법 폐지야말로 이 시대에 주님이 걸어가신 그 걸음을 따라 걷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또한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기독교 영성을 표현하며 대중과 만나는 방식으로 고민된 것이 평화걷기이다. 촛불시위가 여전히 인기 있는 대중 운동방식이고, 삼보일배가 부문에서 신선한 모습으로 제시되었지만 기독교의 참여적 영성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식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 동안 기독교 운동진영이 진행해온 행사들을 평가해 볼 때도 대중적 홍보 면에서는 늘 아쉬움이 있었고,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하기도 쉽지는 않다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었다.
걷기는 간디, 마틴 루터킹 목사, 틱낫한 등 범 종교인들이 애용한 명상법이다. 그러나 구약의 여리고성 걷기를 비롯해서, 이 땅에 평화와 정의의 길을 열어 가셨던 예수님의 삶 자체가 걷기의 연속이었다.
'국가보안법폐지를바라는기독인모임'은 이 시대의 모순인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위해서, 십자가를 들고 행진한다. 행진은 매일 정오 기독교회관 앞에서 광화문 사거리까지 인파 속을 침묵으로 왕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는 15명 내외의 기독교 젊은 목회자와 청년단체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1차로 9월 24일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걸으면 걸을수록 이 사회는 아직도 모순이 많으며, 변형되고 가려진 갈등들이 여전하다는 것을 참여자들은 고백한다. 논의 과정은 남아 있으나 추석연휴 이후에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진실과 양심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모든 신앙인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국가보안법폐지를바라는기독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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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
-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이사장,총무 이취임 감사예배
- 기독교 사회봉사 전문기관으로, KNCC와 한국의 대표적인 개신교 8개 교단들이 연합하여 1963년 설립한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이사장·총무 이·취임감사예배가 9월 6일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개최됐다.제12대 이사장에는 제11대 이정익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신촌성결교회)에 이어 류태선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사회봉사부 총무)가 취임했고, 제8대 신임 총무에는 28년 동안 봉직해 왔던 김종헌 정교(구세군대한본영)에 이어 이상윤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가 취임했다.
이날 이·취임 예배는 백도웅 목사(KNCC 총무)의 사회로, 문재황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실 비서실장)의 기도, 김순권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의 설교, 권호경 목사(복지법인 한국사랑밭 회장)의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김순권 목사는 "섬기는 지도자"라는 제목의 말씀을 통해, 새롭게 취임하는 이사장과 총무에게 "바나바처럼 섬김의 마음으로 연합을 이루어 이 땅에 봉사의 꽃을 피워주기를" 당부했다.
제11대 이사장직을 이임하며 이정익 목사는 "소리 없이 조용히 어려움 당한 사람에게 예수님의 손길로 찾아가 봉사하는 곳이 기독교봉사회"라며 조용하지만 많은 일을 감당하는 기관이 되기를 부탁했다.
제12대 이사장에 취임한 류태선 목사는 취임사에서 재임 기간 동안 "연합과 순리의 정신으로, 법인화 작업과 회원교단 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제7대 총무를 이임하며 김종헌 정교는 "28년간 봉사하며 큰 대과 없었던 것 감사하고, 봉사는 총무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이의 계속된 기도와 후원이 필요하다"며 후임 총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제8대 총무에 취임한 이상윤 목사는 취임사에서 "이제껏 해외지원과 에큐메니칼 지원을 통해 수행해 왔던 봉사활동이 현재는 개교회들이 자체적인 봉사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고 있고, 에큐메니칼 쪽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조정하고, 투명성과 적극성, 희생과 도전 정신을 발휘하여 이 국면을 타개하고 봉사회의 위상을 세울 것인지" 비상한 결단이 요청되는 되는 시점이라고 말하며 계속된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의 연혁과 새롭게 취임한 류태선 이사장과 이상윤 총무의 약력은 아래와 같다.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연혁
1963. 07. 23 회원교단 및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한국기독교연합봉사 사업기관으로 한국기독교봉사회가 발족
1971. 07. 01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로 개칭하고 교파를 초월한
사회봉사사업을 실시하는 연합기관으로 발전
1971. 07. 02 전국 16개 농촌부락에 양곡조합설립,
전국 15개 지역 결핵진료소에 결핵 의약품 지원
1977. 04. 07 베트남 피난민 한국적응을 위한 직업훈련사업
1985. 03. 02 영세하반신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지원사업 전개
1987. 07. 29 전국 12개 수해지역 임시탁아소 운영
1996. 11. 14 지구촌 기아어린이돕기 자선음악회 개최
1998. 11. 17 IMF 실직노숙인 지원
2002. 09. 16 태풍 '루사' 재해민을 위한 구호사업 전개
2003. 08. 30 이라크 나시리아 전쟁 난민을 위한 구호사업 전개
2004. 04. 07 북한 룡천역폭발참사 구호 사업 전개
류태선 이사장 약력
[학력사항]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대원(M.Div), 대학원(Th.M)졸업
[경력사항]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 총무(현)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이사(현)
기독교연합봉사회 이사(현)
한국종교계 사회복지대표자협의회 회장(역임)
이상윤 총무 약력
[학력사항]
감리교신학대학 졸업
감리교신학대학원 졸업(Th.M)
영국 버밍엄셀리옥대 유학(선교학)
인디아 방갈로어연합신학대학원 유학(에큐메니즘 연구)
동남아시아신학대학원(SEAGST) 박사과정(Th.D) 수료
[경력사항]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총무(현)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FAM&U 전문위원(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장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선교국 부장
- 고용허가제 하의 새로운 인력수입과 강제단속에 대한 외노협의 입장
- 고용허가제 하의 새로운 인력수입과 강제단속에 대한 외노협의 입장
지난 8월 31일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따라 처음으로 94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였다. 이들은 입국 후 24시간의 국내적응 훈련을 마친 후, 13개 업체에 배정되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고용허가제로 들어 올 외국 인력은 2만 5천명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외에 재외동포들에 대해 취업관리제로 1만6천명을, 산업연수생으로 3만8천명 등 총 7만9천 명의 신규인력을 올 해 안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할 당시부터 외노협은 그러한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것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합법화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과다하게 외국 인력만 수입하는 결과를 낳고, 이후 합리적인 외국인력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지난 4월 23일 필리핀과의 체결을 필두로 속속 진행된 고용허가 인력송출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하여, 정부정책의 신의와 준비성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었다.
다시 말하면 산업연수제 병행실시마저 어이가 없는 마당에, 신규인력 도입 규모를 고용허가제보다 산업연수생에 더 많이 배정했던 정부가 고용허가제 인력 도입 과정의 난항을 빌미로, 산업연수생 배정 쿼터를 상향 조정하라는 중기협을 비롯한 이권단체들의 로비에 놀아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외노협이 우려했던 바는,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합동단속과 강제추방으로 인한 부당한 인권침해 부분이었다. 정부는 지난 7월말 합동단속 기간 중 1,483명을 단속한 바 있었는데, 그 중 190명이 체류허가를 받고 풀려났었다. 이는 아무 문제도 없는 합법체류자를 무작정 체포 구금했다가 풀어주는 등 단속 과정 중에 억울한 피해자들을 양산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외노협은 지난 8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강압적 단속과 강제출국 조치가 문제해결의 해법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고용허가제 실시를 핑계로 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 정책의 즉각적인 중단과 전면 합법화를 촉구한 바 있다.
만일 정부가 이러한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작년 11월 이후 강압적인 합동단속과 추방 정책 과정에서 줄을 이었던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신분적 불안과 공포감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취했던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며, 외국 인력을 정적으로 송출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과의 외교적 마찰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산업연수생제도 전면 폐기하라!
신규 인력 도입 전면 재검토하라!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전면사면합법화와 강제추방, 합동단속 중단하라!
고용허가제의 제도적 보완을 위한 조속히 법 개정하라!
2004년 9월 6일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이철승(상임대표) 최서연 최준기
강제 단속의 문제점과 파급영향
최 의 팔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용허가제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지 근 일 년만인 지난 8월 17일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당초 국회에서 고용허가제 입법이 논의될 때 산업연수생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전제되었었지만, 병행실시로 입법되었다. 그로인해 법 제정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던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숱한 인권침해 사례가 보고 되고 있는 강제 단속의 문제점과 그 영향 혹은 위험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불법체류라 불리는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이다. 정부는 작년말 미등록자에 대한 선별적합법화 조치를 통해, 당시 28만명이던 불법체류자를 12만명으로 줄였었다. 그리고 올 8월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는 시점까지 단속과 강제추방을 통해 4만명까지 줄이겠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외국인이주노동자단체들은 그 부분에 대해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고 일축했었다. 우선 정부가 단속을 한다고 해도, 일거에 수용할 수 있는 수용시설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이주노동자들을 일거에 출국시킬시 항공기 좌석 문제, 고용주나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적 필요로 인한 자발적 귀국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 등의 이유에서였다.
우선 외국인 보호소의 적정수용능력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수용능력을 갖춘 화성외국인보호소의 427명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837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7월 19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에 단속한 불법체류자는 1,483명이나 된다. 다시 말해서 고작 열흘을 단속해도 수용능력에 한계를 보이는 현 시점에서, 강압적인 단속을 통한 강제추방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숙련된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고용주들이 계속적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한다는 점과, 재입국 보장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국을 회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입장이 맞아들면서 미등록이주노동자 수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7월말 현재, 법무부는 17만 2천명의 미등록이주노동자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정부의 강력한 합동단속 실시 이후에도 한 달 평균 8천명이 증가했음을 말해 준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추방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증가세가 중단되지 않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서서 올해 말까지 미등록자수를 10만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의지의 표명으로 노동부 홈페이지에는 '불법체류외국인 고용주의 말로'라는 동영상까지 띄우면서 고용주를 압박함과 동시에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무리한 단속은 늘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어 왔고, 많은 물의를 일으켜 왔다는 사실은 정부 통계 스스로 잘 말해 주고 있다. 가령 지난 7월말 합동단속 기간 중에 잡혔던 1,483명 중 190명이 체류허가를 받고 풀려났었다. 이 말은 아무 문제도 없는 합법체류자를 무작정 체포 구금했다가 풀어줬다는 사실을 정부가 발표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246명에 대해서는 체류심사 중이라고 밝혀, 어떻게든 추방시키려고 하지만, 단속 과정 중에 억울한 피해자들을 양산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무분별한 단속으로 인한 각종 피해 사례는 외노협 8/17 보도자료를 참조할 것)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묵묵히 일해 왔으며, IMF 때도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장본인이며, 우리말과 문화에 익숙하고, 기술면에서도 상당수는 이미 숙련공이 되어 있다. 정부는 장기체류 미등록이주노동자를 고용허가제가 껴안을 경우 고용비용 상승 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신규인력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3D 업종 고용주들은 추방을 반대해 왔다. 이제 정부가 미등록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여 외국인구직자명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고용허가제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좀 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외노협은 지난 8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강압적 단속과 강제출국 조치가 문제해결의 해법이 되기는커녕, 절대 다수의 이주노동자들로 하여금 불법체류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관계만으로도 정부의 강제추방 정책의 부당성은 분명히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고용허가제 실시를 핑계로 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합법화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아시아이주노동자연대단체들의 모임인 아시아이주노동자포럼(MFA) 대표단 역시 연대발언을 통해, 한국은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를 위해 숱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나라로, 이주노동자들의 권익 또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정부의 무원칙적이고 반인권적인 강제추방 조치를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만일 정부가 이러한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작년 11월 이후 강압적인 합동단속과 추방 정책 과정에서 줄을 이었던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신분적 불안과 공포감으로 인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취했던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며, 외국 인력을 정책적으로 송출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과의 외교적 마찰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마찰은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쯤은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민사회 단체와 국제적 여론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용허가제의 문제점들을 보완 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체 인력 수입에 대한 문제점
석 원 정
(외국인노동자인권을 위한 모임 소장)
지난 8월 31일, 15여년만에 마련된 고용허가제에 의해 첫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입국하였다. 90여명의 필리핀 노동자들을 맞아들이는 우리 정부는 한 손에는 장관까지 나서는 고용허가제 홍보캠페인, 또 한 손에는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각목을 쥐었다.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인권보호를 위해 10여년간 수 없는 집회와 캠페인, 단식에 노숙농성을 마다하지 않으며 이 나라의 올바른 외국인력도입제도의 도입을 촉구하였던 우리들 지원단체들은 정부의 대대적 선전과 이주노동자들의 비명을 접하고 여전히 착잡한 마음을 접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정부가 아무리 정부고위급이 나서서 캠페인을 펼친다 해도, 아무리 각목을 들고 이주노동자들을 내쫓으려 해도 이 나라의 이주노동자 문제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로를 밟고 있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도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본다.
불법체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한 산업기술연수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새 제도의 정착이 여의치 않으리라는 것을.
그러기에 정부는 불법체류자 근절을 수없이 발표하고 있고, 산업기술연수제를 점차 순수한 연수제도로 전환시켜나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2003년 11월 15일 새 제도의 실시가 시작되고서 고작 7개월여가 지날 동안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수는 달마다 8천여명씩 늘어나 17만여명에 이르렀다. 정부가 그토록 강력단속을 외치고, 각목을 들고 영장없는 주거침입을 되풀이하고, 합법체류자들조차 마구잡이로 잡아들여놓고 보는 강력단속에도 불법체류자의 수는 급증하고 있을 뿐이다.
점차 방향을 바꿔가겠다던 산업기술연수제는 04년도 인력수급계획에 의해 3만8천명을 신규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다시 말하면, 한국의 외국인력제도는 고용허가제에 의해 취업중인 10만여명, 산업기술연수제로 취업중인 13만여명, 미등록상태에서 취업중인 17만여명이라는 상태에서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불법체류자 문제의 해결이 올바른 외국인력도입제도 정착의 선결조건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까지 받아왔던 산업기술연수제를 순수한 연수제도로 전환시켜나가겠다는 방향도 최소한의 선택으로서 옳다.
그러나 정부는 그 시행에 있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이미 한국사회가 충분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서 한국사회에 적응이 검증되고 정작 한국경제에 필요한 숙련된 인력들을 단지 '정주하게 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전원추방을 결정했을 때부터 새 제도의 실패는 예견되었던 것이다. 정부는 명백한 현실의 논리를 책상머리의 논리로 대체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또한 제도를 바꿔나가겠다고 공언하면서도 3만8천명이나 새롭게 도입하면서 산업기술연수제의 건재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은 또 무슨 짓인가.
정부는 현재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의 수를 불려가는 정책만 취하고 있다.
2004년 7월 현재 17만여명의 불법체류노동자들이 20만에 달하기까지는 고작 한두 달의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다. 고용허가제와 경쟁하겠다며 기를 쓰고 산업기술연수생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산업기술연수제의 유지를 위해 수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을 공급해주고, 거기에 신규로 수만명씩 고용허가제로 새로운 인력을 도입하고 있는 정부당국을 보면서 우리들은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 25일 결정한 신규도입 외국인력 7만9천명은 기존의 추방대상이었던 불법체류자들을 전원 양성화시키면 해결되는 것이었다. 산업기술연수제의 폐해를 시정하려면 고용허가제 도입이 결정되던 그 순간부터 산업기술연수생의 추가도입을 전면 중지시켰어야 했다.
정부에게 다시 한번 촉구한다.
새롭게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여야 할 신규 인력을 도입하느니 기존의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을 전원 합법화하라! 그것이 경제적이고,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정책이다.
산업기술연수생의 추가 도입을 즉각, 전면 중지시키고 현재의 산업기술연수생 전원에게 노동법을 전면 적용하라! 그래야만 고용허가제라도 제대로 정착될 수 있다.
9차 아시아 이주노동자회의 개최의 의의
김 미 선
(외노협 집행위원장)
94년 이후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1년 혹은 2년에 한 번식 개최되었던 아시아 이주노동자회의 (Regional Conference on Migration of Migrant Forum in Asia: RCM of MFA 이후 RCM)가 2004년에는 서울에서 9월에 개최된다.
이번 RCM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세계화(globalization)이 더욱 심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전문적이고 실효성있는 분석을 하고자 하며, 이주화를 통해 국가간 발전을 모색하고, 여성화되어 가고 있는 이주화 문제에 대하여 논의할 것이다.
한국에서 이미 96년에 개최를 한 바 있는 이 RCM은 그동안 아시아에서 이주노동자 문제를 논의하는 가장 권위있고 대표적인 비정부 단체의 총회로서 아시아 지역의 이주노동자에 관련한 주요 쟁점과 경향 및 상황 분석, 새로운 사실 파악, 전략세우기 등에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모으는 현장이 되어왔으며, MFA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이주노동자 연대네트워크(200여 회원단체 가입)로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그 위상을 세계에 알려오고 있다.
이번 RCM은 국제적으로는 2003년 7월에 '유엔 이주민협약'이 발효된 후에 처음 열리는 아시아 이주노동자단체의 지역총회로서, 국내적으로는 지난 달 17일에 고용허가제가 전면실시됨으로 인하여 한국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대한 제도상의 변화로 인하여 아시아 뿐 아니라 많은 해외 참가자들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최된다. 유엔 이주민 협약의 발효는 여러 유엔 기구와 유엔협약 비준 위원회(MFA가입), 일부 관련국의 연대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 끝에 이뤄졌고, 그간 한국의 이주노동자운동의 발전은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를 중심으로 한 국내 시민 종교 사회단체의 연대와 투쟁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이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활동가들은 끊임없이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장을 각 나라 정부당국에 촉구하여 왔지만, 정부당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법제정을 미루어왔다.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는 나라(유입국)의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내국인 노동자와 동등한 복지혜택과 노동자 지위를 보장하는데 드는 비용을 지불하는데 소극적이었으며, 이주노동자를 보내는 나라(송출국)의 정부는 자국의 이주노동자 송출 수가 줄어들면 자국으로의 송금이 감소될 것을 우려하여 자국민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리고, 그동안 이주노동자의 인권보장은 여러가지 국제적 협정에서 다루어져 왔지만, 이주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노동적 권리 보장을 이주 전 단계와 이주 단계, 이주 후 단계에 걸쳐 포괄적으로 다루지는 못하였다. 유엔 협약 발효는 이러한 실정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각국의 정부에 국제적인 수준으로 이주노동자의 지위를 보장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 협약을 비준한 나라가 모두 송출국이며 유입국 중에서 이를 비준한 나라는 없는 상태에서 그 실제적 효력은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MFA 9차 RCM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의 인권보장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유입국으로서 이 협약에 비준하는 최초의 나라가 되기를 염원하고 촉구하고자 한다. 또한 정부가 기존 고용허가제에 내재된 독소조항을 개·폐지하여 17만에 달하는 미등록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이주노동자정책수립의 계기를 마련하고, 비리와 편법으로 얼룩진 현행 산업연수제를 중단하기를 촉구하고자 하며, 그동안 아시아 각국에서 연대와 지지를 보내온 MFA 회원단체들이 함께 하여 정부가 이러한 결단을 내리는데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 이리하여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이주노동자 유입국과 송출국에서의 이주노동자 인권보장이 진일보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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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
-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정리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
-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마지막 정리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10월 29일 기독교회관 앞 평화마당에서 진행됐다.9월 10일 '반전평화기독연대 향후전망 토론회'에서 평화걷기가 공식 제안되고 9월 15일 제1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가 진행된 이래로 총 28일 동안 매일 정오(연휴, 토, 일 제외) 기독교회관에서 광화문까지 기독인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의 의지를 알리는 행진을 계속해 왔다.
기자회견은 그 동안의 경과보고와 격려사(문대골 목사, 생명교회), 정리입장 발표, 향후일정 발표순으로 진행되었고, 평화걷기 마지막날 행진이 약 30여명 참석한 가운데 마쳐졌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정리 입장'의 전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를 정리하며
국가보안법폐지를 바라는 기독인모임은 지난 9월 15일부터 오늘(10월 29일)까지 총 28일 동안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이며 반통일적인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하나님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기도의 걸음을 걸어왔다.
우리나라의 가장 중심부요 민주화 인권운동의 상징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촛불의 현장 광화문에까지 이르는 우리의 걸음은, 그 옛날 예언자들이 촛불을 든 채 예루살렘의 거리를 대낮에 걸으면서 진리를 외면한 권력자들과 탐욕을 추구하는 오만한 백성을 향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던 걸음을 뒤따르는 믿음의 걸음이었다.
우리의 걸음은 참된 평화와 진리를 추구하는 수도의 걸음이었으며, 도심의 시끄러움 가운데 침묵의 걸음으로 하나님의 소리를 기다리는 갈망의 걸음이었으며, 분단과 증오에 길들여진 수많은 비난의 소리를 극복하는 고난의 걸음이었다. 걸음과 걸음이 이어지는 그 순간,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예수의 선명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고, 우리에게는 하늘의 은혜가 함께하는 소중한 신앙경험의 순간 이었다.
오늘 우리는 그 믿음의 걸음을 마치면서 우리 사회의 본격적인 화두로 전개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우리의 믿음을 다시한번 밝힌다. 지난 50년 동안 지켜온 기득권을 사수하고 인간의 소중한 권리를 짓밟으며, 우리민족에게 영원한 분단의 굴레를 씌우려는 사람들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나라가 무너질 것처럼 떠들지만,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정작 무너지는 것은 우리사회의 악한 부정의의 담이 무너지는 것이요, 동포를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분단장벽이 무너지는 것이요, 빈익빈부익부에 의해 점증하고 있는 사회갈등의 파도가 무너지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의 결단과 걸음이 이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서 이끌고 온 데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우리의 평화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기독교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철야기도회와 국민연대에서 이끌어가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역사적인 부름 앞에 우리는 발걸음의 피로를 풀 사이도 없이 달려 나갈 것이요, 우리의 믿음이 반드시 이루어지며,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역사 속에 실증해 보일 것이다.
이제 국가보안법은 역사의 무덤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호흡을 가쁘게 쉬고 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국가보안법을 저 먼 어둠의 역사 속으로 던져버리기 위해 역사의 마지막 힘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광명한 민주의 날, 인권의 날, 화해와 통일의 날, 그 하나님의 날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평화걷기를 정리하며
주후 2004년 10월 29일
민족의화해와국가보안법폐지기독교운동본부 / 국가보안법폐지를바라는기독인모임